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지난해 제재에도 3.9% 성장"

북한산 광물을 수입하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항 화물 전용 부두 지난해 3월 모습.

북한경제가 지난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최고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은행은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경제가 한 해 전인 지난 2015년 -1.1% 성장에서 반등에 성공해 실질 국내총생산, GDP가 3.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1999년 6.1% 이래 가장 높은 성장세며 또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2.8%보다 높은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웃돈 것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은행은 ‘가뭄 등의 피해로 지난 2015년 크게 위축됐던 북한경제 성장세가 지난해에는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도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크게 반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2015년과 2016년 2년 간의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그쳐 최근 1%대 초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북한경제에서는 전기, 가스, 수도업이 22.3% 성장해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또 광공업도 6.2% 증가하며 역시 17년 만에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북한 산업구조에서 광공업은 33.2%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서비스업은 1.1%포인트 하락한 31.3%로 광공업과 격차가 커졌습니다.

북한경제의 성장과 관련해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지난해 북한의 석탄 수출을 주요 성장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박사/ IBK경제연구소] “2016년도 초반에 석탄을 비롯한 광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과 단가 자체가 좋았기 때문에 그것이 경제성장률에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대북제재를 본격적으로 하지 않은 것도 북한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러나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P는 325억 3천만 달러로 한국의 45분의 1 수준입니다. 또 1인당 국민총소득은 1천305 달러로 한국의 4.6%에 그쳤습니다.

북한 인구는 2천489만7천 명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지난해 대외교역액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65억6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보다 4.7%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액은 28억2천만 달러로 4.6% 늘었고, 수입액은 37억3천만 달러로 4.8%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4차와 5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크게 강화된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과입니다.

이에 대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는 석탄 수출 제한이 이른바 ‘민생 목적’의 조건으로 제재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품목 가운데 어류 등 동물성 생산품 수출이 74%나 뛰어 북한 어민들의 어획물이 거의 대부분 수출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교역 규모는 6.4% 감소했지만, 북한보다 138배 많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