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중재자로 나서 평화협정을 이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요일 (3일) 백악관에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첫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평화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올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고요. 이어서 지난 1월말, 전화로 설전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목요일(5일) 오후 뉴욕에서 처음 회동하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지도자와 만났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수요일 (3일) 백악관에서 회동했습니다. 만남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평화협정의 중재자가 되겠다고 밝히고, 양측의 평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nd I will do whatever is necessary to facilitate the agreement to mediate, to arbitrate anything they’d like to do. But I would love to be a mediator, or an arbitrator, or a facilitator, and we will get this done.”
기자) 평화협정을 맺기위해 필요하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회견 내용 들으셨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협정이 아마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일 것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증명해보자”며 자신감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당사자인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났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안된 시점이었던 지난 2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회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미국 정부가 중동평화 정착 방안으로 지켜온 ‘2국가 해법’ 지지 입장을 공식 철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동회견에서 “한 국가든 두 국가든 모두 나쁘지 않다. 두 당사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가 원하는 방안을 따를 것”이라고 말하고, “나는 더 나은 합의를 이끌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2국가 해법’이 뭔가요?
기자) 현재 양측이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이스라엘만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받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자치구를 내주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모두 국가로 인정해 이웃나라로 공존하도록 하자는 게 ‘2국가 해법’입니다. 2차대전 종전 뒤인 지난 1948년 세계각지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곳으로 모여들어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한 뒤 충돌이 계속돼왔는데요. 양측이 3차 중동전쟁을 벌였던 1967년 이전 경계를 기준으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하는 게 이 해법의 요지입니다. 국제사회가 줄곧 지지해온 방식인데요, 미국 정부도 지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조지 W. 부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까지 이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국가 해법’ 지지를 철회한 건,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펴는 걸로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적극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에 자국민 주거지역인 ‘정착촌’을 꾸준히 건설하면서 최근 갈등이 증폭됐는데요.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 당국의 정착촌 건설이 역내 평화 구축 노력을 해친다며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기권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결의안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됐고요,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결의안 채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그러면서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의 중동정책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이여, 굳세게 버텨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대선 공약을 재확인하며 이스라엘 측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이어갔고요,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2국가 해법’ 지지 철회를 밝히기에 이른 겁니다.
진행자) 그럼, 팔레스타인 수반과의 회동에서 ‘2국가 해법’ 외에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안이 나왔나요?
기자) 팔레스타인 측은 '2국가 해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수요일 (3일) 회견에서 “우리의 전략적 선택은 2국가 해법에 기반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역사적 평화협정 타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을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입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해법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평화협정의 중재자가 되겠다는 의지만 밝혔을 뿐,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않아 선언적인 행사에 그쳤다는 일부 언론의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방문지가 이스라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목요일(2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하반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백악관이 목요일(4일) 이를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를 먼저 방문한다는 겁니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전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 후 어느 나라를 먼저 방문했나요?
기자) 바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캐나다를 가장 먼저 찾았고요. 조지 W. 부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멕시코를 선택했습니다. 인사차 이웃나라들을 먼저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전통적인 동맹국가인 영국을 취임 첫 방문지로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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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수도 베이징에 황사경보가 발령됐다고요?
기자) 네. 중국 수도 베이징 일대에 목요일 (4일) 올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습니다. 베이징시 기상대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 30분을 기해 ‘청색’ 황사 경보를 내렸는데요, 당국은 심각한 황사 현상이 금요일 (5일) 오전 8시까지 26시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수도 베이징 이외 중국 대륙 북부에서도 황사가 심한데요. 중앙 기상대는 간쑤, 허베이, 헤이룽장, 지린성과 네이멍구 지역에서 금요일(5일)까지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황사가 어느 정도길래 경보를 내린 건가요?
기자) 베이징 대부분 지역 평균 공기질지수(AQI)는 목요일(4일) 500에 이른 것으로 중앙 기상대가 발표했는데요. 국제 대기오염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은 베이징의 AQI를 896으로 발표했습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공기가 안 좋은 건데요. 최근 미세먼지가 많아져 공기가 나빠졌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한국 주요도시의 평균 AQI가 155~171 정도인 걸 감안하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쉽게 설명 해드리면요, 공기 중에 모래 먼지가 너무 많아서, 눈앞에 있는 사물을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가시거리’가 1~2km 정도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심각한 황사의 원인은 뭔가요?
기자) 이번 황사는 중국 서부 사막에서 일어난 모래바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베이징 시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황사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은 만큼, 당국은 공항과 고속도로 등에서 돌발사고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는 40여편의 항공기가 연발착하고 15편이 운항 취소됐다고 현지언론이 전했습니다. 중앙기상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외출을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눈과 호흡기를 가리는 도구를 이용해 인체에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수도권 주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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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뉴욕에서 회동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목요일 (4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회동하는데요.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였던 지난 1월말, 전화 통화를 하다가 심한 언질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턴불 총리와 통화를 하다가 "취임후 지금까지 여러 정상들과 가진 통화중 턴불총리와의 통화가 최악"이라며 25분 만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 정상이 백악관이 아니라 뉴욕에서 회동하네요?
기자) 네, 목요일(4일) 뉴욕에서 '산호해 전투'(Battle of Coral Sea) 75주년 기념식이 열리는데요. 이 산호해 전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과 호주군이 연합해 태평양 바다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벌인 격전으로, 2차 세계대전 전투 가운데 주요 전투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과 호주 정부가 공동으로 주관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는 이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이어서 회담할 예정입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를 비롯한 국제 안보와 경제 현안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당시에는 무슨 문제로 마찰을 빚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호주는 미국 대선 직후였던 지난해 11월에 '난민상호교환협정'을 맺었습니다. 이 협정에 따라 호주는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섬에 수용 중인 약 1천250명의 난민을 미국으로 보내고요. 대신 미국은 코스타리카에 수용 중인 일부 난민을 호주로 보내기로 한 건데요. 미국에 오기로 한 난민들의 대부분은 이슬람 신자, 무슬림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멍청한 합의'라고 질책하며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글을 인터넷 트위터에 올렸고요. 그러면서 두 정상이 통화중 마찰을 빚었다는 언론의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턴불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턴불 총리는 두 사람이 진솔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나눴다며 사태 확산을 경계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진실을 말해준 호주 총리에게 감사한다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호주를 방문해, 미국은 호주와 맺은 난민 협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호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 중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호주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에 따라 미군 해병대에 기지를 제공하는 등 미국의 오랜 대표적인 친미 국가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두 정상간에 불협화음이 들려오면서 미국과 호주 관계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호주 국내에서는 특히 "과연 호주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호주의 이익이 반영되지 않는 양국 관계에 대해 재조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끈끈한 결속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호주와 중국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현재 다국적 경제협력 구상인 '일대일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통해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데요. 지난 3월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호주를 방문해 호주산 쇠고기 수입의 규제를 풀어주기로 하는 등 가까워지는 모양새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주 정부가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턴불 총리는 지난 3월, 호주는 확고한 동맹인 미국과 매우 좋은 우방인 중국 모두를 갖고 있다며, 한 나라를 선택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