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클린턴 정보 들으려 러 접촉"...상원 건보법안 사장 위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남 도널드 주니어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지난해 선거 운동 기간에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오늘(10일) 연방 의회가 다시 개원하지만,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또 미국에서 지난달 22만2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면서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전달보다 소폭 오른 4.4%로 나타났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지난 주말 미국으로 돌아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오자마자, 러시아 내통 의혹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6월에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와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주니어 씨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가 있던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씨와 만났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도 이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폴 매너포트 당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도 동석했습니다.

진행자) 이 만남이 왜 문제가 되는 건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날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러시아인과 사적으로 만남을 가진 것이 처음 확인된 경우라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는 지난해 6월 9일에 문제의 러시아 변호사를 만났는데요. 이때는 아직 공화당 전당대회 전이지만, 트럼프 당시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한 다음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이날 만남에 응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서 트럼프 주니어 씨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주니어 씨는 지난 토요일(8일) 첫 보도가 나온 뒤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는 2013년에 러시아에서 국제 미인대회의 하나인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개최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 이날 모임을 주선했다고 밝혔는데요.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사전에 몰랐다면서,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가진 사람이란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선 투표일이었던 지난해 11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변호사.

진행자) 누구인지 몰랐다는 상대가 러시아 변호사 베셀니츠카야 씨로 드러났는데요. 이 변호사가 실제로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했는지요?

기자)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트럼프 주니어 씨는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관련 있는 사람이 민주당전국위원회와 클린턴 후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다, 이렇게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말했지만, 얘기가 모호하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별로 의미 있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금방 드러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여성이 러시아 어린이 입양 문제에 관한 얘기로 화제를 바꿨다면서, 바로 그 문제로 찾아왔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트럼프 주니어 씨는 말했습니다. 이날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은 20분에서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러시아 변호사 측 반응도 알아볼까요?

기자) 베셀니츠카야 씨는 트럼프 주니어 씨와 만났을 때 대통령 선거에 관한 얘기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 정부를 위해서 일한 적도 없고, 이런 문제를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의논한 적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의 고객들 가운데는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과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습니까? 장남이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걸 알고 있었는지요?

기자) 전혀 알지 못했고 회동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 어제(9일) 밝혔습니다. 쿠슈너 고문이나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쿠슈너 고문의 변호인은 앞서 비밀 취급 인가를 위한 신원조회를 거칠 때 이날 만남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매너포트 씨 역시 의회 조사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부터 측근들과 러시아 관리들이 내통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재 상, 하원 여러 위원회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고, 특별 검사까지 임명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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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휴회에 들어갔던 연방 의원들이 오늘(10일) 다시 모입니다.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논의하다가 휴회에 들어갔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휴회 기간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공화당이 내놓은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최소한 50표가 필요한데요. 공화당 의원 52명 가운데 현재 최소한 10명이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서도 법안 통과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

[녹취: 매케인 상원의원] “My view is that it’s probably…”

기자)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상원 법안은 죽은 법안으로 생각한다는 건데요. 매케인 의원은 앞으로 민주당 의원들과 협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주에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 역시 민주당과 협력해야 할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공화당 힘만으로 건강보험개혁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민주당과 협력해서 현행 오바마케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 의원이나 매코넬 의원은 이렇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다들 이런 생각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의원들도 있는데요. 좀 더 보수적인 성향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크루즈 상원의원] “In my view, failure is not an option…”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

기자) 실패는 있을 수 없다고 크루즈 의원은 말했는데요. 오바마케어 폐지는 공화당이 7년 동안 유권자들에게 말해온 공약이라면서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크루즈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일단 오바마케어 폐지안을 통과시키자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를 먼저 폐지하면, 당장 많은 사람이 건강 보험을 잃게 될 텐데요.

기자) 오바마케어 폐지안을 통과시키되, 폐지 시기를 1년에서 2년 뒤로 정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대체 법안을 논의하자는 안인데요. 크루즈 의원은 많은 사람이 오바마케어에 반대하는 이유는 보험료가 계속 치솟기 때문이라며, 좀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보험료를 낮춤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9일) 이와 관련해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민간인일 때부터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를 추진하는 소리를 들었다”, “마침내 공화당에 기회가 왔다”면서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오바마케어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는데요.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원하는 이유, 또 상원 공화당 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의 의무 가입 조항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오바마케어 시행 이후 보험금이 치솟았고, 정부 지원금 때문에 재정 적자가 심화된다며 줄곧 반대해왔습니다. 지난달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공개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은 의무 가입 조항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의회 산하 초당적인 연구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10년 동안 2천200만 명이 추가로 보험을 잃게 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대신 연방 정부 재정 적자는 3천억 달러 이상 절감된다고 추산했는데요. 하원에서는 지난 5월에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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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6월 노동지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금요일(7일) 지난달 미국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22만2천 개 만들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문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로,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건데요. 지난 4월의 신규 일자리도 17만4천 개에서 20만7천 개로 상향조정 했고요. 5월의 일자리 역시 지난달 발표된 13만8천 개를 웃도는 15만2천 개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진행자)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건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올 6월까지의 월간 신규 고용 평균치는 18만 개로 작년의 18만7천 개에 비하면 약간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더딤에도 불과하고 이렇게 새로운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고용을 계속 늘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느 부문에서 신규 고용이 많이 이뤄졌을까요?

기자) 네, 보건과 서비스, 식당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겼고요. 정부에서도 고용 증가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신규 일자리는 이렇게 호조를 보였지만 실업률도 조금 올랐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실업률은 4.4%로 16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 5월의 4.3%보다 0.1%p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자 더 많은 미국인이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한 겁니다. 현재 직장이 없는 미국인은 700만 명으로 집계됐고요. 160만 명은 실업 상태이지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아 실업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시간제 일자리를 갖고 있으면서 풀타임, 즉 상근 일자리를 원하는 노동자는 5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임금 인상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올랐는데요. 물가 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수치로, 경제 전문가들을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경기가 좋을 때 임금 인상률은 3.5%를 기록하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임금 인상이 저조한 이유로 많은 기업이 여전히 숙련된 노동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제시됐는데요. 경험 많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 보니, 경험이 적은 젊은이들을 낮은 임금을 주고 채용해서 사내에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