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TV토론전’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유력 후보자들의 첫 ‘TV토론회’ 잠시 후 밤 10시에 SBS방송사에서 녹화 중계방송을 합니다. SBS-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초청토론회였는데요. 후보들의 일정을 맞추느라 오전에 사전 녹화를 했지만 유권자들의 TV앞에 앉을 수 있는 시간을 감안해 밤 10시에 방송 편성이 된 것입니다. 생생한 토론현장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편집 없이 방송된다고 예고돼 있어서 오늘 밤 한국의 유권자들이 5개 주요정당 대표로 선출된 유력 후보들이 과연 자신이 원하는 인물인지를 살펴보는 TV토론회 앞에 시선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TV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선거를 앞둔 ‘TV토론회’ 한국에서도 처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출된 지난 2012년에도 주요 후보들의 설전이 벌어진 TV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국정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상대 후보의 공약을 집중 공격하기도 하는 치열한 선거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올해 TV토론회는 그 형식면에서 달라진 부분이 많아 주목 받고 있는데요. SBS와 KBS에서 방송하는 두 차례와 토론회에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정해진 시간 안에 미리 준비한 원고 없이 정책검증과 상호토론을 벌이는 3차례에 걸린 ‘시간총량제 스탠딩 끝장토론’이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토론회의 주요 내용은 이미 보도가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전 녹화로 진행됐지만 방청객에 기자들이 참여해 관련 내용들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고, 유권자들은 TV를 보면서 후보들의 표정과 몸짓, 질문과 대응 태도 등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토론회는 후보가 직접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면 후보 간 검증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구요. 대통령 후보감으로서의 자질을 따져 묻는 후보들간의 신경전을 시작으로 북한인권, 사드 등 안보 이슈 부문에서 꼬리에 꼬리는 무는 난타전이 진행됐다고 한국 주요 언론이 토론회 분위기를 자세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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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제 이번 대통령선거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는데,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진행자)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등으로 확연히 나눠지고 갈라져 어느 쪽의 압도적인 우세도 없었고, 어느 쪽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달 9일 치러지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 확인해야 봐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진행자) 이 소식,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볼까요?
기자)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남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 됐고, 광주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후보의 당선이 많았습니다. 민주당에서는 경기도 하남시장에 당선되고, 부산 경남 지역 11개 선거구에서 5석을 확보하면서 촛불 민심이 반영됐고,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냈구요. 국민의당에서는 충남지역 시의원 1석을 확보하고 호남권 5곳 중 3곳을 건져 최근 상승세에 있는 안철수 대선 후보의 영향력이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선거 결과에 고무돼 있는 분위기입니다. 전통적으로 여권에 몰표가 나왔던 대구경북 지역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후보에 밀리고 있었던 긴장을 하고 있는데요. 어제의 선거 결과, 국회의원 1석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6석 모두를 차지해 보수 재집결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한껏 고무돼 있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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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상황도 살펴볼까요. 검찰의 수사는 마무리된 상황이라구요?
기자)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로 찾아가는 옥중조사는 어제(12일) 다섯 번째 보강조사로 끝이 났습니다. 검찰은 오는 17일 기소 방침을 잡고 마무리 법리 검토에 들어간 상태이구요. 조사 내용과 증거, 관련자 진술 등을 검토해 혐의를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혐의가 ‘뇌물죄’이고, 검찰의 결론에 따라 한국 재계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 K스포츠재단 설립에 삼성 등 한국 대기업에 출연금을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고, 롯데그룹과 SK그룹 등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인데요.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된다면 관련 대기업의 총수들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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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마지막 소식은 요즘 한국의 교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네요. ‘급훈은 진화하고 교훈은 화석이 됐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제일 눈에 띄는 곳에 교훈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학교 창립자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교육이념을 ‘교훈’으로 새겨놓은 것인데요. 학교가 설립된 시기에 따른 시대적 교육가치를 새겨놓은 교훈은 ‘화석’처럼 변함이 없는데, 학생들의 교실 앞에 걸린 급훈은 빠르게 달라지고 진화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딱딱하고 진중한 분위기 일색의 예전 급훈과는 달리 요즘 학생들의 급훈은 입시경쟁 분위기에서 꿈과 행복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뀌고 있고 재치 발랄한 전국 학교의 급훈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예전에는 ‘성실· 근면· 면학’ 이런 단어가 급훈에 등장했었는데, 요즘 한국 교실의 재치 발랄한 급훈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스스로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 서울 이화여자고등학교 교실에 걸린 급훈입니다. ‘칠판 보기를 송중기 보듯’, ‘칠판은 트와이스고 교과서는 여자친구다’ 라는 급훈도 있습니다. ‘美쳐보자’, ‘부딪혀라 짜릿하게’,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 ‘넌 머지 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라는 글귀도 화제가 되고 있는 ‘급훈’입니다.
진행자) 예전과는 정말 많이 다르네요. 저도 ‘근면· 성실· 면학· 정직’ 이런 급훈이 익숙한데, 급훈에도 세대차이가 크군요.
기자) 요즘 한국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창조적인 생각과 꿈의 실현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세라고 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3교실의 치열한 입시 세태와 수험생의 자세를 강조하는 급훈이 화제가 돼 씁쓸함을 주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학생들의 행복과 꿈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아 1년 사이에 또 달라진 가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시 세태를 담은 급훈으로는 자지 말고 공부하라는 의미의 ‘재 깨워’ ‘그러라고 보낸 학교가 아닐 텐데’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같은 급훈이었습니다.
진행자) 꿈과 행복을 강조하는 급훈 몇 가지만 소개해주시죠.
기자) 경기도 분당의 한 여자고등학교 교실에 걸려있는 급훈입니다. 한글과 한자로 ‘화양연화(華陽年華)’라고 쓰여있는데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모의고사 국어 문제 지문에 나온 글귀를 급훈으로 옮겨 놓은 곳도 많았습니다. ‘넌 머지 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내용이구요. ‘아침에 떠 있는 해의 색, 내 맘대로 색칠해’ 라는 급훈도 있고, 언뜻 보면 인기 아이돌가수(지드래곤, 탑) 이름을 적어놓은 듯 하지만 좋은 꿈 꾸고 열정을 갖자는 메시지를 올려놓은 경기도의 한 농업고등학교 의 ‘GD & TOP’ (Good Dream & Top of passion)도 주목 받고 있는 급훈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