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 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1987년 이 날을 지정했는데요, 올해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산업을 전세계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규정하고 규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북한에서는 금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진 기자 나와 았습니다.
진행자)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데요, 얼마나 해로운 건가요?
기자) 담배와 담배 연기 성분을 보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담배에는 니켈이나 크롬, 카드뮴 등 69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을 비롯해 아세트산 같은 7천여 종의 독성,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7백만 명이 담배로 사망하고 있고, 강력한 조치가 없으면 2030년까지 약 8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담배를 피우면 앞서 말씀하신 7천여 종의 유해성분을 직접 빨아들이게 되는 건데, 이렇게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도 해롭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 옆에서 담배 연기를 마시게 되는 간접흡연도 피해가 심각하죠?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1백만 명이 간접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신송우 박사는 간접흡연의 피해가 직접흡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간접흡연자들이 마시는 담배 연기는 직접 흡연자들이 마시는 것보다 화학물질이 더 많고, 굉장히 미세한 분자입니다. 허파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 속으로 잘 들어갑니다. 즉 나쁜 물질이 피 속에 많이 흡수돼 혈관을 더 빨리 축소시키죠.”
진행자) 북한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의 흡연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으로 북한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43.9%입니다. 이는 지난 2012년의 52.3%에 비해 8.4% 감소한 것이지만 조사 대상 아시아 18개국 가운데 10번 째로 높은 것입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라오스가 65%로 흡연률이 가장 높았고 인도네시아 56.7%, 방글라데시 54.8%, 중국 52.9%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여성들도 담배를 많이 피우나요?
기자)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북한 여성의 흡연율은 0%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북한에는 여성 흡연자가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2013년 탈북한 김가영 씨는 ‘VOA’에, 요즘엔 북한 여성들도 담배를 많이 피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가영] “최근에는 다이어트 하기 위해 담배 피우는 여자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제가 봤을 때는 10% 정도는 된다고 확신해요.”
진행자) 한국의 흡연율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 율은 39.3%, 여성은 5.5% 입니다.
진행자) 성인 남성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건데, 선진국을 기준으로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들 기준으로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러시아와 라트비아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겁니다. 남성과 여성을 합한 전체 흡연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11번째로 흡연율이 높고요.
진행자)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진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한국 성인 남성 흡연율은 지난 1998년 66.3% 였는데요, 2015년 39.3% 로 17년 사이 거의 절반 가량이 감소한 거죠.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을 인상하고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등 금연정책이 흡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담뱃값 인상이나 금연구역 확대 외에 한국 정부 당국이 하고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한국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텔레비전 금연 공익광고를 제작해 전국에 방영하고 있습니다.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올해 첫 금연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한국 보건 복지부 금연광고 효과음]
지난 40년 간 흡연으로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허태원 씨가 출연해 “자신처럼 병에 걸리고 나서 끊지 말고 끊을 수 있을 때 오늘 당장 끊으라”며 진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북한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북한 매체도 올해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신개발 금연제품인 니코틴 반창고를 홍보하며 금연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도 금연만이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깨끗한 생태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며, “담배를 기호품으로, 흡연을 하나의 멋으로, 심심풀이로 여기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하는 사진이나 영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여전히 자주 노출돼 북한의 이런 금연운동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은 많은 데 성공하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반드시 끊겠다는 의지라고 말합니다. 담배를 줄여가는 게 아니라 당장 끊어야 한다는 건데요, 주위 사람들에게 담배를 끊었다는 것을 알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 주위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또 양치질을 자주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 북한에서는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