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검 도입 비난...미 재무 "세재개혁 등으로 3% 성장 가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와 내통한 일이 없다며, 관련 의혹은 자신을 향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세제개혁 등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질 경우, 3% 경제 성장률을 이룰 수 있다고 밝힌 소식, 또 미국 신혼 부부의 6쌍 가운데 1쌍은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등 타인종간 결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수요일(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 검사를 임명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목요일(18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치인을 상대로 한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란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이날 오후 후앙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연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특별 검사 도입 자체는 존중하지만, 모든 게 마녀사냥이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there is no collusion between certainly myself…”

기자) 자신이나 자신의 선거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한 일이 전혀 없었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들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TV 뉴스 진행자들과의 오찬 행사에서 특별 검사 임명은 국가를 해치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뒤에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관련 수사를 중단해달라는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월에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사임했는데요. 바로 다음 날 코미 당시 FBI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놓아줄 것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날 대화가 부적절하다고 느낀 코미 당시 국장이 대화 내용을 메모로 남겼고요. 이를 측근들에게 보여줬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이 이 메모를 본 관리들의 증언을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목요일(18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도 나왔습니까?

기자) 나왔습니다. 코미 전 국장에게 이 같은 요청을 한 일이 있느냐고 기자들이 물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언급을 피했습니다.

진행자) 의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행위를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는데, 의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그다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의원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LW-America Now 051917 Act 2: Blumenthal & Graham// [녹취: 블루멘탈 의원-그레이엄 의원] “There is mounting evidence…” (8초-두 번째 의원 목소리 나오면 적당히 줄여주세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사법방해 행위로 볼 만한 증거가 늘고 있다고 말했고요.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제 범죄 수사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충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목요일(18일) 상원에서 열린 비공개 보고회에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참석했는데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바로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 검사로 임명하지 않았습니까? 이날 무슨 얘기가 나왔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별로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특별 검사가 임명된 점을 지적하면서 말을 아꼈다고 하는데요. 다만,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사임을 권고하는 서한을 작성하기 전부터 코미 전 국장이 해임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백악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권고를 받아들여서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뒤에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권고를 받기 전부터 해임할 생각이었다며 엇갈리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목요일(18일) 다시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진행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금요일(19일) 하원에서도 비공개로 보고회를 가졌죠?

기자) 맞습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이날 러시아 관련 수사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특검을 도입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러자 대다수 의원이 박수를 보냈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에 관해 여러 차원에서 동시에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의회에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그동안 상, 하원 정보위원회와 FBI 조사가 각각 별도로 진행돼 왔는데요. 이제 FBI와 법무부는 관련 조사에서 손을 떼고 특별 검사에게 맡기게 된 겁니다. 의회 조사와 특검 조사와 다른 점은 기소 여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의혹을 파헤쳐서 진실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의회에는 형사 기소권이 없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뭔가요?

기자)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검은 공모한 사람들을 상대로 형사 기소할 수 있는 거죠. 특검이 임명됐으니만큼 공개 청문회 개최 등 의회 활동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원래 계획대로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검 조사가 완료되려면 최소한 1년은 걸릴 것이란 관측입니다.

