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12일부터 세계 150개국에서 30만여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것으로 추산되는 ‘랜섬웨어’ 공격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또 오는 금요일(19일)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하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랜섬웨어’라는 게 지난 주말부터 세계 컴퓨터 망을 휩쓸어 피해를 입혔는데, 이게 뭐죠?
기자) ‘랜섬웨어’란 인터넷 망을 통해 특정 컴퓨터 내부에 침입해 파일이나 프로그램, 혹은 컴퓨터 자체를 쓸 수 없도록 잠근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입니다. 일명 ‘워너크라이(WannaCry)’라고 알려진 랜섬웨어가 지난주 금요일(12일)부터 전세계 150개 국가 30만여대 컴퓨터에 침입에 전자화폐 ‘비트코인’ 300달러 등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규모가 잦아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이 랜섬웨어가 활동을 멈춘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컴퓨터를 못쓰고 만들고, 돈을 주면 다시 쓰게 해주겠다는 건데, 어떤 피해가 있었나요?
기자) 영국에서는 병원 전산망이 마비됐습니다. 아시아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중국에서는 대학 전산망이 주로 공격을 당했고요, 주유소와 철도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CGV’라는 유명 영화관 광고 서버가 감염돼, 영화 상영 전에 나오는 광고와 정보 게시 과정이 생략되기도 했습니다. 운송업체 ‘페덱스’ 등 미국 기업들의 전산망도 피해를 입긴 했는데요. 톰 보서트 미 국토안보보좌관은 월요일(15일) 미국은 지금까지 잘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서트 보좌관은 또 지금까지 랜섬웨어 공격범들에게 지불된 비트코인 액수가 7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세계적으로 피해를 입힌 공격을 누가 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누구의 소행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번 랜섬웨어 공격이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습니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제작 방식이 앞서 유출된 미 국가안보국(NSA)의 전산 공격 기법과 비슷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현재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번 전산 공격을 했다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러시아의 유명 전산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워너크라이’의 초기 버전이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해킹단체 ‘라자루스’가 만든 코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보안업체 ‘시만텍’도 같은 분석을 내놨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유명보안기업 ‘인테저랩스’ 최고경영자 이타이 데베트도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워너크라이의 책임 소재가 북한에 있다고 확인했다”며 “라자루스와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북한 배후를 입증할) 다른 정보도 더 나올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는데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너크라이’ 개발자가 북한이 배후로 의심받도록 일부러 유사한 코드를 집어넣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도 전문가들의 이 같은 신중한 입장을 소개하면서, 보다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피해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는 지난주 금요일(12일) 처음 감염사례가 발견된 뒤 이후 지금까지 280여개의 변종이 발견됐습니다. 따라서 이 변종 가운데 하나가 2차 공격을 감행할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직 랜섬웨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컴퓨터 운영체제와 보안 프로그램 등을 최신판으로 바꿔 침투를 예방하고, 피해를 입은 경우 '몸값'으로 요구하는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말라고 보안업체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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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상회담 소식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화요일(16일) 백악관에서 회동했습니다.조금 전 공동 기자회견이 끝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양국 간의 관계 강화와 테러와의 전쟁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그동안 국제사회 테러와의 전쟁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터키내 반군 조직 PKK 같은 테러 조직과 맞서 싸우는 터키의 노력을 지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테러에 맞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은 양국 공동의 이익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터키 사이에는 현재 넘어야할 여러가지 첨예한 문제들이 놓여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에 무기 제공을 승인했는데요. 터키는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터키 정부는 '인민수비대'를 지난 30년간 터키에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 노동자(PKK)당과 연계된 테러단체로 간주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ISIL)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ISIL의 사실상 수도인 락까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인민수비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결정은 미국과 터키의 전략적 관계에 배치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 출신의 재미 이슬람학자 궐렌 문제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귈렌과 그의 추종자들이 지난해 7월 실패한 쿠데타를 배후에서 조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시 쿠데타 기도와 관련해 27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는데요. 귈렌은 그러나 자신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미국 정부에 귈렌의 추방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과 터키는 형사범 인도 관련 조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터키의 요청이 해당 조약에 부합되는지 검토부터 시작해, 추방 절차가 매우 길고 복잡해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현재 터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 개정을 통해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규모 숙청 작업을 재개해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비난이 쏟아졌고요. 미 국무부도 이를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 동맹국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주,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터키 관계에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또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중 양국 간 무역 확대 등 긍정적인 현안들도 다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미국과 터키 간 무역거래 규모는 연 170억 달러 정도로 크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문 시기가 별로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ISIL과 관련한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논란이 불거지는 바람에 미국과 터키 정상 회담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자리를 떴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 기밀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미 정보당국의 뺨을 때린 것이라면서 정보원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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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는 금요일(19일)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 선거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 이란 대통령 선거의 유력 주자 가운데 하나였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월요일 (15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보수 진영의 에브라힘 라시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화요일(16일) 개혁파 후보인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이 하산 로하니 현 이란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양자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수진영의 지지를 모으게 된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는 검사 출신 이슬람 성직자입니다. 이란 정가에서 강경 보수 진영의 거물로 통하는데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1대1’ 구도로 맞붙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9일 공개된 ‘이란 학생여론조사국’의 최신 조사에서는 로하니 대통령이 42%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라이시 후보가 27%로 2위,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25%로 3위였는데요. 사퇴한 갈리바프 시장의 지지세 가운데 절반 정도만 라이시 후보로 옮겨가도 로하니 대통령에 맞서 막상막하의 판세가 되는 겁니다.
진행자) 보수 후보가 현 대통령을 물리치고 집권할 경우, 중동 정세의 급변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이란과 주요 6개국이 지난 2015년 체결한 핵합의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고, 이란은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하면서 대미 관계가 안 좋은 상황인데요. 강경 보수파가 집권하게 되면 미국과의 대치국면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대선 당일인 금요일(19일), 이란과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방문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벨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9일간의 첫 해외 순방에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