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해외군사기지 구축...미 국무 '카타르 봉쇄' 해법 모색

중국군 장병들이 11일 광둥성 잔장항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지부티 보급기지 출정식'을 거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아프리카 요지에 있는 작은 나라 지부티에 첫 해외군사기지를 건설했습니다. 오늘(12일) 관영매체들이 기지 출범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무더기 외교관계 단절 사태로 중동 불안의 핵심으로 떠오른 카타르를 방문해 대 테러협력에 합의했고요. 이어서, 미국과 일본, 인도가 역대최대규모 해상군사훈련을 함께 벌이고 있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첫 해외 군사기지를 출범했군요?

기자) 네.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 동부 지부티에 인민해방군 기지 건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12일)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해군이 어제 광둥성 잔장항에서 진행한 ‘인민해방군 해군 지부티 보급기지 출정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5년 지부티 당국과 10년 부지 사용 계약을 맺고 공사를 시작한 지 1년반여 만에 중국군의 첫 해외 기지가 출범하는 겁니다.

진행자) 인민해방군 지부티 기지 출정식 행사,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이날(11일) 행사에서 선진룽 인민해방군 해군 사령관이 지부티 기지 창설 명령을 공식 하달했고요. 지부티 주둔군 초대 사령관으로, 호위함 ‘창저우’함 초대 함장과 해군사령부 작전부부장 등을 거친 량양 전 해군 대변인을 임명하고 부대 기를 건냈습니다. 이후 량 사령관의 출정 명령에 따라, 현지에 주둔할 인민해방군 장병들이 ‘징강산’함과 ‘둥하이다오’함에 올라 지부티 기지로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11일 중국 광둥성 잔장항에서 지부티로 향하는 함정 선상에 도열해 경례하고 있는 인민해방군 장병들.

진행자) 지부티에 주둔하는 중국군이 어떤 활동을 하게되나요?

기자) 중국군 당국은 지부티 주둔군의 임무로, 아프리카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활동 협력, 인근 분쟁국가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재외국민 보호, 소말리아 해적 단속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기지의 용도는 이같은 평화유지활동을 지원하는 보급 업무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에 지부티로 향한 병력 수와 장비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량양 지부티 주둔군 사령관은 중국군 내에서 대표적인 ‘국제통’인데요. 영어에 능통하고요, 2004년 유엔 군사감시관으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등 49개 국가에서 평화유지군 활동을 지원한 경력이 있습니다.

진행자) ‘지부티’라는 나라가 듣기에 생소한데요, 왜 거기에 군사기지를 지은 건가요?

기자) 지부티는 아프리카에서도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에리트리아 등에 둘러싸인 인구 90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인데요. 면적(2만3천200㎢)도 평안남·북도를 합친 정도로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중요한데요. 홍해와 아덴만이 만나는 길목, ‘아프리카의 뿔’에 자리하고 있어 아시아-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요충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진행자) 군사적 요충지인 것 외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

기자)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지부티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 중인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일대일로’ 사업과 에너지 유통경로 확보계획인 ‘진주 목걸이’ 구상에 필수적인 곳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지부티에 기지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였는데요. 지부티 정부와 계약을 맺기까지 중국 정부는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를 잇는 수도관 사업에 3억2천200만달러를 제공했고요, 철도 건설에도 4억9천만달러 등을 지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의 첫 해외기지 확보에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 측은 지부티에 확보한 시설이 유엔 평화유지활동과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급기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릅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해외 군사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현지를 관할하는 미 아프리카사령부의 토머스 월드하우저 사령관은 지난 4월 의회에 출석, 중국군 지부티 기지에 대해 “중대한 안보상의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를 지부티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BBC 방송을 비롯한 서방 언론도 지부티 기지를 발판으로 중국의 해외 군사력 확대를 우려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놨습니다.