진행자) FBI 새 국장 선정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새 국장 지명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목요일(18일) 백악관에서 TV 뉴스 진행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습니다. 이르면 금요일(19일) 해외 순방에 나서기 전에 발표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셉 리버먼 전 상원의원을 유력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리버먼 전 상원의원,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리버먼 전 의원은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나중에는 무소속으로 활동했는데요. 그동안 FBI 국장은 연방 판, 검사를 지냈거나, FBI 직원 출신이 맡아왔는데요. 리버먼 전 의원은 좀 다릅니다. 코네티컷 주 법무장관을 지낸 뒤 1988년에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니까, 연방 정부에서 일한 경험은 없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17일) 리버먼 전 의원과 리처드 맥플리 전 FBI 고위 관리,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 대행, 프랭크 키팅 전 오클라호마 주지사, 이렇게 네 사람을 면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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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조세개혁과 규제 완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를 옹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목요일(18일) 세금감면과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미국 경제가 3%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는데요. 하지만 언제 조세개혁을 단행할지는 확실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경제성장률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2% 이하입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률이 더딘 이유로 근로자들이 대거 은퇴하고, 생산성이 저조한 점을 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3% 성장률 목표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장밋빛이란 시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역사적”이라고 말하면서 대대적인 조세개혁 계획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에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크게 낮추고, 개인 소득세 등급을 현행 7개에서 3개로 줄이는 안을 발표했는데요. 또 유산세도 없애고, 주식이나 채권 등을 매각했을 때 발생하는 이득에 대한 자본이득세율도 현행 23.8%에서 20%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세개혁안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차원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요. 현재 공화당이 연방 상, 하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계에서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의혹으로 관심이 분산된 상황인데요. 의회 공화당 지도부는 조세개혁 등 현안에 관심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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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타 인종 간의 결혼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퓨리서치 센터가 미국 인구조사국의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목요일(18일) 발표했는데요. 지난 2015년, 신혼부부 6쌍 가운데 1쌍은 같은 인종이 아닌 다른 인종이나 민족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현재 다른 인종 배우자와 살고 있는 미국인 역시 1천100만 명으로 10쌍 중 1쌍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타 인종 간의 결혼 비율, 역사상 최대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 대법원이 타 인종 간의 결혼을 합법화한 5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를 보였는데요. 당시엔 다른 인종이나 민족과 결혼하는 신혼부부의 비율이 3%에 불과했지만 2015년엔 17%로 급증한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다른 인종 간 결혼이 많아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타 인종간의 결혼을 연구하는 코넬 대학의 대니얼 릭터 박사는 미국 사회가 과거에 비해 다른 인종을 좀 더 포용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미국의 인구 구성 자체가 다양해지는 점을 꼽았는데요. 미국 사회가 점차 다양한 인종으로 채워지면서 자연히 다른 인종이나 민족의 사람과 결혼하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타 인종 간의 결혼 양상이 성별에 따라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우선 여성들 가운데는 아시아계 여성이 36%로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요. 중남미계 여성이 28%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흑인 여성의 경우 12%, 백인 여성은 10%로 제일 낮은 비율이었습니다. 남성의 경우는 다른 인종과 결혼한 중남미계 남성이 26%로 가장 높았고요. 흑인 남성이 24%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남성의 경우도 백인이 12%로 타 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50년 전 미국 대법원이 타 인종 간의 결혼에 대해 합법화한 판결을 내린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판결이었는지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리처드, 밀드레드 러빙 부부와 버지니아 주 간의 소송이었는데요. 백인인 리처드 씨와 흑인인 밀드레드 씨는 1958년 결혼했지만 고향인 버지니아 주에서 감옥으로 보내집니다. 당시 버지니아 주에는 타 인종 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주 법이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러빙 부부는 버지니아 주를 상대로 소송을 하게 되는데요. 1967년 연방대법원은 버지니아 주 법이 연방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하며 러빙 부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약 1/3이 타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하는 주법을 갖고 있었죠.

진행자)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타 인종 간 결혼은 합법화를 넘어 이제 보편화 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몇 가지 더 있는데요. 우선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인종 간 결합은 중남미계와 백인 간의 결혼으로 42%를 차지했고요. 그다음이 백인과 아시아계의 결혼이 15%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타 인종, 타 민족 간의 결혼은 도시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대도시 지역에서 결혼한 타인종간 신혼부부의 비율은 18%로 그 외 지역보다 7%p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타 인종 간의 결혼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성향의 사람들은 절반 가까이가 인종 간 결혼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답했는데요. 반면에 공화당 성향의 사람들은 약 1/3만이 그렇다고 답하면서 적지 않은 생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