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법무부가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조사를 특별 검사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특별 검사로 임명한 건데요. 이 소식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가계 부채가 12조7천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이민자 체포 건수가 늘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또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정부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미국 정가를 계속 시끄럽게 하고 있는데요. 결국, 이 문제가 특검에서 다뤄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가 수요일(17일)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이번 조사를 담당할 특별 검사로 전격 임명했습니다.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이를 발표하면서 “독특한 상황”을 지적했는데요. “정상 지휘 체계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에게 조사를 맡기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특검을 임명했다고 해서 “범죄 사실을 발견했다거나 기소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특별 검사로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 어떤 인물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뮬러 전 국장은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 1주일 전인 2001년 9월 초에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FBI 국장 자리에 올랐는데요. 2011년에 임기가 끝났지만,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2년 동안 더 FBI를 이끌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공화당과 민주당, FBI 내부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뮬러 전 국장은 특검 임명을 받아들인다면서 능력껏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특별 검사란 어떤 자리입니까?
기자) 어떤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습니다. 직원, 예산 등을 독립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요. 매일매일 활동에서 일반 검사들보다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받지만, 어떤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대사와 만난 일 때문에 러시아 수사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따라서 뮬러 특별 검사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보고하게 됩니다.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해 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제임스 코미 FBI 당시 국장을 전격 해임해 정치권에 충격을 줬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그동안 특별 검사가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17일) 이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특별 검사 임명은 언급하지 않은 채 “철저한 조사를 통해 트럼프 선거캠프와 외국 정부 사이에 아무런 내통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문제가 신속히 종결되길 바란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목요일(18일) 아침에는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정치인을 상대로 한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란 내용의 글을 올려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을 언론이 꾸며 낸 ‘가짜 뉴스’라며 비판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수요일(17일) 미국 해안경비대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도 언론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 politician in history"
기자) 역사상 그 어떤 정치인도 이 이상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비판자들이나 반대론자들이 꿈을 가로막게 놔둬선 안 된다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별 검사나 독립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의회에서 힘을 얻지 않았습니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동조하는 사람이 나왔는데, 이번 특검 임명에 대한 의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민주당은 특검을 촉구해왔던 만큼 이번 법무부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뮬러 전 국장을 특별 검사로 임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별도로 조사해 온 상원 정보위원회는 성명에서 뮬러 전 국장의 특검 임명은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수사가 정치적 영향 없이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란 확신을 미국인들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피터 킹 하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은 특별 검사가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고요. 공화당 지도부는 러시아 내통 의혹이 계속 커지면서 의회 법안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로 최근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지난주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맹국이 제공한 고급 비밀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에게 다른 나라와 공유할 수 없는 비밀을 유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이런 백악관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밀을 유출한 일이 없다며, 대화 녹취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나선 건데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어떤 비밀을 어떤 나라와 공유할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며 옹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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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경제 뉴스 보겠습니다. 미국 가계부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수요일(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미국 가계부채는 12조7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 가계부채는 2008년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19분기 동안 계속 하락했는데요. 지난 2013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약 10년 만에 미국 가계부채가 다시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가계부채가 늘어난다는 건 미국 경기침체 때 허덕였던 미국인들이 다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신용을 회복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는 해석도 되겠습니다. 가정에서 돈을 빌리면 소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는데요. 소비 지출은 미국 경제 활동에서 거의 70%를 차지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너무 많이 빚을 얻었다가, 갚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부채가 늘면, 또다시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요. 부채가 늘어난다는 건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의미하지만, 결국, 이는 사람들이 기존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을 구입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당시 주택융자금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일어나면서 경제 침체로 이어졌는데요.
기자) 네, 주택융자금이 8조6천억 달러로 여전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10년 전과 다른 점이라면 학자금 대출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현재 학자금 대출 총액이 1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데, 9년 전의 약 6천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연체율은 10명 중 1명꼴인데요. 신용카드 연체율을 앞지르면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10년 전 주택융자금 사태와 마찬가지로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학자금 대출이 느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대학 학위가 있으면 보수가 올라간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에서 임금이 많이 오르지 않았거든요. 이 때문에 돈을 벌어도 대출금을 갚을 형편이 못 되는 경우가 나오는 겁니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이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이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주택융자와 달리 학자금 대출은 채무 구조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젊은이들이 결혼 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는데요. 학자금 대출과 상관이 있나요?
기자)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학자금 대출을 들었는데요. 하지만 빚을 얻어서라도 대학을 나오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시간이 가면서 임금도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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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체류자 체포 건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이민세관국(ICE)이 수요일(17일) 관련 자료를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4월 30일까지 약 석 달 동안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다 체포된 사람이 4만1천여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3만여 명에 비해 38%가량 늘어난 셈입니다.
진행자) 체포된 불법 체류자 가운데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의 수치는 더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 불법체류자는 1만 명이 넘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천300여 명에서 150% 큰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불법체류자 체포 건수가 늘어난 배경,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미 이민세관국(ICE)의 토마스 호먼 국장대행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수치는 이민법을 공정하고 전 방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불법이민자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요. 취임 직후인 1월에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이민 단속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법 집행 기관의 활동이 더 활기를 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진행자) 네, 맞습니다. 호먼 국장대행은 불법체류자 체포 건수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이민국 요원들이 법 집행을 하는 데 있어 정부가 재량권을 더 부여하면서 요원들의 사기가 진작됐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따라 요원들의 감시 활동이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불법체류자의 체포율이 지난해보다는 올랐지만, 2014년 이전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1월 20일부터 4월 29일까지를 보면 이민세관국 단속요원들이 체포한 불법체류자는 5만4천여 명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 27%에 달했습니다. 올해 같은 기간, 이 비율이 26%이니까요. 당시가 오히려 더 높았던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2014년 이후에 불법체류자 체포율이 떨어졌다는 건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던 지난 2014년 후반에 당시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민 단속 체계를 정비했었는데요. 존슨 장관은 당시 메모를 통해 불법 이민자 중 범죄 전력이 있거나 재범자를 우선적으로 체포하는 지침을 내놓으면서 체포율이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체포된 불법 이민자 수치는 이렇고요. 추방된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추방된 불법이민자 수는 5만6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먼 국장은 본국 송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적발된 불법이민자의 수가 줄었고, 또 이민 법원에 추방과 관련한 판결이 밀려 있다 보니 추방이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