진행자) 이런 서방측의 우려에 대해 중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측은 해외 군사력 확대에 대한 의심을 일축했습니다. 관영 인민일보 국제 전문지 환구시보는 오늘(12일)자 관련 사평에서, “일부 서방 언론이 지부티 기지를 인도양의 군사 전초기지인 양 보도하는 것은 일종의 상상”이라며 “시설의 공식 명칭이 ‘보급기지’임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외 군사활동 의지를 숨기지는 않았는데요.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은 스스로의 안전보장을 위해서이지 세계를 지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지부티 기지를 깔보지도, 과장하지도 말라”고 결론을 맺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파장 확대를 경계하고 있지만, 해외 군사시설 건설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지부티 기지 확보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해외 군사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군의 두 번째 해외 기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최근 중국과 정치·경제· 문화적으로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있는 파키스탄이 꼽히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는 지난달 짐 매티스 장관실 명의로 의회에 제출한 ‘2017년 중화인민공화국 관련 군사· 안보 현황’ 보고서에서 중국군 연합참모부 산하 해외작전국 운용 실태를 상세히 짚으면서, 파키스탄 기지 건설을 위한 제반 환경이 무르익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 인민해방군 장병들이 중국 밖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관영 신화통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민해방군 2천400명이 아프리카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는 것을 포함, 해외파병 규모가 통산 3만명에 이릅니다. 지부티 기지에 주둔하게 될 병력을 포함하면 이 숫자는 훨씬 많아지는데요. 이렇게 중국군의 해외 파병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현지에서 작전중 목숨을 잃는 병력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외 파병 중 희생된 중국군 장병은 ‘국가적 영웅’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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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동에 가 있군요?

기자) 네. 지난달 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일대 7개 나라가 한꺼번에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끊고, 교통과 무역 거래를 봉쇄하면서 중동 불안정이 가중됐는데요. 이들 나라들이 관계 복원 조건으로, 이란과의 단교를 포함한 ‘13개 요구사항’을 카타르 측에 제시하고, 쿠웨이트 왕실이 대화를 중재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달 넘도록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직접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걸프지역 순방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이번 아랍국 순방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기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월요일(10일) 쿠웨이트에 도착해, 그 동안 대화를 중재해온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국왕으로부터 상황 전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음날인 어제(11일)는 단교 당사국인 카타르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국왕과 면담했고요. 오늘(12일)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사우디와 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 카타르 단교를 주도한 4개국 외무장관들과 만났습니다.

진행자) 어제(11일) 카타르에선 중요한 약속을 끌어내기도 했다고요?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과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11일 도하에서 회담 후 테러단체 자금지원 차단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

기자) 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어제(11일) 카타르의 타밈 국왕과 면담한 뒤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외무장관과 회담했는데요.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 전개 과정에서 “카타르가 명확한 입장을 지켜온 것으로 본다”며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카타르가 주변지역 테러단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 차단에 힘을 합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테러단체 지원을 차단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카타르 왕실과 정부가 ISIL을 비롯한 이슬람 급진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아랍 주요국들이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무슬림형제단’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를 꾸준히 도왔다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래서, 카타르 측이 테러 조직과 단절한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보이기 위해 이번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주요 외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과 카타르의 양해각서에 대해 아랍 4개국 외무장관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4개국 외무장관들이 화요일(11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미국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양해각서의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 테러 퇴치를 위한 요구 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카타르에 대한 제재는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7개국은 카타르가 ISIL 등 이슬람 급진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요. 수요일(12일) 틸러슨 장관과 4개국 외무장관들 간의 회담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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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과 일본, 인도가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일본, 인도의 연례 합동 해상훈련인 '말라바르'가 지난 월요일(10일)부터 일주일의 일정으로 인도양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인도는 지난 1992년부터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해왔는데요. 남중국해는 물론이고 인도양에서도 중국의 선박들이 자주 출몰하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2년 전부터는 일본도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핵추진항공모함 '니미츠', 인도의 항공모함 'INS 비크라마디티야', 일본의 항모급 호위함 '이즈모' 등 15척 이상의 전투함들이 참가하고 있는데요. 미국 측은 성명에서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상안보에 대한 다양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3국의 해상합동훈련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훈련은 항공모함 운용과 대잠수함 훈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인도의 강력한 안보 동맹을 보여주는 상징으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안보 동맹 관계를 재확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훈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이나 인도, 일본 정부는 이번 훈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훈련이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도 해군 측은 최근 몇 달간 중국 해군 선박이 인도양에 이례적으로 자주 출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 이래 적어도 중국 잠수함 7척 이상이 인도양 해역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도 측은 이는 뒷마당에 중국 선박이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일이라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국은 또 파키스탄과 합작으로 파키스탄 서남부에 항구를 건설하고 있어 인도의 우려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3국의 합동 해상훈련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3국의 합동 해상훈련에 여전히 일말의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 일본이 훈련에 함께 참여하자 자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앞서, 중국 정부는 각국의 정상적인 협력 관계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그러나 그런 관계와 협력이 제3국을 적대해서는 안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