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대선 3차 토론회, 정책·공약 검증 부족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한국이 미세먼지에 황사 걱정이 많은데, 오늘은 모처럼 아주 맑은 날씨였다지요?

기자) 비교적 맑은 하늘에 화사한 봄 기운이 가득했던 날이었습니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벚꽃, 남쪽에는 진분홍의 철쭉 꽃이 활짝 피었는데,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걷힌 오늘은 내려 쬐는 봄볕에 자외선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바깥 활동이 자유스러운 날이었고 서울의 낮 기온은 22도, 대구는 25도까지 올라서 '여름이 곧 다가오겠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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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이제 보름 밖에 남지 않은 한국 대통령 선거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밤 있었던 주요 후보들의 ‘TV토론회’ 관련 소식이 뉴스의 중심에 있군요.

기자) 한국의 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 면면을 살피기 위해 한국 유권자들이 TV토론회에 집중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제는 앞선 두 차례의 방송사와 기자협회 초청 TV토론회와 다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1차 ‘정치’분야 토론회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출연했고, KBS와 MBC, SBS지상파 3사를 비롯해 2개 종합편성케이블방송, 2개 뉴스전문채널에서 생중계 했습니다. 또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서도 117개국으로 동시 생방송됐는데, 합계 시청률은 38.5%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토론회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토론회가 진행된 2시간 동안 5명의 후보가 열띤 공방을 펼치기는 했는데 성적표는 좋지 않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정치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다른 논쟁에 집중하느라 정작 토론회의 주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논쟁거리라면 어떤 것입니까?

기자)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전에 북한에 사전 문의를 했는지에 관한 진실공방에 상당시간을 들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이 부분에 대한 맹공격을 받았구요. 12년 전 출간한 자서전 내용에 친구들의 성폭행 모의를 밝혔던 홍준표 후보는 대통령출마 자격이 없다는 다른 후보들의 사퇴압박을 받으며 토론회를 시작했었습니다. 온라인 상으로 표현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앞선 토론회에서도 지적됐던 정책과 공약 평가나 검증이 아니라 과거 잘잘못을 따지는데 급급했던 말싸움 토론회라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전문가들에게 후보자들의 토론회 성적표 의뢰한 문화일보의 보도,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가 모든 분야의 좋은 평가로 존재가치를 극대화하며 상황정리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앞으로도 몇 차례의 TV토론이 더 이어지지요?

기자) 4차례의 TV토론회가 더 있습니다. 오늘밤 11시(한국시각)에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소정당과 무소속 후보 9명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생중계 되구요. 내일 밤에는 JTBC가 주관하는 주요 정당 소속 후보 5명의 토론회가 다시 이어집니다. 28일 금요일에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차 경제분야 TV토론회가 열리고, 마지막 TV토론회는 대통령 선거를 1주일 앞둔 5월 2일에 5명의 유력 후보들을 초청한 중앙선관위 주최 3차 사회분야 TV토론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한편, 내일(25일)부터 30일까지 선거일 당일 해외에 머물거나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과 주재원, 여행자 등 국외 부재자와 한국에는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지만 선거권이 있는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되는데요. 세계 116개 나라 204곳 투표소에서 실시되는 이번 재외국민투표에는 역대 최다인원인 29만4000여명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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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여권 이야기입니다. 최근 한국이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새로운 여권을 발행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일까요?

기자)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국제신분증이 ‘여권’이지요. 그 동안 여권의 힘, 위엄이라고 하면 그 나라 여권으로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가라는 부분에 점수를 매겼었는데, 최근 한국에서 발행하기 시작한 이 여권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점자 여권’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점자’라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문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국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점자를 여권에 도입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한국 내 200여 곳과 해외 175개 외교 공관에서 일반 여권의 앞 표지 뒷면에 이름과 여권번호, 발행일과 유효기간 등을 점자로 만든 투명스티커를 붙여 중증의 시각장애인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신의 여권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한 점자여권을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꼭 필요했던 ‘점자 여권’이었군요.

기자) 그 동안 시각장애인들에게 여권은 여권에 담긴 정보를 모두 외우지 않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내용을 확인하거나 본인 여권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이나 장애인 복지카드에 있는 점자가 있는데 여권에는 점자가 없는 것을 불편해했던 한 시각장애인이 관련기관에 문의를 했더니 여권에 점자를 넣을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서~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시각장애인들의 요청에 여권법이 바뀌는데 4년이 걸렸고,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면서 한국이 세계 최초의 점자 여권을 발행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의 장애인 복지가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점자 여권’처럼 장애인들의 요청으로 관련 법을 바꾸고 시행하는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그것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일이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한국의 한 언론사에서 해외출장을 앞두고 있다는 한 시각장애인의 소감을 담았는데요. 한국의 1호 점자여권을 갖게 된 느낌을 마치 성인이 되면서 받았던 주민등록증을 가진 듯한 ‘설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