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서울에서는 어떤 소식 준비하셨습니까?
기자) 9일째 이어지고 있는 장맛비가 가뭄 해갈을 넘어 비 피해를 안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물 폭탄을 쏟아냈고 내일까지 최고 200mm의 비가 더 예고돼 있습니다. 여름보양식을 챙겨 먹을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육견 상인 단체들의 ‘개고기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한국사람들의 삶의 질이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지역 13개국 가운데 13위, ‘꼴찌’라는 조사결과나 나왔다는 소식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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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먼저, 장마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한국 전역에 비가 많이 내렸군요.
기자) 경남과 전남 일부 지역과 제주도를 제외한 한국 거의 대부분 지역에 많이 비가 쏟아졌습니다. 왔다가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장마가 9일째인데요. 어제와 오늘은 서울과 경기 충청, 강원 등에 물 폭탄을 쏟아내 비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쏟아진 비에 주택20여채가침수됐고, 큰 비를 감당하지 못한 비닐온실, 농경지도 아예 물바다가 되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산이나 언덕이 가까운 도로는 흘러내린 토사에 도로가 통제되거나 사고로 이어진 곳도 많은데요. 특히 임진강 유역, 경기도 연천군 필승교 인근은 물어난 물이 위험수위를 넘어 야영· 낚시객들의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구요. 어제는 서울 북한산 암벽등반에 나섰던 60대 여성이 갑자기 내려진 번개에 맞아 목숨을 잃는 인명사고가 났습니다.
진행자) 극과 극의 날씨 상황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주고 있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뭄 걱정이 대단했는데, 이제는 반대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기자) 충청도 서북부 지역은 아직도 100mm 정도의 비가 더 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역은 산사태를 우려하고 있을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보통 시간당 15mm 를 ‘강한 비’라고 하는데 시간당 20~50mm 의 비가 쏟아진 지역은 침수와 하수 역류 피해를 맞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도 비가 많이 온 덕에 저수지와 댐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소식은 다행이군요.
기자) 일부 지역은 오히려 평년 이상의 강우량과 저수율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저수율0%를 기록해 뉴스가 됐던 충남 서산의 대호호에 다시 물이 들어찼습니다. 물고기까지 폐사할 정도로 바닥을 드러냈던 소양강과 보령댐도 평년보다 수위가 높아졌거나 저수율 두 자릿수를 회복했고 한국 전역 20개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은 예년 평균을 넘어선 42.9%로 올라섰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비는 많은 지역에 걱정을 키우고 있는데요. 서울경기 등 중북부 지역에는 내일까지 많게는 200mm까지 비가 더 내릴 예정이어서 큰 비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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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름철 건강을 위해 보양식을 챙겨먹게 되는 복(伏)날이 가까워졌나 보군요. ‘개고기 논쟁’이 뜨겁다구요.
기자) ‘개고기 먹는 식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는 동물보호시민단체 회원들과 ‘개고기 반대는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개사육농장과 육견단체 회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거리행진에 나섰습니다. 오는 12일 초복을 시작으로, 22일 중복, 다음달 11일 말복까지 여름 보양식을 챙겨먹는 삼복기간이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특히 국회에서 개고기 금지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찬반단체의 주장과 대시민 홍보 등이 더 뜨겁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식문화라고 하지만 요즘은 반대의 목소리에도 힘이 많이 실리고 있지요?
기자) 지난 주말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과 인사동에서 개고기 반대 시민단체 집회가 열렸습니다. 개고기는 중국 전통에서 파생한 악습이고 복(伏)이라는 한자에 견(犬)자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복날에 무고한 개들이 학살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낮 서울광장에서는 흰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고 3.1운동에 나선 듯한 차림의 중고등학생들이 ‘이제 그만 잡수시개’ ‘개한독립만세’를 구호로 내걸고 개고기문화를 반대하는 성토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협회단체에서는 한국 전역의 개 농장은 3천곳이고, 식용으로 도살되는 개가 1년에 100만마리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개고기를 반대하지 말라는 쪽의 주장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오래 전부터 먹어온 전통문화라는 것입니다. 식용견과 애완견은 근본 태생부터 다르니 비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남 모란 시장 등의 개고기 시장 폐쇄 움직임 등으로 전국 개농장과 육견상인들이 생존권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빨간 띠에 꽹과리까지 든 육견단체 회원들이 한국 정부와 국회를 향한 호소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축산법에 가축으로 규정돼 있는 개가 식품가공법에서 빠져 있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니 합법화 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전국 1만7천여 개 사육농가와 관련 종사자 150만명이 개식용문화 반대 움직임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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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국사람들의 ‘웰빙지수’ 관련 소식을 들어보지요. ‘웰빙지수’ 그러니까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한 점수로 보면 될까요?
기자) 한국 사람들의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관련 분야의 점수를 매겨 함께 조사를 진행한 12개 나라와 비교해 매긴 순위가 나왔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시그나그룹이 인도, 타일랜드,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스페인, UAE, 뉴질랜드. 영국 터키 등 유럽 주요국가를 대상으로 웰빙지수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한국의 웰빙지수가 53.9점으로 13개국 중 꼴지였습니다. 한국은 평균 62.3점에 비해 8.4점 낮았고, 지난해보다도 6.8점이 더 떨어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살아가는 환경 조건이 더 안 좋아졌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응답자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지난해보다 살기 더 어려워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해 전 보다 점수가 제일 많이 떨어진 분야는 재정부문이구요. 가족, 신체, 사회관계와 업무 순서로 한국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특히 한국사람들의 경우 평소에는 건강관리에 소홀하다가 노년기에 돌보는 경향이 많아 50~60대의 의료비용이 13개국 평균의 2.5배가 더 많았구요. 은퇴 후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걱정이 조사대상국 중에 가장 컸습니다. 부모봉양과 자녀양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한국 국가적 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는데, 촛불 시위로 대표될 수 있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