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전 FBI 국장 “트럼프, 충성 맹세 요구”...20년 만의 한인 연방의원 좌절

지난달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달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목요일(8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합니다. 해임 후 처음 공개석상에 나서는 코미 전 국장이 청문회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수요일(7일)에도 연방 상원에서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참석하는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본 뒤,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한 한인 후보가 주류 정치권의 높은 벽을 뚫지 못하고 패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달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출석하는 공개 청문회가 목요일(8일) 상원에서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상원 정보위원회가 관련 청문회를 여는데요. 지난달 9일 경질된 코미 전 FBI 국장이 증인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번 청문회는 특히 코미 전 국장이 해임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오는 자리여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FBI가 러시아 관련 의혹을 한창 수사하고 있던 상황에서 코미 전 국장이 해고돼 큰 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과시하길 좋아하고, 또 주목을 끌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 해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죠.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대화 내용 등이 공개되면서 경질 배경에 대한 각종 의혹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청문회는 이런 각종 의혹에 대한 코미 국장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혹들이 있는지 좀 살펴볼까요?

진행자)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 맹세를 강요했는지가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뉴욕타임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지만, 코미 전 국장이 거절하면서 본인은 항상 정직하겠다는 점만 약속할 수 있다,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 측근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만남은 코미 전 국장이 먼저 요구했던 것으로 충성 맹세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후 코미 전 국장과의 비밀 대화 기록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암시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알려진 바가 있습니까?

기자) 조금 전에 코미 전 국장의 서면증언 내용이 공개됐는데요.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식사 자리에서 FBI 국장 자리를 유지하고 싶으냐고 물은 후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코미 전 국장에게 요구했다, 이런 보도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바로 그 의혹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추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 등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 2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사임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당시 국장에게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그만둬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날 대화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코미 전 국장이 당시 상황을 묘사한 메모를 썼고, 이를 일부 측근에게 보여줬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죠.

진행자) 이 사안에 대한 코미 전 국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수요일(7일) 공개된 모두발언 내용을 보면, 보도된 내용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묘사하면서, 부통령에게 사실을 잘못 말했을 뿐 러시아와 관련해 잘못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수사를 중단해 줄 요청했다는데요. 코미 전 국장은 플린 전 국장이 좋은 사람이라고만 말했을 뿐 수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사안들 외에 또 어떤 의혹들이 언급될까요?

기자) 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여러 행동이 러시아 내통 수사를 막으려는 시도로 생각하는지, 코미 전 국장의 생각을 물어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앞서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게 수사망이 좁혀오자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수사 대상에 올라있지 않는다는 점을 코미 전 국장이 세 차례 확인했다고 강조했죠. 이것이 사실인지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코미 전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러시아 당국자들 간의 내통 관련 증거가 있는지 여부도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의 후임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7일) 크리스토퍼 레이 변호사를 새 FBI 국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레이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인물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레이 지명자에 대해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레이 지명자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1966년생으로 51살인 레이 지명자는 예일대학교 학부와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습니다. 1997년 조지아 주 북부지구 검사시보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요. 2001년에 연방 법무부로 옮긴 후 조지 W. 부시 정부 때인 2003~2005년, 법무부 형사 담당 차관보를 지냈는데요. 현재는 법무기업인 ‘킹앤드스팰딩(King and Spalding)’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레이 지명자는 특히 ‘조지워싱턴 다리 폐쇄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변호를 맡기도 했는데요. 크리스티 주지사 측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소속 시장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다리를 폐쇄해 교통체증을 유발한 이 사건으로 크리스티 주지사 참모 2명이 기소돼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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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화요일(7일)에도 중요한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 수장들이 출석하는 청문회가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렸습니다.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에 관련된 인물들이어서 주목을 끌었는데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 대행,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 이렇게 네 사람이 청문회에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에 특별히 관심이 쏠린 이유,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코미 전 국장의 해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앞서 백악관이 코미 전 국장의 해임 사실을 발표하면서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죠. 또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내통 의혹 조사를 특별 검사에게 맡기기로 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 검사로 지명했죠.

진행자) 코츠 국장과 로저스 국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코츠 DNI 국장과 로저스 NSA 국장에게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증거가 없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두 사람은 대통령의 이런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화요일(6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츠 국장에게 FBI 수사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사 초점을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코미 전 국장을 설득해달라고 했다는 건데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이날 청문회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코츠 국가정보국장과 로저스 국가안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자세한 대화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만한 압력을 받은 일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오늘(7일) 청문회는 러시아 대선 개입 문제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말 만료되는 해외정보감시법(FISA)의 702조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702조는 미국 정보당국이 해외에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미 정보 당국은 이 조항을 테러 방지에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조항을 매번 재연장할 필요 없이 영구 조항으로 만들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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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한인 2세가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져서 한인 사회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인 2세 변호사 로버트 리 안 후보가 캘리포니아 주 보궐 선거에 출마했는데요. 멕시코계인 지미 고메스 후보에게 40% 대 60%으로 패했습니다. 화요일(6일) 선거는 하비어 베세라 전 의원이 주 법무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열렸는데요. 안 후보는 지난 4월 초에 실시된 1차 투표에서 고메스 후보에 이어 2위에 오르면서, 1, 2위가 대결하는 이번 결선투표에 진출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안 후보가 승리했다면, 1990년대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 이후 거의 20년 만에 한인 연방 의원이 탄생할 수 있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또 김창준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안 후보가 승리했다면 민주당 소속 첫 한인 연방 의원으로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정당에 상관없이 한인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하는 운동을 벌였는데요. 그 덕분인지 조기투표 결과가 나오던 화요일(6일) 개표 초반에는 안 후보가 고메스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조기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4명 중 1명은 한인이었을 정도로 한인들의 투표율이 높았는데요. 하지만 선거 당일에 투표한 사람들의 표가 집계되기 시작하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요. 결국, 어젯밤 늦게 안 후보가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선거구 주민이 대부분 히스패닉, 그러니까 중남미계라고 했는데, 한인들의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나 보군요.

기자) 네, 이 지역에 한인 중심지인 코리아타운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한인 인구는 6% 정도에 불과합니다. 60%가 히스패닉인데요. 사실 안 후보가 한인 사회뿐만이 아니라, 다른 주민들에게도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 하원의원인 고메스 후보에 대항해 ‘아웃사이더와 인사이더의 대결’을 강조했고요. 기성 정치인이 아닌 외부의 참신한 이미지를 내세우려 했는데요. 주류 정치권의 높은 벽을 뚫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안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올해 만 41살로 한국 이름은 안영준인데요. 변호사 출신으로 LA 법원 재판연구원으로 일했고요. 부동산, 사업투자 관련 사업 등을 하면서 현재 LA 시 커미셔너, 시 위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안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실망하지 않는다면서, 선거운동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