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권력강화 개헌 투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오른쪽) 터키 대통령이 16일 최대도시 이스탄불에서 지역 유권자들과 함께 개헌 국민투표에 참가하고 있다.

터키 권력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내용이 골자인 개헌 국민투표가 오늘(16일) 진행됐습니다. 개헌안이 가결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3) 대통령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고 최장 2029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터키 전역의 유권자 5천53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국민투표는 오늘 오전 7시 동부 32개 지역에서 먼저 시작됐고, 뒤이어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를 포함한 나머지 지역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국민투표 실시 직전까지 터키 국민들의 찬반 여론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약간 앞서는 추세였지만, 막판까지 찬반 의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터키 남동부 티그리스 강에 면한 디야르바키르 주민들이 16일 개헌 국민투표에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개헌안은 총리직을 폐지하고 부통령직을 신설해서, 의원내각제에서 완전 대통령제로 전환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연임할 수 있고, 대통령이 부통령과 장관들을 의회 인준절차 없이 임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법원 고위직과 대학총장 인사권도 가지고, 의회 고유권한인 입법권도 보유하게 됩니다.

대통령 뜻에 따라 의회도 해산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고, 비상사태가 아닐 때도 대통령 칙령을 발동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아울러 국회의원 출마 연령을 현행 25세에서 18세로 낮추고, 의원 수는 550명에서 600명으로 늘립니다. 국회의원 총선 주기도 4년에서 5년으로 바꿔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르도록 합니다.

이 외에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수를 17명에서 15명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국민투표가 가결되면 새 헌법은 2019년 11월 선거 때부터 발효됩니다. 2014년 취임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때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고, 5년 임기의 연임이 가능한 새 헌법에 따라 2024년 대선에서 연거푸 승리하면, 2029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집니다.

VOA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