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가 후방 지역인 경상북도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부지까지 정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한국에서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무인기가 한국 상공을 마음대로 넘나들며 후방지역 군사시설까지 정탐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한국 군이 이를 탐지하고 격추하는 능력을 최대한 빨리 보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지난 2014년 3월~4월 사이 서해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 그리고 강원도 삼척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 3대는 수도권과 서북도서 등 상대적으로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지역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수거된 무인기는 북한 어느 지역에서 이륙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성주 상공을 선회해 강원도 인제까지 비행함으로써 비행거리가 상당히 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주에서부터 무인기가 발견된 인제 부근 군사분계선까지는 270여 km로 이 무인기가 추락하지 않고 북한으로 되돌아 갔을 경우 비행거리는 500km를 훨씬 넘습니다.
지난 2014년 발견된 무인기에는 단발 엔진이 달려 있었으나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쌍발 엔진이 달려 있었습니다. 쌍발 엔진을 달아 추력을 키워 비행거리를 늘렸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무인기를 남쪽으로 날려 보내는 것은 ‘상대지역 상공 존중’을 규정한 정전협정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3년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이후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앞으로도 무인기 엔진을 개선해 비행거리를 늘리고 속도도 높이면서 레이더 전파 반사 면적을 줄여 추적을 따돌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육군은 현재 저고도 탐지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소형 비행체 탐지 능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국 군은 최근 청와대를 포함한 서울 핵심 지역에서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는 이스라엘제 전술 저고도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10여 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입니다. .
공군도 전방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경비행기 AN-2 등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접경지역이 넓어 전체 지역을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현재 개발 중인 차기 국지 방공레이더의 작전요구 성능에 소형 무인기 탐지 능력을 추가했으나 아직 전력화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군사위성이 없는 북한은 대남 감시, 정찰을 위해 무인기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북한은 현재 3~400대의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용도의 무인기를 계속 개발 중인 것으로 한국 군 당국은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무인기로는 중국의 ‘D-4’를 개조한 ‘방현-1’과 ‘방현-2’가 있지만 정찰과 공격 임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 ‘두루미’를 개발하는 등 무인기 전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