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파격’ ‘탕평’. 문재인 대통령의 내각 인선에 이런 평가가 붙었네요. 어떤 내용인지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21일)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외교부장관 그리고 청와대 외교 안보 분야 중책을 맡길 지명자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중 일부 인사들에 대한 인선인데요. 발탁된 인사들의 인선 배경과 남다른 이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는 인사가 장관으로 발탁되고, 어려움을 딛고 자수성가한 인물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지명됐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면 전임 정부나 야당의 인재까지 중요했다는 점과 한국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장관을 지명했다는 것도 파격 중의 파격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 외교장관으로 지명된 인물은 앞서 서울에서 들어온 보도에서도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소식은 들었으니까요. 파격 인선으로 화제인 다른 인물을 살펴볼까요? 흙수저 출신 경제 수장 후보자가 있네요.
진행자) 문재인 정부의 내각 파격 인사 중 탕평 인사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를 여읜 소년가장이었고,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상고를 다녔답니다. 고졸 은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학력의 벽을 절실히 느끼면서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고, 후에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기획재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통관료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김동연 후보자는 이명박 ㆍ박근혜 정부가 기용한 인물이었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는데요. 능력만 있다면 남성-여성.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겠고 기용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파격 탕평 인사 의지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후보자가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지요?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합니다. 대통령이 지명한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이 자질과 능력을 국회에서 검증받는 제도인데요. 후보자와 가족들의 재산과 형성과정, 병역과 학위 논문 등도 검증대상에 포함됩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 무엇보다 1기 내각 구성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내일(24일)부터 시작되는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국정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경제부총리와 외교장관 등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인사 검증이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한국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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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취임부터 인물기용까지 ‘파격’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오늘은 ‘파격적인 휴가’도 들어보지요. 문 대통령의 첫 휴가군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2일) 하루 휴가를 쓰고 있습니다. 당선인 기간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 탓에 쌓여있는 피로도 풀고 나머지 내각 인선구상을 위해 휴식이 필요했다는 것이 대통령이 휴가를 쓴 이유라고 청와대가 밝혔는데요. 어제 일부 내각의 책임자를 발표 후에 부인 김정숙여사와 함께 경상남도 양산 사저로 하루짜리 휴가를 떠났는데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뉴스거리입니다. .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도 집이 여러채인가보군요? 서울 홍은동 자택도 있고, 양산 사저도 있고 말이죠.
기자) 청와대에 입주하기 전 살던 홍은동 집은 부인 김정숙 여사 명의로 된 25평 크기의 빌라로 대선준비를 하면서 지난해 마련한 곳이라고 하구요. 양산 사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 전원생활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편한 집이라고 여러 번 언급했던 곳입니다. 어제 양산에 도착한 대통령 부부는 사저 인근에 있는 부친의 묘소를 참배했구요. 대통령의 휴가를 알고 찾아온 이웃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요청에 사저 밖으로 나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루 휴가를 내서 집에도 다녀오고 부친의 묘소도 찾고, 평범한 서민들의 휴가가 다르지 않군요.
기자) 평범해서 더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문 대통령의 휴가인 것 같습니다. 평범한 근로자들의 연차 휴가는 근무연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휴가일수가 쌓이는데요. 휴가를 낼 때마다 상사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조금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도 취임 13일차에 31일 연차 중의 하루를 썼고, 그것도 휴일에 이어지는 월요일 연차를 쓴 것에 대한 사람들의 풀이가 각양각색입니다. ‘나도 용기 내서 월요일 연차를 내 보겠다’ ‘대통령의 연차는 누가 결재해주나’ 등 평범해 보이는 대통령을 휴가를 반기는 반응이 많았구요. 하루 휴가 중에도 모친이 살고 있는 부산 영도로 인사를 다녀오는 모습과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경호차량이 아닌 25인승 미니 버스로 청와대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타고 간편하게 이동했다는 것도 평범해서 파격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문대통령은 내일(24일) 경남 진영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복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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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끝으로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공중 공원’이 들어섰다구요.
기자) 서울의 상징 서울역이 가까워지면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로 향하게 되는 ‘공중공원’이 지난 20일 문을 열었습니다. 1970년에 개장해 45년 동안 자동차 길로 쓰였던 서울역고가도로를 새롭게 단장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공중 산책길로 만든 것인데요. 개장 첫날과 이튿날인 이틀 동안 이곳을 다녀간 26만 명의 사람들이 서울역 고가도로의 변신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역을 중심으로 동서를 연결하는 고가도로였는데 한때 철거이야기도 있었지요?
기자) 맞습니다. 만들어진 지 40년이 넘어서 도로가 많이 낡았습니다. 70년~80년대에는 남대문 시장에 물자를 대어주던 만리동 청파동에서 자재를 실은 자동차가 막힘 없이 달릴 수 있는 산업화의 상징이었지만 40년간 쉽없이 자동차를 실어나르면서 철거를 해야 할 정도의 위험 시설이 됐던 겁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철거 말고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없을 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고, 역사적 의미는 살리면서 꽃과 나무를 조성해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며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모델로 벤치마킹을 한 것입니다.
진행자)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서울의 새 명물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폭 10m에 1150m 길이 고가도로에 사람들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15m 높이의 공중 공원에 올라 서울역광장을 내려다 보고 북쪽으로 있는 북한산 인왕산의 풍경도 보고, 무엇보다 걸어서 남대문시장으로 남산 쪽으로 또 만리동 고개길로 오갈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해 했습니다. 자동차로 다닐 때는 볼 수 없었던 서울의 주변의 풍경이 이채로웠다는 반응이었는데요. 640여 개의 화분에 2만 4천 그루의 꽃과 나무가 조성돼 있지만 낮 기온이 30도에 가까웠던 날씨에 콘크리트 지열이 대단했다며 그늘과 쉴 곳이 더 필요하다는 주문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에 가면 꼭 한번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서울역 고가도로의 새 이름이 ‘서울로 7017’이라던데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를 2017년 17개의 보행길로 연결했다는 의미의 ‘7017’입니다. ‘서울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길’이다. ‘서울로 향하는 길이다’ 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서울로 7017’의 디자인에 걷는 모습의 사람발 모양이 형상화되어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