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상원 위원회에 일부 자료를 넘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내통 의혹에 관한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지난주 오리건 주 포틀랜드 기차에서 2명이 칼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또 1979년 원전사고를 일으켰던 스리마일 섬 원전이 2019년 폐쇄될 예정이라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현재 연방 의회와 미 수사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내통 의혹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조사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 하원 정보위원회가 그동안 플린 전 보좌관에게 관련 자료를 넘길 것을 요구해왔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이 다음 주까지 일부 자료를 상원 정보위원회에 넘기는 데 동의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이 그동안 협조하지 않아서 의회가 소환 명령까지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플린 전 보좌관이 이에 응하지 않았었는데, 태도가 바뀌었군요.
기자) 네, 앞서 플린 전 보좌관의 변호인은 의회 요구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거부했습니다. 또 본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5조를 들면서 묵비권을 행사했는데요. 그러자 상원 정보위가 좀 더 범위를 좁혀서 다시 소환 명령을 냈고요. 또 기업에는 수정헌법 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플린 전 보좌관이 세운 사업체 두 곳을 대상으로 역시 소환 명령을 냈습니다. 또 계속 협조하지 않으면, 의회 모독죄를 적용할 가능성까지 내비치자, 일부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그러자 플린 전 보좌관이 어떤 자료를 제출할 예정인가요?
기자) 일부 개인 자료와 함께, 사업체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은 자신이 세운 사업체 가운데 한 곳을 터키 기업인을 위한 자문 활동에 이용했고요. 또 다른 사업체는 강연료를 받는 데 이용했습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러시아 선전 방송 RT 행사에 참석해 강연하고 3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논란 속에 플린 전 보좌관이 취임 한 달도 못 돼서 사임했는데요. 플린 전 보좌관이 사임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내통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조사 대상이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 비밀 채널을 구축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건데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What your question assumes is…”
기자)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했을 뿐, 달리 입증되지 않은 보도 내용을 기자들이 사실로 추정하고 질문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런 보도 때문에 사실이 아닌 일들이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에 관한 여러 보도는 익명의 소식통, 그러니까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전, 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 매체들은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소식통이 실제로 있다고 말하는데요. 다만 신분이 노출될 경우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해서 소식통들이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새어 나왔다는 정보의 대부분은 가짜 뉴스 언론이 꾸며낸 얘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쿠슈너 고문이 러시아와 비밀 채널을 구축하려 했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사실이라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외국 정부와 별개의 채널을 마련하는 건 통상적인 일이란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는 쿠슈너 고문의 비밀 취급 인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쿠슈너 고문 외에 또 새로운 인물이 조사 대상에 추가됐다고 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정보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 씨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코언 씨는 요청서 내용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이를 따르길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런 미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다른 나라 선거에 개입한 일이 없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29일) 프랑스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현지 르피가로 신문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은 미국 민주당이 대선 패배에 대한 핑계로 꾸며낸 얘기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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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 시에서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지난주 포틀랜드 기차 안에서 남성 2명이 칼에 찔려 사망한 일이 일어났는데요. 이 사건의 용의자가 백인 우월주의자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제러미 조셉 크리스천이 화요일(30일) 법정에 처음 출두했는데요.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이 “당신들은 테러라고 부르지만, 나는 애국심이라고 한다”, “미국의 적에게 죽음을”, 이런 구호를 외친 겁니다.
진행자) 이 용의자가 기차 안에서 승객을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 정황을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슬람 성월 라마단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 금요일(26일) 젊은 여성 두 명이 기차에 타고 있었는데요. 그 가운데 한 명이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머릿수건인 히잡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백인 남성이 이들 여성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했고요. 주변에 있던 승객들이 이 남성을 말리기 위해 나섰는데, 용의자가 칼을 휘두르면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겁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백인 우월주의자로 알려졌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기자) 네, 용의자 크리스천은 올해 35살인데요. 지난 4월 말에 포틀랜드에서 열린 ‘언론의 자유’ 집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야구 방망이로 진보 시위자들을 위협해 경찰에게 방망이를 뺏기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성조기를 두르고 독일 나치 정권식 경례를 하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고요. 오클라호마시티 테러 사건의 범인 티머시 맥베이를 찬양하는 글과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글을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히틀러라면 SS에 가입하겠다”고 썼는데요. SS는 나치 독일 정권 당시 비밀경찰을 말하죠.
진행자) 용의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펴면서 인종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포틀랜드 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어느 대도시보다 증오 범죄가 늘었다고 테드 윌러 포틀랜드 시장 측이 밝혔습니다. 마침 또 이번 주말에 포틀랜드 시에서 극우 성향의 단체가 ‘트럼프 언론의 자유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윌러 시장은 집회 주최 측이 증오 메시지를 퍼뜨리려 한다면서 집회 허가를 취소해달라고 연방 당국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란 반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월요일(29일) 트위터에 관련 글을 올렸는데요. 포틀랜드에서 일어난 것 같은 폭력적인 공격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고요. 희생자들이 증오와 편협함에 맞서 일어섰다고 치하했습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맞서다 목숨을 잃은 두 남성, 53살 릭키 베스트 씨와 23살 털리신 남카이 미셰 씨가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유족을 위한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벌써 100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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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 시설 가운데 한 곳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의 원전 시설을 2019년 9월 30일부로 폐쇄할 계획이라고 원전을 소유한 에너지 업체 엑셀론 측이(30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스리마일 섬 원전은 미국인들에게 한때 공포의 이름이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79년, 미국 최악의 원전사고가 바로 스리마일 섬 원전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원전의 2호기에 있던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면서 지역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는데요. 다행히 원전 시설 전체가 붕괴하지는 않았고 인명피해도 없었습니다. 또 연방 정부는 200만여 명의 인근 주민의 건강에 미친 영향 역시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하지만 이 사고로 원전 시설의 안전 규정이 대폭 강화됐고요. 2호기는 완전히 중단됐습니다. 당시 피해가 없던 1호기는 이후 재가동됐죠.
진행자) 하지만 원전 사고 이후 40년 만에 이제 남아 있던 1호기까지 폐쇄하게 된 건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엑셀론의 크리스 크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정부의 지원 없이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원자력 시설을 보존하고,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스리마일 원전에는 현재 675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고요. 8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주 정부에 내고 있다는 것이 엑셀론 측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주 정부의 도움이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곧 경쟁력을 잃었다는 말이 아닐까요?
기자) 맞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셰일 즉 암석층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가 개발됐고요. 천연가스 가격이 싸다 보니 전력 비용 자체를 낮추는 역할을 했죠. 이렇게 미국 동북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값싼 천연가스가 대량 공급되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원전 에너지가 경쟁력을 잃게 된 겁니다.
진행자) 경제적인 이유로 이미 폐쇄된 원전 시설이 미국 내 여러 곳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이후, 캘리포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 등 6곳의 원전이 허가가 만료되기 전에 경제적인 이유로 문을 닫았고요. 앞으로 5년 안에 최소한 6개 원전 시설이 폐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일부 주에서는 원전을 청정에너지원으로 간주하고 지원하고 있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뉴욕 주와 일리노이 주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키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화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감소하고, 일자리와 세금을 지킬 뿐 아니라 연료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코네티컷 주 등 다른 4개 주에서도 비슷한 정책을 준비 중인데요. 하지만 이런 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상의 이유로 미국에서 원전 시설은 문을 닫는 추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