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 만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시작으로 그동안 많은 정상과 회담했는데요.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열린 여러 정상회담의 내용과 이모저모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정상회담이란 무엇인가”
국가원수의 가장 큰 권한이자 역할 중 하나는 바로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각 나라가 각자의 이익과 명분을 극대화하고 실리를 챙기기 위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최고의 책임을 가진 수장들이 펼치는 최고 수준의 외교가 바로 정상 회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상 회담은 두 나라 이상의 최고 권력자가 만나 공통의 문제에 관해 함께 의논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정상 회담을 통해서 각 나라의 기술이나 자원, 문화 등의 활발한 교류를 약속하기도 하고, 때로는 갈등을 해결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대부분의 현안이나 세부적인 내용은 장관이나 실무진들이 만나 협의를 하고 해결을 하지만, 각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만나는 정상 회담은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대내외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 영국의 메이 총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뒤 1주일 만인 1월 27일, 백악관에서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에 큰 관심이 쏠렸는데요.
언론에서는 두 정상의 만남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에 빗대 ‘신 밀월 관계’가 될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난민과 기후 변화 문제 등에서 공조 체제를 구축하며 돈독한 관계를 보인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 대해 줄곧 비판적이었는데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우방인 영국과의 관계 회복을 대유럽 외교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이 회담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후보 시절부터 줄곧 비판해오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무용론에서 한 발짝 비켜나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과 영국의 변함없는 군사적 동맹을 천명했으며, 테러를 일삼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IL을 뿌리 뽑기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유럽연합과 관세동맹 탈퇴를 선언한 메이 총리와, 이를 칭찬하면서 다자간 경제협력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강력한 우방임을 과시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1월에 뉴욕의 트럼프 호텔에서 만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취임 이후 2월 10일에 공식 정상회담을 하면서 그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과 일본이 강력한 우방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아시아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굳건한 동맹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아베 일본 총리]
이 자리에서 양국은 특히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도발에 공동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을 약속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미-일간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 내에서 4천5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7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고속철도와 에너지,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산업 분야에 양국이 적극 투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을 두고 양국 언론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서로의 필요를 보완하고 공조를 재확인한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두 강대국 정상의 만남 -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지난 4월 6일과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위상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무역 불균형 문제와 남중국해 갈등, 북한 핵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회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중국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하고, 중국이 환율 조작 등 각종 불공정 행위로 미국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양국 정상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었고, 결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또 안보 분야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북핵 관련 문제,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의 한국 배치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았는데요. 당초 이 안보 분야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양국 정상은 큰 진전이 있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한편, 양국 정상의 만남은 ‘세기의 만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회담 기간에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학살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극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관심에서 비켜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활발한 정상 외교”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5개월여 동안 수많은 외국 정상을 맞이했는데요. 지난 2월 13일에는 이웃 나라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양국의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3월 17일에는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문제와 무역협정, 이민과 난민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던 두 정상은 사진 촬영 시간에 악수를 피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 회담이 순조롭지 않음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함과 동시에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해 수많은 정상이 미국을 찾아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건데요. 북한 핵 문제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에 올랐습니다.
“정상회담 이모저모”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아베 총리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휴양 시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맞았는데요. 아베 총리와는 함께 골프를 치고, 시진핑 주석과는 산책을 함께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렇게 ‘겨울 백악관’이라는 별칭이 붙은 휴양 시설에서 극진한 대접을 하면서 정상 간의 회담이 한층 부드러워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과거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됐는데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치고, 직접 골프 카트를 모는 등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취임 후 첫 백악관 환영 만찬을 베풀었는데요. 이렇게 두 나라 정상이 어떤 모습을 연출하는지, 또 어떤 예우를 받는지는 두 나라의 관계와 회담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백악관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최고의 예우를 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