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북한 내년 평창올림픽 참가할까

지난 24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G-200,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다짐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지난 30년에 걸친 남북한의 국제무대 스포츠 교류에 대해,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한에 내년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우리는 성급하게 기대하지도 말고, 그러나 그렇다고 반대로 비관하지도 말고, 마지막 순간까지 문을 활짝 열어두고 기다리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0년에는 일본에서 하계올림픽이, 2022년에는 중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며, 이렇게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잇달아 열리는 올림픽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강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연설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이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바라건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도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지원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토마스 바흐 위원장] “We’re supporting athletes from the country to be able to qualify for the games and all the rest”

지난달 24일 한국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오른쪽)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했던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장웅 IOC 위원]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좋게 말하면 천진난만하고 나쁘게 말하면 절망적이다. 정치군사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스포츠나 태권도가 어떻게 북-남 체육교류를 주도하고 뭐 물꼬를 트고 하느냐…”

남북한이 스포츠 교류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 입니다. 당시 고위급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이어 남북한은 1991년 3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으로 참가했습니다. 당시 남한에서는 현정화, 북한에서는 리분희 선수가 단일팀을 이뤄 중국을 꺽고 우승했습니다.

남북 단일팀이 우승하자 남북한 선수와 임원들은 서로 얼싸안았습니다. 당시 북측 황건동 감독의 말입니다.

[녹취: 황건동]”우리 코리아 팀이 합치면 이 세상에 당할 수 없는 강한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남북한은 같은 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해 8강까지 진출했습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은 이 때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국제적인 스포츠대회 개회식 공동입장으로 남북 체육교류가 이어졌습니다.

2000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남북한은 그 해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한반도 깃발을 들고 공동 입장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녹취: 유투브]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한 동시입장이 역사적으로 진행됩니다. 남북한이 하나되는 모습을 전세계 60억에 과시하는 남북한, 기립박수를 아까지 않는 관중들…”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대표단이 함께 입장하고 있다.

남북은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총 9차례 종합대회 개회식에서 공동입장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때 북한은 280여명의 여성 응원단을 보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KBS' 방송입니다.

[녹취:KBS] ”(오늘 소감 좀 부탁 드릴게요?) 기쁩니다. 대단히 기쁩니다.”

또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대회 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북측 응원단의 일원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 직전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설치를 문제 삼았습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와 대조를 이루는 건 2014년 10월에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이었습니다. 당시 응원단 파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북한은 개막을 2주 앞두고 대회 참가를 전격 선언합니다.

더 놀라운 소식은 폐막식 당일 나왔습니다. 이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최고위 3인방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했습니다. 최룡해 비서의 목소리입니다.

[녹취: 최룡해] “통일 구호도 부르고 통일기(한반도기)도 다 흔들면서 응원하는 것을 보고 체육이 조국통일을 위한 데서 앞서 있구나..”

이처럼 스포츠는 지난 30년 간 남북한을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펼쳐집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