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 밀무역 여전히 성행...완전 단속 불가능”

지난해 9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사이 밀무역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 사이 밀무역을 완전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홍콩의 중화권 매체인 `대공보’는 31일자에서 단둥 현지 취재를 통해 단둥과 신의주 사이 밀무역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도시를 오가는 이른바 '보따리장수'들은 주로 생필품을 활발하게 밀매매하고 있습니다.

단둥의 한 무역상은 이 신문에, 보따리장수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며, 밀무역은 이윤이 많기 때문에 국제정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행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도 지난해 단둥의 밀수업자들을 인용한 보도에서 현금에서부터 곡식, 자동차 부품, 산업용 화공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이 밀무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 신문은 중국 당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규정된 북한 선적 선박의 입항 금지 조처를 잘 이행하고 있지만, 밀수가 성행해 이런 조처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중 사이 밀무역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한국 경상대학 박종철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종철 교수] “관련 무역업자들이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중 국경의 비공식 무역이 공식 무역보다 2-3배 정도 많습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 이후에도 민생과 인도주의적 분야의 비공식 무역이 일정 정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중 밀무역이 성행한다는 증거는 북한의 최근 식량 사정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됩니다.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입니다.

[녹취: 권태진 동북아연구원장] “식량은 제재 대상이 아닌데다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밀수의 경우 제재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부문입니다. 식량의 경우 하루에도 수 천t씩 밀수를 통해 들여올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가격이 안정적인 것도 중국으로부터의 밀수 등을 통해 시장에 식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됐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부과한 대북 제재가 접경 지역 밀무역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 옌볜대 진창이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진창이 교수] "중국에서 지금 북한하고 연결된 회사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규모 교역은 몰라도 큰 덩어리로 하는 교역은 어려움이 많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밀무역 같은 비공식 무역을 확대해 제재를 우회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관련 보도에서 제재가 강화되면 될수록 밀무역 업자들에게 좋다는 현지 업자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활성화된 북한 장마당이 접경 지역 밀무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식 무역으로 장마당에서 팔 물건을 확보할 수 없게 되자 밀무역에 눈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북한 접경 지역에서 밀무역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런 조처가 실행되더라도 별 실효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미 동부 필라델피아의 민간단체인 외교정책연구원(FPRI)의 벤저민 실버스타인 연구원입니다.

[녹취: 실버스타인 연구원] "I think there is pattern..."

지금까지 중국은 처음에는 제재의 고삐를 죄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압력을 줄여나갔고,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정균 연구위원도 올해 발표한 논문에서 장마당이 북한경제에 뚜렷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중국산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는 한 북-중 밀무역 단속은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