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러시아 이메일' 공개...새 건보법안 내주 처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1일 폭스뉴스에 출연, 션 해너티와 대담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씨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을 위해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다음 주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소식, 또 미국 국방부가 56억 달러를 투자해 F-35 전투기 74대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지난해 6월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매우 시끄럽습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이 불거지자, 트럼프 주니어 씨가 러시아 변호사와 만나기까지 주선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는데요. 의혹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커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가 어제(11일) 폭스뉴스 방송의 ‘해너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명했는데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달리 행동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란 건데요. 또 당시 만남에서 나온 건 아무것도 없으며,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주니어 씨] “If there was something that came from…”

기자) 그날 만남에서 수상한 정보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정보가 나왔다면, 다른 사람에게 알렸을 거라고 트럼프 주니어 씨는 말했는데요. 하지만 전혀 나온 게 없었으며, 시간 낭비였다는 겁니다. 따라서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트럼프 주니어 씨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주니어 씨가 갑자기 이메일을 공개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뉴욕타임스 신문이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곧 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는 투명성을 위해서 공개한다고 설명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12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자신의 아들은 감출 것이 없이 투명하고 결백하다면서 이번 사태는 정치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으로,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토요일(8일) 뉴욕타임스 신문의 첫 보도가 나왔는데요.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 주니어 씨의 말이 여러 번 바뀌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토요일(8일) 트럼프 주니어 씨는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씨와 잠깐 만나서 러시아 아동의 미국 입양 문제를 얘기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후속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변호사가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만났다고 시인했고요. 어제(11일)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정보는 단순히 상대 후보 연구였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공개된 이메일을 보면, 문제의 변호사가 러시아 정부 변호사라는 얘기를 트럼프 주니어 씨가 이미 들었고, 또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시 후보를 도우려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만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진행자) 문제의 이메일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지난해 영국인 홍보 전문가 롭 골드스톤 씨는 트럼프 주니어 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 정부 검사가 클린턴 후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매우 민감한 정보인데,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 정부 지원의 일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주니어 씨가 큰 관심을 보였고요. 러시아 정부 검사가 모스크바에서 뉴욕으로 날아온다고 하자, 기꺼이 만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매제인 재러드 쿠슈너 현 백악관 선임 고문과 폴 매너포트 당시 선거대책본부장도 함께하겠다고 말해서, 두 사람에 대한 의혹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선 개입을 직접 지시했다고 결론 내렸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평판에 손상을 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 아닙니까?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과 특별 검사 외에도 상·하원에서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의회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쉬프 의원은 지난 며칠 동안 중요한 사태 진전이 있었다면서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쉬프 의원] “Obviously we need to get to the bottom…”

기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날 만남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는 건데요. 이날 만남이 시작에 불과했던 것인지, 러시아 측이 트럼프 캠프의 반응을 시험하려 한 것인지 등 알아내야 한다고 쉬프 의원은 말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공개된 이메일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역시 매우 우려되는 일이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매코넬 대표] “Well, I have a lot of confidence in…”

11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공화당 중진 회동 결과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미치 매코넬(가운데) 상원 원내 대표.

기자) 매코넬 대표는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상원 정보위원회를 깊이 신뢰한다며, 의회 조사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주니어 씨를 만난 장본인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나 러시아 정부는 서로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는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데, 지난해 만났을 때 트럼프 주니어 씨가 관련 정보에 깊은 관심을 보이긴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이제 관심을 끄는 게 트럼프 주니어 씨의 행동이 과연 불법이었느냐, 트럼프 대통령 측이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증거가 되느냐 하는 것인데요. 전문가들 견해는 어떤가요?

기자) 네, 엇갈리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선거운동을 할 때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으로나 기타 가치 있는 정보나 도움 등을 받는 걸 금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만남을 주선한 골드스톤 씨가 영국인이고, 베셀니츠카야 변호사는 러시아인이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트럼프 주니어 씨가 관련 법을 어겼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케인 상원의원은 “반역”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주니어 씨는 이날 만남이 시간 낭비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가치 있는 정보를 받지 않았어도 유죄가 성립할 수 있나요?

