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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트럼프-시진핑 밀월관계 끝났나


지난 8일 독일 함부크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지난 8일 독일 함부크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밀월관계'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는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밀월관계'는 지난 4월 6일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에서 이틀 간 열린 정상회담과 만찬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시진핑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I think we made tremendous proress…”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과 중국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시진핑 주석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진핑]

시진핑 주석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 두 나라와 국민을 위한 번영을 만들어 내고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해 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실제로 미-중 수뇌부는 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물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4월24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면서, 북한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풀었으면 좋겠다’는 논리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 핵 문제에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중 수뇌부의 협력은 4월 중순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일본의 `TBS'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4월 18일 중국에 이틀 뒤인 20일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수뇌부는 이런 사실을 미국에 전달하는 한편 북한에 “핵실험을 강행하면 북-중 국경을 장기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TBS' 방송의 보도가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4월20일 나온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변화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2-3시간 동안 아주 이례적인 움직임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me very unusual moves have been made over the last two or three hours…”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관측통들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6차 핵실험을 중단시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중 수뇌부의 밀월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용어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4월28일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매우 존경 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이번 발사를 “나쁘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주장하는 북한과의 대화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1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김정은)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전적으로 영광스럽게 그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해 적절한 환경 아래서라면 그걸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6월 들어 두 정상 간 밀월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20일 중국의 북한 핵, 미사일 해결 노력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도와주려는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 둘씩 중국을 자극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6월 29일 북-중 국경지역에 소재한 중국 단둥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거래를 이유로 중국 은행을 제재한 건 12년 만에 처음입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29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불법활동과 관련된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29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불법활동과 관련된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언론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북한을 배제하겠다는 재무부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므누신 장관] "This action reaffirms the Treasury Department's commitment to ensure that North Korea is cut off from the U.S. financial system..."

또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중국인 2명과 중국 기업 1곳을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제재 대상자는 중국인 순웨이와 리홍리, ‘다이롄 글로벌 유니티 쉬핑’으로 모두 북한과의 불법 거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제재 조치에 반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즉시 이번 실수를 바로잡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로 인해 관련 사안에 대한 양자 협력관계에 영향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6월 29일 타이완에 14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2017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2등급이었던 중국을 북한과 같은 3등급으로 강등시켰습니다.

또 미 국방부는 이달 초부터 남중국해 내 중국의 인공섬 부근에 군함을 보내 무력시위를 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도 재개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관의 추이톈카이 대사는 미국의 행동이 마라라고에서 타결된 양국 정상 간 합의와 미-중 관계의 긍정적 발전 추세에 위배된다고 비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믿은 것이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시진핑 주석이 대북 강경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은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Trump’s charm offensive..."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밀월관계가 끝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밀월관계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도 미-중 간 밀월이 끝났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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