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소식을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 시각 조지아 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내년 중간선거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이어서 미 연방 대법원이 인종 차별의 의미가 있는 상표 역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린 소식, 또 어제(19일) 백악관에서 미국 첨단기업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기술위원회 회의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늘(19일) 미국 동남부 조지아 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해서 보궐 선거가 열리게 됐죠?
기자) 네, 이번에 보궐 선거가 열리는 곳은 조지아 주 제6선거구인데요. 주도인 애틀랜타를 포함하는 곳인데, 12년 동안 이 지역을 대표해왔던 톰 프라이스 전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빈 자리가 났습니다. 지난 4월 18일에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민주당의 존 오소프 후보와 공화당의 캐런 핸들 후보가 1, 2위에 오르면서, 이번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진행자) 오늘(20일)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 두 후보,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오소프 후보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민주당의 오소프 후보는 올해 30살입니다. 의원 보좌관 출신이고 기록 영화 제작자로 활동한 것 외에는 별다른 경력이 없는데요. 하지만 지난 4월 예비선거에서 48%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했습니다. 당시 지지율이 50%를 넘겼으면, 자동으로 당선됐을 텐데요. 2%p가 모자라서 이번에 결선투표에 나오게 됐습니다. 오소프 후보는 지난 예비선거가 끝난 뒤 승리 연설에서 어려움을 딛고 예상을 깼다고 말했는데요. 당시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오소프 후보] “We are changing the world…”
기자) 네,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오소프 후보의 말 들으셨는데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조지아 주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소프 후보는 당시 “Make Trump Furious”,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자”란 구호를 내걸었는데요. 이에 미 전역의 트럼프 대통령 반대자들이 호응하면서 막대한 선거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인 캐런 핸들 후보는 경력이 어떻습니까?
기자) 오소프 후보가 정치 초년생으로 신선한 얼굴을 내세우고 있다면, 핸들 후보는 조지아 주 총무장관 출신으로 경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소프 후보가 정당을 넘어 협력하겠다, 예산 균형을 맞추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데 비해서, 자신은 이미 그런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겁니다. 핸들 후보는 단 한 표만 오소프 후보보다 더 받으면 된다면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핸들 후보] “What I’ve seen from our numbers is that…”
기자) 투표일에 앞서 진행된 조기 투표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였다는 건데요. 오소프 후보는 예비선거 때만큼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핸들 후보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어떻습니까? 누가 이길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소프 후보가 49.3%, 핸들 후보가 47.8%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는 이곳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20%p가 넘는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승리했는데요. 지난해 선거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겨우 1.5%p 차이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눌렀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가 왜 이렇게 관심을 끄는 거죠?
기자) 원래 공화당 텃밭인 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뜻밖에 강세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영향력 있는 공화당 정치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처음 당선됐던 1979년부터 줄곧 공화당이 장악해왔는데요. 그런 곳에서 경력도 별로 없는 오소프 후보가 지난 예비선거 때 82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금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내년에 중간 선거가 열리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각 당의 선거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정치인들의 경우, 이번 보궐 선거에서 공화당의 핸들 후보가 패한다면,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반대로 이번에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거죠. 민주당은 오소프 후보가 이번에 승리한다면, 그 기세를 밀고 나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전국적으로 관심을 끄는 선거인만큼 다른 지역에서 지원도 들어왔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두 후보가 이번 선거운동에 쓴 자금이 5천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지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미국 하원의원 선거 역사상 가장 돈이 많이 든 선거로 기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공화당 후보를 돕기 위해 나섰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9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핸들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요. 펜스 부통령은 핸들 후보를 위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 주 바로 위에 있는 주죠? 오늘(2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보궐 선거가 열린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제5 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가 열리는데요. 믹 멀베이니 전 의원이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자리에 오르면서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겁니다. 부동산 개발 사업가인 공화당의 랠프 노먼 후보와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민주당의 아치 파넬 후보가 맞붙는데요. 노먼 후보가 큰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조지아 주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몬태나 주와 캔자스 주에서 열린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는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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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한 악단의 이름과 관련해 내린 판결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네, 바로 오리건 주 악단 ‘슬랜츠(The Slants)’의 이름과 관련한 소송이었습니다. 슬랜츠라는 단어는 눈이 찢어졌다는 의미로 다른 인종 사람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인데요.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특허청이 상표 등록을 거부했었죠.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어제(19일) 비하하는 의미가 있더라도 정부가 상표 등록을 막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들이 이런 판결을 내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악단의 이름을 거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거죠. 대법관들은 같은 이유로 악단의 손을 들어준 연방 항소법원의 결정을 전원 일치로 지지하면서, 모욕적인 의미가 있더라도 혐오스럽지 않다면 특허청이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특허청의 결정은 수정헌법 1조의 기본 근간을 침해하는 결정으로 모욕적인 생각의 표현 역시 금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송이 어떻게 해서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갔던 걸까요?
기자) 슬랜츠는 아시아계 남성 4명으로 구성된 록 밴드 즉 악단으로 지난 2011년에 악단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려고 특허청에 등록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악단 이름에 아시아인 비하 의미가 들어있다는 이유였죠. 그러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슬랜츠 측이 미국 특허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1심에서는 연방 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악단이 패소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연방 항소순회법원은 9대 3으로 악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전 행정부가 상고하면서 결국 이 사안은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슬랜츠 측은 왜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요?
기자) 슬랜츠 측은 악단 이름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겠지만, 아시아계를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을 긍지의 이름으로 바꾸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월 구두 변론에서 일부 대법관들은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들의 관점을 표현하거나 홍보하기 위해 도발적인 이름을 사용하는데 이런 이름의 등록을 막는 것은 견해차에 따른 차별 행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소송으로 주목받는 소송이 또 한 건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워싱턴 DC에 연고를 둔 미식축구팀 ‘레드스킨스(Redskins)’ 관련 소송입니다. 레드스킨스를 직역하면, ‘붉은 피부’라는 뜻인데요. 하지만 이 표현에 미국 원주민 인디언을 비하하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 2014년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특허청은 레드스킨스팀의 로고 등의 상표 등록을 취소했고요. 그러자 레드스킨스 측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1심에서 패하자 항소했는데요. 이번에 연방 대법원이 슬랜츠 악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레드스킨스 관련 소송 역시 비슷한 판결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대법원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소송을 대법원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어제(19일) 위스콘신 주의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소송을 다루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위스콘신 주가 지난 2011년 획정한 선거구가 소수계 유권자들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종적인 선거구’라는 주장에 따라 시작된 소송인데요. 앞서 위스콘신 주 대법원은 이 선거구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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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어제(19일) 백악관에서 미국 기술위원회 회의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는지, 또 어떤 문제가 논의됐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번 백악관 회의에는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18개 미국 첨단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는데요. 백악관은 정부 정보기술 시스템을 최신 기술로 개선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산을 줄이고, 낭비를 없애며, 서비스를 향상하길 바라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1조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기술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미국인들에게 획기적으로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연방 정부 현대화를 위해서 미국 기술위원회를 새로 설립했고,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에게 이 일을 이끌도록 맡겼습니다. 쿠슈너 고문은 정부 전산제도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6천 개가 넘는 정부 데이터 센터를 통합해서 인터넷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보관 시스템으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기업 대표들이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미국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현대화된 정부가 돼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못하다면서, 앞으로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상업용으로 나와 있는 기술을 이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업 대표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재능 있는 인재를 구하기가 힘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함께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