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이밖에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쟁점들을 놓고 두 정상이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요. 회담 결산해드리겠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월요일(10일) 이탈리아에서 시작되는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러시아를 방문하는데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고요. 중국에서 간첩 신고에 최고 7만3천달러 포상금을 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정상회담에서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금요일(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마무리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려돼온 두 나라의 전면적인 통상 마찰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게 됐습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여러모로 볼 때 가장 의미 있는 일은 100일 계획”이라며 “양국이 친밀한 관계를 쌓는 데 매우 매우 중요한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100일동안 어떤 방식으로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과 중국 양측이 각각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100일 계획’에 합의한 사실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기간부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점을 꾸준히 비판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100일 동안 양국 실무진이 후속 협상을 통해 미국의 대 중국 수출을 늘려서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를 어떻게 줄일지, 외신이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가 일요일(9일) 양국 소식통을 인용, ‘100일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전망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4년전 단행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풀고, 외국계 자본이 중국내 증권·보험사 최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쇠고기 시장과 금융업을 개방하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중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보통 ‘광우병’으로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이 발견된 뒤 지난 2003년부터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광우병' 파동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이번 ‘100일 계획’ 후속협상을 통해 이를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한 중국은 자국 금융산업 보호를 위해, 미국을 포함한 외국계 자본이 증권· 보험 분야 회사들의 지배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해왔는데요. 최근 증권에서 중신증권(CITIC), 보험에서 중국런셔우(차이나라이프) 등 자국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외국 자본에 빗장을 풀어도 좋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오랜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또다른 제안을 내놓을 거라고요?
기자) 미국은 이밖에 25%에 이르는 자동차 수입관세를 낮추고, 첨단제품 수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앞으로 두 나라가 협의할 무역 현안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큰 틀에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과 용역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전망할 수 있는데요.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경질유의 세계 최대 수입국인데요, 최근 각분야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원유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모두 미국의 요구에 따라 무역적자를 줄이는 내용인데요.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건 뭐죠?
기자) 중국이 얻을 반대급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유보가 거론됩니다. 미 재무부가 조만간 발간할 주요 무역상대국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판가름되는데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중 정상회담 이후 환율조작국 지정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곧 나올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이야기하겠다”고만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정상간 합의에 따라 무역·통상 역조를 줄이기 위한 협상에 돌입하면서, 미국이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확률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그만큼 보복관세를 부과받는 등 무역거래상의 불이익을 받게됩니다.
진행자)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무역분야 합의 들여다 봤습니다만, 합의 사항을 함께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나 성명이 없었나요?
기자) 없었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공동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았고, 공동성명 발표도 생략됐는데요. 중국어권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목표를 가지고 이번 회담에 임했습니다. 근래 중국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동등한 양대 강국이라는 의미의 ‘신형대국관계’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중국과 미국이 ‘동반자 관계’라는 표현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하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회담후 두 나라가 각각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상호존중의 기초 위에서 차이를 관리하면서 협력 영역을 확대하도록 노력한다”고 양국관계를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지역 안보 현안도 주요 의제였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시설 구축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중국해에서 국제규범 준수의 중요성과 비군사화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시 주석에게) 환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 쪽 발표 자료엔 남중국해 관련 언급이 전혀 없어서요, 이 쟁점과 관련해 회담 분위기가 중국에 불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안보에 대해서 두 나라가 고위급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나라 사이의 종합적인 안보대화 경로를 정례화한 것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통적인 성과로 꼽히는데요. 회담 뒤 양쪽 발표를 보면 두 정상은 양국간 외교안보 대화, 포괄적 경제 대화, 사법 집행·사이버안보 대화, 사회문화 대화 등 4가지 고위급 대화체를 새로 만드는데 합의했습니다. 특히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외교안보 대화가 신설된 것은, 방위분야 소통 필요성에 두 나라가 공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 나라는 그 동안 ‘전략경제대화’라는 경로를 통해 경제·사회문화 부문을 포괄해왔는데요. 새롭게 안보 대화 경로가 생긴 것은 주목할 만 합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도 주요 의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 해법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 문제에 대한 큰 인식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핵· 미사일개발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행사해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적으로 행동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반면, 시 주석은 이 같은 요구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여러 소식통들이 언론에 밝혔는데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적 조치로 주한미군이 배치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 사드)'에 대한 갈등도 잦아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한반도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차질없이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주요 언론이 분석하고 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일요일(9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왕이 부장 명의의 미·중 정상회담 상황통보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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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탈리아와 러시아를 순방한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화요일(4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미국이 이를 응징하기 위해 이틀 뒤 시리아 공군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는데요.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정권을 지원중인 러시아의 태도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월요일(10일)부터 이틀동안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는데 이어, 화요일(11일)에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사태에 대해서 시리아와 러시아를 함께 비판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일요일(9일) NBC 방송에 출연해서,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아사드 정권은 물론이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 퇴진 필요성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고요. 틸러슨 국무장관도 ABC 방송에 출연해 시리아가 2013년 화학무기 협약에 가입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 방문에 앞서 들를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어떤 의제가 논의되나요?
기자) 역시 시리아 사태 해법에 대한 논의와 함께,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는 문제가 가장 큰 현안입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외에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외교장관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을 거둘 것을 함께 촉구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미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 한반도로 향하는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데 대한 의견을 나누는 한편, 일요일(9일) 이집트 콥트교회에서 발생한 폭탄공격과 지난주 금요일(7일)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돌진 사건 등 세계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테러에 대한 국제 공조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이탈리아와 러시아 순방 일정과 관련해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현지시각으로 일요일(9일) 밤 늦게 이탈리아에 도착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월요일 G7 외교장관회의 개막에 앞서 참석한 현지 나치 학살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우리(미국)는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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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 간첩신고에 높은 포상금을 내걸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수도 베이징시 보안당국이 간첩을 검거하는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최고 50만위안(미화 7만3천달러)에 달하는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베이징 국가안전국은 외국 정보기관과 적대 세력이 중국에서 침투, 전복, 파괴, 기밀절취 등 갖가지 공작을 벌일 수 있는 최적지로서 수도인 베이징을 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포상금 지급 계획을 월요일(10일) 발표했습니다. 국가안전국은 성명을 통해, 간첩을 막기위한 "철의 만리장성을 세우자"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간첩의 중요도에 따라 등급을 달리 매겨서 포상금을 준다고요?
기자) 네. 베이징 국가안전국에 따르면, 시민들이 신고한 내용이 실제 간첩 검거에 기여한 정도, 그리고 간첩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눠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가장 낮은 등급은 1만위안(1천500달러)에서 5만위안(7천300달러)까지, 두번째 등급은 10만위안(1만5천달러), 그리고 최고등급의 경우 50만위안(7만3천달러)까지 포상금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이런 조치를 취하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보안당국은 베이징 시를 중심으로 간첩 색출 작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외국인과 교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포스터(그림전단)를 공공장소에 붙여서, 국제화 추세에 역행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당시 보안당국은 외국인들이 중국인들에게 친절하게 접근한 뒤에 간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