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주민과 탈북민들이 함께 통일에 대한 꿈을 안고 악기를 배우는 곳이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김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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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새.조.위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사무실에선 통일음악원이 진행됩니다.
[녹취 : 현장음]
통일음악원은 피아노와 아코디언 수업이 열리는데요, 이날은 아코디언 수업이 열리고 있습니다. 탈북자로, 아코디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고정희 씨가 남한, 탈북 주민들에게 아코디언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녹취: 고정희 강사] "제가 올 때 북에서 아코디언 교본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교본에 기초해서 용어가 틀리니까 남한의 용어로 바꾸어서 교본 같은 건 기본 기초로 해서 다시 만들고 거기에 맞게 남한 노래로 바꾸고, 북에서 가지고 온 교본 그대로 그리고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 리듬 그대로 장르는 제가 생각해서 베이스를 만들어요.
남한에서는 아코디언이 생소한 악기입니다. 북한에서는 1인 1악기로 아코디언이 친숙한 악기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통일음악원에서 아코디언을 배우려는 탈북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재 10명 정도의 남북 주민들이 통일음악원에서 아코디언을 배우면서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통일음악원에서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는 한 탈북민 이야깁니다.
[녹취: 탈북민] "배울 때 이게 오른손과 왼손을 맞추는 주법이 있는데, 그게 아코디언에서 기본이예요. 그걸 맞춰야 소리가 나오는데 그거 맞추기가 힘이 들어요. 그거 한 다음에 일단 오른손 왼손 맞추고 나면 아코디언이 좀 쉬운 것 같아요."
[녹취: 현장음]
통일음악원은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남한 주민들의 참여도 높은데요, 오종석 씨는 아코디언으로 대중가요를 연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아직은 서툰 솜씨지만 통일음악원을 매주 빠지지 않고 나오다 보니 실력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오종석] "내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재미 있는데 나이가 있으니까 손가락이 말을 안 들어요. 오락 삼아서 배우려고 옛날 노래 목포의 눈물, 가거라 38선 많지만 내가 노력만 하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열심히 가르쳐 주시면 더 잘 하겠습니다. 목포의 눈물 가거라 38선 열심히 하겠습니다."
[녹취: 아코디언 연주 현장음]
탈북민들은 아코디언 연주를 하면서 고향 생각도 하고, 또 남한에서 더 열심히 살아가는 힘도 얻게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통일음악원을 통해서 심리치유의 효과도 보고 있었습니다.
[녹취: 탈북민] "좋지요, 북한에서 조금이라도 하던 거 여기 남한에서 하니까 북한의 생각도 나고 어린 시절의 그리운 생각도 나고 여기 와서 이런 활동하니까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서 대한민국 정착하기 위해서 열심히 강습도 나오고 열심히 대한민국 사회 살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연주하는 이 통일음악원, 이 곳에선 남과 북의 주민들이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함께 연주하는 걸 넘어 음악으로 작은 통일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녹취: 고정희 강사] "저는 2003년부터 한국 분들을 가르치다 보니 통일된 느낌이예요. 벽이 없으니까 한편으로 뿌듯하기도 하고, 한국 분들 세계에 들어와서 대화도 할 수 있고 남과 북이 같이 운영하는 통일음악원 강사도 되다 보니까 남한 사람도 가르치고 북한 사람도 가르치다 보니까자연히 소통 되어서 이 안에서는 통일 된 분위기가 되어서 한 집안 같고 그래요."
서울에서 VOA 뉴스 김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