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을 동해 (일본해) 쪽으로 발사했습니다. 옛 소련제 미사일을 개량한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데, 한반도 서해안 지역이 실제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8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일본해 방향으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의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참 노재천 공보실장의 8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노재천 공보실장 / 한국 합참] “북한은 오늘 아침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수 발을 발사하였습니다. 비행거리는 약 200㎞이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분석 중에 있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8일 오전 6시 18분쯤부터 북한이 잇달아 쏘아 올린 미사일을 포착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을 쏜 지 10일 만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현 정부 들어 벌써 5번째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됩니다.
또 이 순항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약 2km로 분석됐습니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낮게 비행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로켓이 아닌 제트엔진을 쓰기 때문에 비행속도도 음속 0.8~0.9 정도로 느립니다. 대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적의 레이더망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미사일 도발의 관건은 정확한 유도 기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거리와 함께 정확하게 유도해서 명중시키는 데 집중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은 한반도 서해안 방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이춘근 선임 연구위원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서해안 5도 방어할 때 서해 5도 백령도, 연평도가 북한 땅이랑 가깝게 붙어있잖아요. 지원하려면 함정이 가깝게 접근해야 하는데 함정이 전부 다 사거리에 들어오잖아요. 우리 구형 함정들은 그런 것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상당히 위협적이죠, 서해안 방어 쪽에서는. 상륙할 때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 역시 북한이 실험은 동해에서 했지만 실제 위협은 서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사거리 200km의 이 순항미사일을 황해도에서 발사할 경우 한국 측 서해 작전세력이 모두 사정권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황해도 쪽에 배치한다고 하면 200km라고 하면 군산권이에요. 전라북도하고 충청도하고 경계선 지역이죠. 그 지역까지가 직선거리 200km에요. 서해 우리 모든 작전세력이 다 포함되는 거예요. 평택, 태안반도 이 밑에 지역까지가 북한의 사정권에 다 든다는 거죠. 그리고 서해에서 한-미 연합훈련 한다, 해군 훈련한다 그러면 대부분 태안반도에서 하거든요. 거기가 100~150 km 지점이거든요. 그러면 다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거죠. 서쪽으로 접근하는 미군세력들을 완전히 거부하는 거죠.”
김동엽 교수는 아울러 이 순항미사일은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정확한 유도기술을 장착해 원하는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만큼 서해안의 섬 뒤에 숨은 함정을 타격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미군 함정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