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내 한인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해외에 있는 한인들을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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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 마지막 일정이었던 동포간담회가 지난 1일 워싱턴 시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미 전역에서 한인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담회는 이전 한국 정부가 주관한 간담회와 여러모로 달랐습니다.
먼저 저녁만찬 아닌 오찬 행사로 열렸고, 간담회 시간도 기존 40분에서 두 배로 늘어 두 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한인들은 '문 대통령이 한인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다'는 한인 언론의 보도를 일찌감치 접한 때문인지 호텔 정문 앞에서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파이팅’, ‘힘내세요’ 등의 내용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호텔 정문에서부터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모습은 연예인을 기다리는 팬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복 혹은 정장을 차려 입은 한인들은 호텔 2층 간담회장 앞에 설치된 보안검색을 거치는 동안에도 힘든 기색 없이 대화를 나눴는데요,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40 대 한인 여성은 문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Snapshot 070717 YHJ ACT 1>[녹취: 40대 한인여성> “장관님들 취임하시는데, 학력보다는 실력 위주로 뽑으시는거 같고, 삶을, 어떻게 살아왔나를 보시고..하는 거 보고..”
20대 한인 커플은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직접 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Snapshot 070717 YHJ ACT 2>[녹취:이은영] "이니는 문재인 대통령 별명이에요. 그냥 저는 응원해 드리고 싶어서, 앞으로 지금 솔직히 언론에서 단점만 잡으면서, 언론에서 기사를 내고 하니까, 지지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함께 온 유학생 김민호 씨는 정치에 무관심했다가 문 대통령 정권 이후 생각이 달라졌고 지금은 한국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애틀란타에서 온 한인 여성들은 ‘세월호를 잊지 않는 애틀란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체의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SNS를 통해 꾸준히 시민운동을 벌여왔다고 말했습니다.
<Snapshot 070717 YHJ ACT 3>[녹취:오지양] "정권이 바뀌면서 달라진 것 같아요. 갑자기 공식적인 행사에 초대받는 게, 변화가 있구나 체감되는 부분인 거 같아요.”
이밖에 10여명의 한인들도 문 대통령을 지지해 왔거나 지지하기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반응이었습니다.
보안검색문을 지나 간담회장 앞 로비에서는 한인들이 구호를 외치며 사진촬영을 하는 등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이들 가운데 캐나다와 하와이 주, 미 동부 애틀란타, 뉴욕, 보스턴, 중부 시카고, 휴스턴, 그리고 서부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10여개 도시에서 모인 한인들의 수만 250명에 달했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 초청자 명단 작성의 기준은 ‘소통과 화합’이라는 목적 아래 가급적 전국구로,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와 이전에 배제됐던 명단이 올랐습니다.
보수, 진보 등 성향 별 분석은 없었지만 각 분야와 단체들이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기여한 내용이 반영됐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정오가 되자 간담회장 문이 열렸는데요, 파란색 조명 아래 세워진 태극기와 성조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태극기가 세워진 강단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자가 함께하는 재미동포 초청 오찬.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벽보가 붙었습니다.
진행자로 나선 한국 코미디언 김미화 씨는 ‘문재인 대통령님 내외께서 입장하십니다’ 를 외쳤고 한인들 모두 기립박수로 대통령 내외를 맞았습니다.
[현장음]
두 한인 어린이가 문 대통령 내외에게 화환을 안겼고 국가의례 없이 한인단체장의 환영인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음: 문재인 대통령 연설] “역대 최고의 재외국민 투표율도 2012년 보다 투표자 수가 40% 높았습니다. 그 중심에 동포 여러분의 간절한 염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은 미-한 정상회담을 마친 바로 다음날 열린 간담회인만큼 한인들에게 정상회담의 소감을 나눴습니다.
[현장음: 문재인 대통령 연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부관계자와 정치 모두가 촛불행진으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대한민국을 존중해주고, 또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저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어조로 연설 내내 많은 박수를 받았는데요, 한인들은 30여 차례 박수갈채를 보내며 문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문재인! 문재인!문재인
문 대통령은 이날 북 핵 문제, 사드 배치 등 한반도 주요 현안을 비롯한 미-한 동맹 강화 노력을 강조했는데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재외동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장음] “지금 재외동포가 760만 명에 달하고 한 해 해외여행객만 2천만 명이 넘습니다…”
재외동포를 위한 통역, 수감자 지원 법률서비스를 위한 영사 인력 확충 등 재외공관 역할 확대, 동포사회 한국문화 교육 지원, 차세대 동포의 리더양성 등의 내용입니다.
대통령 연설에 이어 지역 한인 음악가들의 연주, 그리고 한인들이 직접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지했다는 한인 여성은 아들과 함께 울먹이며 소감을 말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이날 메시지를 전달한 한인들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습니다.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93세 정규석 어르신 울먹이시며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달라 하신 문미순 님과 아들 리안이, 동포 여러분의 당부를 잊지 않겠습니다. 자랑스러운 나라,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 영부인도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인들의 요청에 의해 즉흥으로 이뤄진 것인데요, 지난달 29일 백악관 만찬에서 선보였던 한복 차림의 김정숙 여사는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똑바로 서도록 잘 받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음: 김정숙 여사] “정말 감사합니다. 하시는 말씀 소중하게 잘 들었고요. 제가 할 일은 문재인 대통령 똑바로 서서 올바른…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된 동포간담회는 600여 한인들과 문 대통령의 기념촬영 후 대통령 내외의 퇴장으로 끝났습니다.
한인들은 간담회가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 않고 여운을 나누는 모습이었는데요, 매릴랜드에 거주하는 매튜 리 ‘코비 미정부조달협회’ 회장은 자신은 보수지만 문 대통령의 행보에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Snapshot 0707 YHJ ACT 4> [녹취 : 매튜 리] “지난 때 보다 훨씬 동포들과 시간을 많이 쓰셨고 지난 때는 형식적인 것에 치우쳤는데, 서민적인 행보가 참 좋은 것 같고 높이 사고 싶습니다. 어차피 한국 대통령이 되셔서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대 한-미 교류를 통해서 전략적인 상호이익이 되는 관계가 됐으면 합니다.”
8살 때 이민 왔다는 20대 한인 여성은 너무 벅차서 눈물이 났다며 울먹이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Snapshot 0707 YHJ ACT5 >[녹취 : 20대 한인 여성] “대통령님이 앞으로도 많은 지지를 받고 가는데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무겁다고 하셨잖아요. 국민을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하시고 생각하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일부 한인들은 재외동포에 대한 지원 내용과 관련해 미국 시민이 된 한인들에게는 특별히 와 닿는 내용은 아니었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장에는 강경화 한국 외교부장관이 한인들과 사진촬영을 하는 등 친근한 모습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를 마치고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르는 것으로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