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국 내 탈북자들 “새 한국 대통령, 미한동맹-안보강화 기대”

문재인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진행된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새 한국 대통령에게 더욱 굳건한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더욱 강력한 안보정책을 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매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주요 현안들을 살펴보는 심층취재, 김현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제19대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탈북자들의 기대는 한결 같았습니다. 더욱 굳건한 미-한 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과 인권 유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겁니다.

지난 2014년 탈북해 시카고에 거주하는 김해성 씨는 새 한국 정부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해성] “한국의 새 정부는 한-미 동맹의 굳건한 힘을 바탕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특히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미국과 함께 공조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대항을 못 하게끔 해주길 바랍니다.”

6년 전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제시카 김 씨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라며, 새 한국 대통령은 미국과 공조해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 북 핵 문제를 꼭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제시카 김] “지금 트럼프가 들어앉아서 김정은을 압박하지 않습니까? 이게 기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할 때 같이 협력해서 압박했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자들은 또 미-한 동맹을 초석으로 강력한 안보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지켜주길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미 남부에 정착해 사는 탈북 난민 아브라함 조 씨는 새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으로서 출범 직후부터 좀 더 강력한 지도력을 갖고 북한을 다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아브라함 조] “군 기강도 바로잡고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하면 징벌할 수 있는 강력한 안보를 구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

탈북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의 조진혜 대표도 북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해 대북억제력 강화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조진혜] “김정은이나 북한 정부에 끌려 다니는 맥없는 그런 대통령이 되지 마시고 북한이 잘못했을 때, 북한이 한국을 위협했을 때 북한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전쟁을 불살라서라도 국민을 대표해서 북한에 당당히 맞서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랍니다.”

탈북자들은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를 유지해 북 핵 위협에 대응하는 강력한 억지력과 방위력을 구축해 주길 호소했습니다. 미주탈북자선교단체 마영애 대표입니다.

[녹취: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단체 대표] “대한민국의 사드는 대한민국의 사활적 문제입니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고, 시도 때도 없이 핵실험을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사드는 꼭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브라함 조 씨는 한국이 사드 배치에 따르는 10억 달러가량의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사드 배치는 꼭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탈북자 아브라함 조] “사드 배치해야죠. 미사일 방어를 해서 국민을 보호해야지, 그걸 왜 반대합니까? 백기 들고 투항하자는 겁니까? 북한에서 핵이 고도화되고 정밀화되는데 거기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갖춰야지. 국민을 위해 아까운 게 뭐가 있습니까? 생명을 잃은 후에 무슨 중요한 게 있습니까?”

탈북자들은 한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과 처우 개선에도 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국에 정착했다 지난 2010년 미국에 온 탈북자 김영희 씨는 탈북자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취업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희 씨는 “정착의 힘은 교육인 것 같다”며 “새터민들이 교육을 마음껏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0년 러시아에서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한 앤드류 조 씨도 새 대통령이 탈북자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제3국이나 다른 나라로 망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녹취: 탈북자 앤드류 조] “3만 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을 제대로 못 하고 세계나라로 망명하거나 한국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거나 하는 거는 북한이 원하는 거예요. 남한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일자리 문제나 삶, 자발적으로 정착하고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가르쳐 주길 바랍니다.”

실제로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이민으로 출국한 탈북자는 33명, 제3국에 위장 망명을 신청해 보호가 중지된 탈북자도 53명에 이릅니다.

마영애 대표도 한국 내 탈북 청년들이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마영애] “탈북자라는 이유로 우리가 주요 기관에 들어갈 수 없고, 대기업에 들어갈 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 청소년과 청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며, 새 한국 정부가 이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해성 씨는 특히 북한 주민들이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식량이 아니라 정보라며, 새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해성] “대북 정보 유입이 들어가야지, 대북 지원을 하는 것은 북한 사람들이 핵 개발을 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게끔, 그들에게 자부심만 느끼게 하는 겁니다.”

난민 자격으로 10년 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대학생 조은혜 씨는 새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정보를 보내는 탈북단체에 지원은 못해 줄 망정 반대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조은혜] “정보를 보내는 이유는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사니까 당신들이 사상을 바꾸고, 올바른 사상을 보내서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정보를 보내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한국 정부가 지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탈북자들은 이밖에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 햇볕정책 같은 대북 지원정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김정은 정권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