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위안부 합의 TF’ 출범...논란 속 흥행 영화 ‘군함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오태규 위원장이 31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1차 회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서울에서 준비한 소식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한-일간 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를 전면 재검토하는 특별조직을 발족시켰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일본으로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의 삶을 조명해 보는 영화 '군함도'가 기록적인 흥행과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소식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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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첫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한-일 양국이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했던 것이 2015년 12월이었는데, 지금 다시 그 합의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인가요?

기자) 당시 양국의 합의는 ‘극적’이라는 표현과 함께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만 한국사회에서는 합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일본이 약속했던 출연금 10억엔 문제와, 한국 정부가 설립한 위안부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 치유재단’의 운영과 지원금 집행방식을 두고 계속해서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위안부 피해자할머니들 가운데에는 합의 내용을 거부 한다 전면 무효화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정상간의 대화에서 한국사회의 정서상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수정이 불가피함을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차원의 위안부 합의 재검토,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다.

기자) 오늘 외교부가 장관 직속의 ‘위안부합의 검토TF’를 이끌어갈 위원장과 위원들을 위촉하면서 공식 활동을 알렸습니다. 위안부합의 검토TF’는 위안부합의의 협상 과정과 합의 내용을 모두 검토하겠다는 것인데요.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소속의 위원장을 비롯해 한일 관계, 국제 정치, 국제법, 인권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위원 및 외교부 소속 위원으로 구성됐고, ‘위안부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위안부 합의를 면밀하게 검토해달라는 것이 강경화 외교장관의 당부였습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재협상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사실상 재협상에 시동 건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일 양국의 위안부합의를 기반으로 설립된 화채치유재단의 이사장이 공식 사임했고, 여성가족부는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현금지급 대상자 선정과정 등 재단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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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기록적인 흥행과 함께 논란도 뜨겁다는 영화 ‘군함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개봉 첫 주에 관객 400만명, 대단한 기록인 것 같네요.

영화 '군함도'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5일 서울 CGV여의도에서 개최한 주한 외교관 특별시사회 현장.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자) 지난 26일 상영을 시작했는데 오늘 오전까지의 관객수가 406만 명을 넘었습니다. 상영 첫날 97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해 역대 영화 중 신기록을 세웠고, 하루에 100만 명씩 관객수를 더하고 있어 화제의 기록을 낳고 있는데, 놀라운 흥행 가도의 배경과 영화 내용 자체에 대한 엇갈린 평가로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 ‘군함도’ 어떤 내용의 영화 인지부터 들어봐야겠군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강제징용과 관련된 주제라고 하지요?

기자)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 말인 1945년입니다. 경성에서 살던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강제징용을 가는 지도 모른 체 일본 나가사키현에 있는 ‘하시마섬’에 가게 됩니다. 섬의 역사나 모양이 군함과 관련있다고 해서 ‘군함도(군칸지마)’라는 별칭이 붙여진 곳인데요. 지하 1천 미터의 막장 속에서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해야 하는 징용자들과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독립운동을 했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광복군 요원이 투입되고 징용자들이 모두 ‘군함도’를 탈출하려 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군함도’ 일본이 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렸던 역사문화적인 시설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본이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된 곳입니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 근대산업 혁명의 유산으로 시설 23곳을 세계세계문화유산 등재할 때 ‘군함도’가 포함된 것인데요. 당시 일본은 강제 징용 사실을 알리고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약속하고 유네스코도 등재조건으로 역사 기술에 대한 권고를 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는 논란의 섬입니다. ‘군함도’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한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었는데요. 막상 개봉이 되고 난 후에는 전국 스크린을 장악한 듯 보이는 배급상황에 따른 흥행 기록과 영화 내용 기술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크린을 장악했다는 것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지금 한국 영화관 스크린의 절반을 ‘‘군함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봉 엿새 만에 406만 명의 관객을 기록한 것이 제작과 배급에 참여하는 대기업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인데요. ‘군함도’를 상영하고 있는 스크린이 2천17개로 역대 최대규모로 관람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전체 영화스크린의 2개 중 1개는 ‘군함도’를 상영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상영관을 많으니까 관객들의 선택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같군요. 영화 내용적인 찬반논란은 어떤 것인가요?

기자) 류승완 감독도 관객들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고,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인데, 흥미로운 것은 영화 관람 후 해석이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는 겁니다. 극단적인 민족주의나 감성팔이를 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인을 악당으로 묘사한다거나 욱일기를 찢는 장면 등은 반일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구요. 탄광 안에서 탈주를 결의하는 장면에서 촛불을 드는 장면이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했던 촛불집회를 연상하게 한다는 등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고 있는 반응도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도 영화에 대한 반응을 낸 것 같더군요.

기자) 일본 언론과 정부는 ‘‘군함도’’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창작물일 뿐이라며 평가절하 분위기로 보입니다. 영화로 인해 강제징용자들의 배상금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언론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일본 외무성 대변은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 부류 아니고, 쌍방이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노력 상황에서 그런 노력에 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