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 나서 동맹국들과 외교 관계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알아보고요. 미국에서 1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해 온 유명 서커스단이 재정 악화로 결국, 해산했다는 소식, 또 미국 신혼 부부의 6쌍 가운데 1쌍은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등 타인종 간 결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앞서 ‘지구촌 오늘’ 시간에 전해드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해외 순방 중인데요. 하지만 미국 국내 정치권은 여전히 러시아 문제로 시끄럽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일 매일 관련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러시아 관련 의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의회의 소환 요구를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가 월요일(22일) 나왔습니다. 상원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고 관련 문건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는 건데요. 플린 전 보좌관은 법정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는 수정헌법 제5조를 들어 소환에 불응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플린 보좌관은 앞서 법적 면책을 조건으로 의회에서 증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의회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 대선 당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제재문제를 논의한 것이 드러나서 논란이 됐고요.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제재를 논의한 바가 없다고 했다가 이후 말을 바꾸면서 신뢰를 잃어 취임 25일 만에 경질됐습니다. 이후 플린 전 보좌관과 관련해 여러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플린 전 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대통령 인수팀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당시 터키 정부를 위해 로비활동을 한 대가로 5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난 주말엔 뉴욕타임스 신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관리들과의 만남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보도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관리들에게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함으로써 “큰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가리켜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주에 코미 전 국장이 메모를 남겼다는 보도를 한 매체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사임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당시 국장에게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그만둬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날 대화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코미 전 국장이 당시 상황을 묘사한 메모를 썼고, 이를 일부 측근에게 보여줬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요.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행위를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로 미국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었는데, 거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시끄러워진 건데요. 백악관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런 보도 내용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H. 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일요일 (21일) ABC 방송의 주말 시사 프로그램 ‘디스위크(This Week)’에 출연했는데요. 확실한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뉴욕타임스 기사는 그대로 대화 내용을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매스터 보좌관] “The intent of that conversation was to say…” (9초-적당히 줄여주세요)
기자) 당시 대화의 요점은 러시아 논란을 넘어서 러시아와의 협력 분야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는 의미였다는 겁니다. 언론이 러시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력할 분야를 찾기 위한 노력을 방해한다는 내용이었다는 건데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문제로 정신이 분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을 러시아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종종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그런 식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데 할 말을 잃었다고 표현했는데요. 매케인 의원은 또 코미 전 국장이 존경 받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코미 전 국장의 해임은 현명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 검사로 임명했는데요. 연방 상, 하원에서도 별도로 조사를 진행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별 검사 임명으로 의회 조사 폭이 줄어들 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의회에서는 코미 전 국장 측에 메모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인 제이슨 체이피츠 의원은 ABC ‘디스위크’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실제로 코미 전 국장의 메모를 본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건데요. 메모가 있다면 이를 입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 역시 같은 방송에서 메모 입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커밍스 의원] “I think documents will help us…” (12초-적당히 줄여주세요)
기자) 어떤 게 진실인지, 또는 거짓인지 알아내는 데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는 건데요. 어떤 식으로든 의혹을 감추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커밍스 의원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미 전 국장 측이 실제로 메모를 제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의회 청문회에 나오는 데는 동의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충일 휴회 기간이 지난 다음이라고 하니까, 6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미 전 국장이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상원 정보위원회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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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해온 서커스단이 마지막 공연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상 최대의 쇼”란 별명으로 알려진 ‘링링브라더스 앤 바눔 앤 베일리(Ringring Brothers and Barnum and Bailey)’ 서커스단이 일요일(21일) 뉴욕 공연을 마지막으로 146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녹취: 서커스 현장음] (14초-적당히 줄여주세요) “Who’s ready for the greatest show on Earth…”
