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매년 6월 전세계 공산주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공산 정권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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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이 되면 워싱턴 도심 한 복판 작은 공원에 세워진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 아래 울긋불긋 아름다운 꽃들이 수북이 쌓입니다. 1억 명이 넘는 공산 정권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바쳐진 꽃입니다.
‘갇혀 있는 나라 국민들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란 문구가 새겨진 여인 모습의 이 추모동상 앞에서 지난 9일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를 위한 헌화식이 열렸습니다.
올해로 10년 째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VOC’의 헌화 행사에는 매년 수많은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옛 동구 공산권 나라와 스웨덴, 캐나다, 한국 등 19개 워싱턴주재 대사관, 미국 내 공산권국가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권단체 등 총 50여 개에 이릅니다.
단체나 기관에 소속돼 있지 않은 사람들의 참여도 늘고 있는데요, 한 13세 중국인 소녀는 엄마와 함께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리려고 나왔습니다.
이 소녀는 `VOA'에, 아버지가 중국 정부가 금지한 ‘파룬궁’ 수련 활동으로 투옥돼 모진 고문 끝에 생을 마감했다며, 아버지가 출옥 후 몇 주 동안 살아있었지만 당시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끔찍해 한 번도 안아드리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녹취: 중국 소녀] 중국어
이 중국인 모녀는 최근 난민 자격을 얻어 미국에 입국했고, 중국계 미국인들의 도움으로 중국 내 파룬궁 수련의 자유를 외치며 인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미 동북부 보스턴에서 온 20대 미국인 대학생은 자신의 가족이 리투아니아에서 왔다며, 헌화식이 자신에게 매우 의미가 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20대 미국 대학생]”Very meaningful to me. My family is from.. They had to leave..”
이 학생은 옛 소련 점령 당시 나라를 떠나야 했던 자신의 가족이 미국에 살기까지 힘겨운 시간을 겪은 것으로 안다면서 눈물을 닦았습니다.
1940년대 소련에 의해 점령됐던 발탁국가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왔다는 엘레나라는 이름의 라트비아 국적 20대 여성은 당시 증조부의 결단으로 가족 모두가 캐나다로 이주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엘레나] ”So our three countries were occupied in 1940 by U.S.S.R and this..”
51년 동안 이어진 옛 소련 정권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증조부의 결단이 없었다면 자신의 가족도 희생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헌화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베네수엘라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이 흘렀습니다.
울리 모이지스 아르테가라는 이름의 이 청년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학정에 항거한 상징적인 인물로 소개됐는데요, 미국 언론매체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헌화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내 대북인권단체들도 추모 동상 앞에 꽃다발과 화환을 내려놓고 묵념했습니다.
대북 정보 유입과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인 `노 체인' 북미주 대표 헨리 송 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헨리 송] "지금 북한에는 관리소 수감소에 수 십만 명이 갇혀있기 때문에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국가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솔티 대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과거 공산 정권의 희생자들과 현존하는 5개 공산국가에 대한 인식을 잃어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솔티 대표는 북한 정권에 의해 억압 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알리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며, 북한 땅에 이런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수전 솔티]”I would just want to send really strong message to the people of the..”
“우리는 이곳 워싱턴에서 북한에 있는 여러분께 메시지를 보냅니다. 우리는 악마 같은 김정은 정권 아래 고통 당하는 여러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매년 이 헌화식에 참여하고 있는 미주탈북민연대의 그레이스 조 부대표는 공산 독재정권의 생존자로서 헌화하는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그레이스 조] ”생존자로서 추모를 할 수 있는 이 자체가 너무 의미 있고, 앞으로 미래에 비극이 안 생기려면 우리 젊은 세대가 지나간 역사라고 해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아끼며 소중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조 부 대표는 북한인권운동가로서 지구상에 있는 공산주의국가에 희생 당한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란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그레이스 조] “(공산주의)같은 정권 아래서 우리가 다같이 희생된 거잖아요. 피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우리는 똑같구나, 북한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이날 행사에서는 리투아니아의 독립에 큰 공을 세운 인물로 리투아니아 최고위원회 수장을 지낸 비터타스 랜스버거스 씨가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현장음]
랜스버거스 씨는 과거 독재정권의 참혹한 만행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의 에드워드 리 이사장은 `VOA'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권력을 위한 전략으로 미사일을 쏘고 국민들을 통제하고 있지만 전세계는 그 영향력이 거짓됨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드워드 리] “Part of hisstrategized maintain power is keep sending off missiles..”
리 이사장은 전세계인들이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들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 이사장은 최근 미 의회에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박물관 설립 법안이 발의됐다면서 올해 안에 워싱턴에 박물관이 건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