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18일) 미국인 고용과 미국산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비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주 내용인데요. 이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이어서 조지아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로 여겨지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소식, 또 법원의 제동으로 아칸소 주에서 계획됐던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18일)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위스콘신 주 케노샤의 공구제조업체 ‘스냅온 툴스(Snap-On Tools)를 방문하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란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이 행정명령은 제목 그대로 미국 제품 구매와 미국인 고용을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부터 주장했던 내용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실천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먼저 ‘Buy American’, ‘미국산 구매’ 부문을 보면요. 미국 정부 기관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조달할 때 미국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또 교통·수송 사업에서 미국에서 제조된 철강을 사용하도록 하는 문구도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정부 물품 조달 과정에 허점이 없는지 살피게 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기관이 물품을 조달할 때는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것이 원칙인데요.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에 따라서 일부 외국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예외를 적용 받는 나라가 현재 약 60개 나라에 달하는데요. 자유무역협정국이나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면, 이런 예외 조항을 폐지하거나 재협상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18일) 서명할 행정명령 내용 가운데 ‘Buy American’, ‘미국산 구매’ 부문 먼저 알아봤는데요. ‘Hire American’, ‘미국인 고용’ 부문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취업 비자, 특히 H-1B 비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동부와 법무부, 국토안보부, 국무부에 미국 이민제도를 악용하는 사기 행위 등을 근절하도록 촉구하는 건데요. 이들 네 부서에 H-1B 비자 발급 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개혁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H-1B 비자란 어떤 비자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H-1B 비자는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취업 비자입니다. 과학자나 엔지니어, 의사, 컴퓨터 전문가 등이 주 대상인데요. 매년 8만5천 명의 외국인이 이 비자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신청자가 많아서 추첨을 통해서 비자를 발급하는 실정인데요. 미국에서 학위를 딴 유학생들이 미국 기업에 취업할 때 받는 비자가 대부분 H-1B입니다. 이 비자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고용을 보장해준 회사에 근무해야 하죠.
진행자) 그런데 이 비자가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비자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H-1B 비자는 앞서 말씀 드린 과학자나 엔지니어처럼 교육 수준이 높고 보수를 많이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위한 것인데요. 하지만 대다수 H-1B 비자가 아웃소싱(outsourcing) 회사, 위탁업무 회사에 주어진다고 합니다. 아웃소싱은 주 사업이 아닌 다른 부수적인 사업을 다른 회사에 맡겨 처리하는 걸 말하는데요. 컴퓨터 개발회사가 단순한 자료 입력 업무를 다른 회사에 맡기는 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런 부수적인 일을 맡아 하는 회사들이 하위직 정보기술 일자리를 채우는 데 H-1B 비자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원래는 재능이 뛰어난 인재를 구하기 위한 비자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아웃소싱 회사가 좀 더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위해서 H-1B 비자를 이용하면서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비판인데요. 원래 취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일이란 겁니다. 참고로 올해 들어서 H-1B 비자 신청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미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해 23만6천 건에 달하던 H-1B 비자 신청 건수가 올해 19만9천 건으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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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18일) 조지아 주에서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실시되는데요.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선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신임투표다, 지지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원래 오늘 선거를 치르는 조지아 주 제6선거구는 공화당 텃밭입니다. 하지만 여러 후보 가운데 민주당의 존 오소프 후보가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소프 후보는 올해 30살로 의원 보좌관 출신인데요. 기록영화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820만 달러에 달하는 선거자금을 모으는 등 놀라운 모금력을 보여줬는데요. 이는 다른 모든 후보가 모은 선거자금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것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선거 자금을 모을 수 있었나요?
기자) 사실 대부분 선거자금이 조지아 주가 아니라, 다른 주에서 들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전국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오소프 후보를 돕고 있는 건데요. 이번 보궐 선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다는 점을 증명하고, 그 기세를 몰아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유산으로 내세우는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오바마케어’를 철회하고 다른 법안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반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 주는 선거 방식이 독특하던데요.
기자) 네, 각 당이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를 지명하는 게 아니라, 모든 후보가 한꺼번에 예비선거에 나서서 경쟁하는 ‘정글 예비선거’ 제도입니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얻는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가 당선되는 거고요. 그렇지 못하면, 소속 정당에 상관 없이 상위 두 후보가 6월 20일에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됩니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공화당에서 11명, 민주당에서 5명 등 모두 18명의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진행자) 오소프 후보가 선거자금은 가장 많이 모았는데요. 현재 지지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9%에서 54%에 이르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지율 폭이 넓긴 합니다만,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겁니다. 공화당은 일단 화요일(18일) 선거에서 오소프 후보가 50% 이상 지지를 올리지 못하게 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 단일 후보와 맞붙게 되면, 공화당 지지자들이 단결해서 오소프 후보를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소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17일) 오소프 후보를 가리켜 범죄자들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을 허용하며 세금을 올리려는 매우 진보적인 후보라며 비판했는데요. 이에 대해 오소프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습니다. 자신은 워싱턴 정가에 새로운 지도력과 책임, 초당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가져오려는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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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월요일(17일) 아칸소 주에서 예정됐던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기자) 네, 아칸소 주에서는 지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사형집행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17일) 오후 돈 데이비스 씨의 사형 집행 직전에 연방대법원 결정으로 집행이 중단됐습니다. 앞서 아칸소 주 대법원이 데이비스 씨에 대한 사형 집행 유예 결정을 내리자, 주 정부가 연방대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연방대법원이 이를 기각한 겁니다.
진행자) 아칸소 주에서 사형집행이 되는 게 12년 만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이번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사형집행을 둘러싼 법적인 공방이 계속됐고요. 또 형 집행에 필요한 약품을 제약회사들이 공급하지 않는 등 주사 약물이 부족해지면서 형을 집행하지 못했었습니다.
진행자) 당초에 아칸소 주에서 사형집행이 여러 건 예정돼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칸소 주 정부는 월요일(17일)부터 11일간 8명의 사형집행을 계획했었는데요. 사형집행용 주사 약물인 미다졸람의 사용기간이 이달 말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미다졸람은 사형수가 의식을 잃게 만드는 단계에서 쓰는 진정제의 일종인데요. 이 약의 효능이 떨어져서 1단계에서 사형수가 의식을 잃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다음 약물이 들어올 때 사형수에게 큰 고통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사형 반대론자들은 이 같은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은 잔인한 형벌을 피할 권리를 담은 수정헌법 8조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서 연방대법원은 약물을 이용한 사형 집행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오클라호마 주에서 사형을 앞둔 사형수 3명이 미다졸람이 자신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면서 이 약물을 쓰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연방대법원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찬성 5대 반대 4로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결국 수정헌법 8조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제 아칸소 주에서 사형 집행은 완전히 중단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법원이 한시적인 약물 사용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법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루트리지 아칸소주 법무장관은 월요일(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사형수들에게 희생된 유가족들을 위한 정의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목요일(20일)과 이달 24일 또 27일로 예정된 사형집행들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형 중단 조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형 비판론자들은 아칸소 주가 미다졸람의 유효 기간 만료를 앞두고 이렇게 사형 집행을 서두르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법원이 사형 집행에 제동을 걸자 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법원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언급했는데요. 법원의 결정에 항소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정의 구현을 위해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