기자) 그게 확실치 않습니다. 트럼프 주니어 씨의 주장대로라면 이날 만남에서 어떤 의미 있는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불법 행동을 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 씨가 적극적으로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정보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법률 전문가 브래들리 모스 씨는 VOA와 인터뷰에서 노련한 정치인이라면 이런 만남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고, FBI에 알리거나 최소한 변호사와 상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 씨는 그러지 않았다면서, 정치에 서툰 아마추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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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상원이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논의 중인데요.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내일(13일) 수정된 법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의회조사국(CBO) 조사 결과가 나오는 걸 본 뒤,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연방 의회 산하 초당적인 연구 기관인데요. 앞서 공개된 상원 법안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2026년까지 2천300만 명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간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원래 예정대로라면 의회가 8월 초부터 휴회에 들어가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휴회 시기를 8월 셋째 주로 늦춘다고 매코넬 대표가 어제(11일) 발표했습니다.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논의해서 다음 주에 처리한 뒤, 공직자 인준 문제와 국방수권법안 등 밀린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일부 의원은 시간이 부족하다며 여름 휴회 시기를 늦추라고 매코넬 대표에게 촉구해 왔고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휴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수정된 법안을 공개한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보수적인 성향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기본적인 혜택만 제공하지만 좀 더 보험료가 싼 상품을 허용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부유층에 부과했던 과세 조항을 유지하자는 안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랜드 폴 의원 등은 이런 수정안에 모두 반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모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 52명 가운데 50명 이상이 찬성해야 법안 통과가 가능한데요. 현재 반대하는 의원이 10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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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국방부가 차세대 전투기 F-35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군요?

록히드 마틴이 생산하는 F-35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가 지난달 20일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시범비행하고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화요일(11일) 약 56억 달러를 투자해 F-35 합동타격전투기 74대를 구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합동사업단의 조 델라베도바 대변인은 이번 구매 결정은 국방부 합동사업단과 군수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추진하고 있는 11차 항공기 구매 사업의 일환으로, 외국 정부에 판매하는 항공기 50대를 포함해 총 141대의 항공기가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전체 투자금액은 정해졌지만, F-35 전투기의 단가는 아직 협상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전투기 대당 가격은 항공기 판매 사업을 지연시키는 걸림돌이 되어 왔는데요. 지난 9차 구매 사업 당시 국방부 합동 사업단과 F-35 전투기 제조사인 록히드마틴 사는 1년 넘게 가격 협상을 진행했고요. 올해 2월에 완료된 10차 구매 사업에서도 진통 끝에 대당 8천500만 달러에 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국방부 합동사업단은 성명에서 이번 11차 구매 협상에서는 전투기 단가가 10차 구매 때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F-35 합동타격전투기의 성능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로 F-16을 대체할 최신 전투기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F-35 합동타격전투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요. 동체 안에 군수품을 실어 나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F-35 전투기 조종을 위해 개발된 전용 헬멧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조종사가 전투기 아래를 보게 하는 등 ‘신의 눈’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러 첨단 기능을 담았지만, 개당 40만 달러가 넘는 가격이 문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F-35 구매 사업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있습니다. 국방부 합동사업단과의 계약은 록히드마틴 사의 1년 매출의 ¼에 해당할 정도로 국방부 역사상 가장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단일 사업인데요. 구매 사업이 자주 지연되고 또 제작 비용이 급등하면서 관료주의적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모두에게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업에 어떤 생각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 등을 통해 록히드마틴 사가 제작하는 F-35 전투기가 고가임을 지적하면서, 좀 더 저렴한 보잉사의 F-18 슈퍼 호넷 전투기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후 국방부는 두 전투기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하지만 국방부는 결국 록히드마틴 사와의 합동 구매 사업을 10차에 이어 이번에 11차까지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예산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오고 있는데요. 전투기 구매 사업의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을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전투기 구매 사업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6천680억 달러 규모의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는데요. 예산안에는 군함 6척을 비롯해 신형 전투기와 군수품을 구매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