기자) 네, 서커스 진행자인 링매스터 조너선 리 아이버슨 씨가 마지막 공연 시작을 알리는 순간 잠시 들으셨는데요. 힘차게 공연 시작을 알리긴 했지만, 나중에는 링링 서커스단에 슬픈 순간이었다고 말하기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링링 서커스단의 해체가 동물보호 운동과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링링 서커스단은 코끼리와 사자, 호랑이 등 동물이 묘기를 펼치는 공연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동물 학대라면서 오랫동안 반대 운동을 벌여왔는데요. 각종 소송에 시달리던 모회사 펠드 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코끼리 공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코끼리 공연이 중단된 뒤에 입장료 수익이 크게 줄었고, 관객들의 취향도 변하고 있어서 재정적으로 더는 공연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하는데요. 결국, 지난 1월에 5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서커스단이 동물을 학대한다고 주장해온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당연히 반겼습니다. 큰 승리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반 미국인들 가운데는 오랜 역사를 가진 서커스단이 해체되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렸을 때 많은 즐거움을 줬던 추억을 손자, 손녀들과 나누지 못하게 됐다는 겁니다. 특히 링링 서커스단은 기차로 전국을 누비며 공연해 온 미국에 유일하게 남은 서커스단이었습니다. 13개국 출신 서커스 단원에게는 기차가 집이었는데요. 단원들은 서커스단 해체 자체뿐만 아니라, 가족처럼 지내왔던 다른 단원들과 헤어지게 됐다는 데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들 단원들은 이제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회사 측에서 지원해줬다고 하는데요. 해체 발표 후 지난 5개월 동안 많은 단원이 다른 직장을 찾아서 이미 떠났다고 합니다. 외국 출신 가운데는 공연 비자가 만료돼 미국을 떠나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링링 서커스 측은 동물들에게도 이미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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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9월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미국에선 지금이 한창 졸업시즌입니다. 특히 4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상급학교가 아닌 사회로 진출하게 되는 대학 졸업생들에겐 졸업식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텐데요. 취업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졸업생이 3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졸업생들의 표정이 좀 더 밝을 것 같은데요. 미국의 노동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지타운대학교 교육 취업센터의 니콜 스미스 소장은 지난 2007년 이래 실업률이 가장 낮다며 올해 졸업생들의 취업 전망을 아주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현재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으로 간주하는 5%보다도 낮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4월의 미 노동부 통계를 보면 전체 실업률은 4.4%로 새로운 일자리가 21만 개 이상 만들어졌습니다. 경제 위기가 시작됐던 지난 2008년에 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1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죠. 특히 현재 4년제 대학 졸업 혹은 그 이상의 학위를 가진 사람의 실업률은 2.5%로 평균보다도 훨씬 더 낮은데요. 반대로 고등학교 졸업이나 그 이하의 학력자의 경우 실업률이 6.8%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느 분야의 취업 전망이 특히 좀 더 좋다고 합니까?
기자)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를 아우르는 이른바 ‘STEM’ 분야의 전망이 밝습니다. 전국 대학 취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학사와 석사 소지자의 경우 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지타운 대학의 스미스 소장은 오늘날과 같은 경제 환경에서 굳이 4년제 대학 졸업증이 꼭 필요한 것만은 또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건 또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학사 학위가 없어도 기술만 있으면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2천800만 개에 이른다는 겁니다. 경제정보 사이트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이 2017년 가장 인기 있는 직업군을 조사했는데요. 빠르게 성장하는 직업이라고 해서 다 4년제 대학 졸업증을 요구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 예를 들어 물리치료나 침술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특히 1946년~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하면서 의료 관련 직업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직의 전망이 밝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시대가 흐르고 사회가 변함에 따라 취업에도 전략이 필요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70년대만 해도 미국의 일자리 5개 중 2개가 생산직이었는데요. 지금 생산직은 10개 중 1개도 채 못 된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생산직 수요가 많기 때문에 생산직의 경우 과거보다 훨씬 더 높은 기술을 요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대학 졸업생들, 취업을 앞두고 어떤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요?
기자) 네, 오늘날의 일자리는 과거와는 달리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학 학위는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스미스 씨는 지적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계속 관련 자격증을 따는 등 평생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졸업생들이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직업을 갖기 위해선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인데요. 경제가 집중되고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들에 일자리가 몰리는 만큼, 미 동부와 서부 해안 도시로의 인구의 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