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대화 폐막…“북한 위협 대응 국제공조 다져”

4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폐막을 앞두고,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왼쪽 2번째)이 아세안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 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4일) 폐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샹그릴라 대화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 공조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아시아 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적인 위협으로서 국제사회가 모두 우려하고 있으며 국제사회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과거 ‘샹그릴라 대화’는 미국과 중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핵심 사항이었지만 올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가장 주목 받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짐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3일 주제발표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명백하고 실존하는 위험’이자 ‘전세계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2일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세계적 위협이고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는 중국이라며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미한일 3국 국방장관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

한국 대표로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과의 3자 회담과 이들 두 나라를 포함한 캐나다, 호주 등 국방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대북 공조를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한국은 주한미군에 배치가 진행 중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한민구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열린 미-한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습니다.

한 장관은 매티스 장관에게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사드와 관련한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인 문제로, 기존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아니라며 모든 과정에서 미-한 동맹의 근본정신을 최우선적으로 중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한국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를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한민구 장관의 회담 후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녹취: 한민구 장관 / 한국 국방부] “매티스 장관은 이를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입장을 말했습니다.”

한민구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 측과 논의한 모든 의제는 청와대와 조율한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올해 ‘샹그릴라 대화’가 예년보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고 중국의 역할 강화 등에 대해 주요국과 밀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국방연구원] “이번 샹그릴라 대화의 특징은 북 핵 문제가 다른 역내 안보 사안보다도 가장 중요한 안보 사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국제사회가 공동의 집합적 행동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개막한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34개국 국방장관과 차관, 안보 전문가 등이 참가했습니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안보 증진을 위한 반관반민, 1.5트랙 성격의 회의로 지난 2002년 시작돼 해마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돼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