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두 대가 어제(1일) 한반도 상공에 긴급 출격했습니다. 한국 측 전투기와의 연합 공군훈련은 물론 유사시 대북 정밀폭격 능력 향상을 위한 연습탄 투하 훈련도 진행됐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를 핵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두 대가 1일 미 항공모함 ‘칼빈슨 호’와 함께 한반도에서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무력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태평양의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두 대는 1일 정오쯤 한반도에 도착해 F-15K 등 한국 측 전투기와 함께 연합훈련을 했다고 한국 군 당국은 밝혔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의 2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5월 1일에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두 대가 한반도 전구로 전개해서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가 있습니다.”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한 B-1B 두 대는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으로 이동해 연습탄을 투하하며 유사시 대북 정밀폭격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1B 전략폭격기는 한반도에서 2-3시간 가량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1B는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죽음의 백조’라 불립니다. 최대속도 음속 1.2로 유사시 괌 기지에서 출발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으며 한번에 많은 양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습니다.
B-1B 전략폭격기는 지난달 미-한 연합훈련인 독수리연습 때도 여러 차례 한반도에 출격했습니다.
B-1B 전략폭격기가 비공개로 한반도에 긴급 출격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전략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대북 억지력이 가장 높아질 때는 북한이 불확실성을 느낄 때로, 그럴 때 전략자산을 동원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정성윤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참수전략이나 징벌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전투기를 활용할 때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어떨 때는 미리 경고를 하고 어떨 때는 확인을 안 해준 채 비행을 하는 거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만약에 확인을 했다면 ‘아, 내가 확인 못 했을 때는 어떤 게 왔을까’ 라는 인식을 유도하는 거고. 일부러 확인을 하라고 저고도 비행을 할 때도 있고 확인을 안 시키기 위해서 진짜 스텔스 기능이 발휘되는 높은 고고도에서 비행할 때도 있고…”
이에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핵폭탄 투하훈련을 했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악명 높은 핵 전략폭격기를 남조선 상공에 끌어들여 핵폭탄 투하훈련을 벌였다며 이는 핵전쟁 위험을 증대시키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이번 B-1B 출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선제타격’ 언급과 때를 같이 하고 있어 더욱 엄중하다며 미국의 군사적 도발이 한반도 정세를 핵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강한 자위적 핵 무력을 거머쥔 북한 군대가 전쟁에 대응할 전투태세를 갖추고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