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 경질...베트남전 의무병, 군 최고 명예훈장

새라 허커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실장 경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 동료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이 취임 10여 일 만에 경질됐습니다. 어제(31일) 취임한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의 뜻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이어서 베트남전 의무병 출신이 명예훈장을 받았다는 소식,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반 담배의 니코틴 함량은 줄이고, 전자 담배에 대한 규제는 시행을 늦추기로 했는데요. FDA의 발표 내용 마지막 소식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이 취임한 지 10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전격 경질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31일) 발표한 성명에서 스카라무치 씨가 공보국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켈리 비서실장이 스카라무치 씨 해임을 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스카라무치 국장의 재임 기간이 며칠 안 됩니다. 역사상 최단 기간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인데요. 하지만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기자) 네, 뉴욕 금융인 출신인 스카라무치 씨가 공보국장으로 임명되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과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스카라무치 씨의 백악관 합류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스카라무치 씨는 프리버스 전 실장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밝혔고요. 최근 뉴요커 잡지와 인터뷰에서 프리버스 전 실장을 조현증 환자로 비유하는 등 막말을 사용하며 거세게 비난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6일 백악관 앞뜰에서 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앤서니 스카라무치 당시 공보실장.

진행자) 그런 막말 인터뷰가 나가고 얼마 안 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비서실장을 교체한다고 발표했고요, 스카라무치 국장까지 경질됐는데요. 인터뷰가 영향이 있었을까요?

기자) 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샌더스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대변인] “The president certainly felt tha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카라무치 씨의 발언이 공보국장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느꼈다는 건데요. 또 서열 면에서 켈리 비서실장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31일) 켈리 실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are starting from really good base…”

기자) 아주 좋은 기반에서 시작하게 됐다, 켈리 장군이 가장 훌륭한 비서실장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었는데요. 앞으로 백악관 보고 체계가 켈리 실장으로 통일된다고 합니다.

존 켈리(왼쪽)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31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선서식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에 자신과 직접 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 사무실 문을 열어두는 개방형이었다고 하는데요.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에도 그런 방식을 유지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켈리 실장의 취임으로 달라지게 됐는데요. 이제는 누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갈 수 있는지 켈리 실장이 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이나 장녀 이방카 트럼프 고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샌더스 대변인은 켈리 실장이 백악관에 질서와 규율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과 러시아 변호사 간의 만남에 관한 성명에 직접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해 6월에 돈 트럼프 주니어 씨가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밝혀져서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주니어 씨가 처음에는 러시아 입양아 문제를 논의했을 뿐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얘기를 바꿨죠.

진행자) 그랬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만났다고 수정해서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트럼프 주니어 씨의 변호인들은 처음부터 투명하게 사실대로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 내용을 축소하라고 하면서, 성명 내용을 직접 불러줬다는 겁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나중에 특검 조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월요일(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주니어 씨의 성명의 내용에 관여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자신이 아는 정보에 한해서 조언했고, 성명 내용을 직접 불러주지는 않았다며 단지 제안했을 뿐이라고 설명했고요. 별로 문제가 될 만한 성격의 사안이 아니고, 성명 내용에 잘못된 것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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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라면 미군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명예훈장 수여식이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31일) 베트남 참전 군인인 짐 매클루언 전 일병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올해 71살인 매클루언 씨는 전투 도중 전우 10명을 구한 공을 인정 받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벌어진 훈장 수여식에서 매클루언 씨를 가리켜 영웅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베트남전 참전병사 짐 매클루언에게 명예대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oday, to 320 million grateful American hearts…”

기자) 매클루언 씨가 주변인들에게는 친구이고 돌아가신 그의 부모에게는 아들이지만, 오늘 3억2천만 미국인들의 마음속에는 영웅이란 건데요. 이제 매클루언 씨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영웅’이란 칭호를 갖게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매클루언 씨가 전우 10명을 구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5월에 베트남의 뉴이욘 언덕에서 불과 89명의 미군 병사들이 2천 명의 베트남 적군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는데요. 매클루언 씨는 당시 의무병으로 참전하고 있었습니다. 부상한 전우들을 돌보며 참호로 끌고 오다가 수류탄 파편에 맞았다고 하는데요. 상처가 심해서 지휘관이 후방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매클루언 씨는 VOA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녹취: 맥클루인 씨] “When I looked down and I had blood…”

기자) 내려다보니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그래도 그냥 가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는 건데요. 동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는 겁니다. 매클루언 씨는 전투가 끝날 때까지 남아서 동료들을 구해오고 치료했다고 하는데요. 1970년에 제대한 뒤 고등학교 교사와 스포츠팀 코치로 일해왔고요. 2008년에 은퇴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명예훈장은 보통 최근에 공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하는 훈장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공을 세운 지 5년 안에 수여하게 돼 있습니다. 매클루언 씨는 이미 브론즈 스타(Bronze Star)라고 하는 동성무공훈장과 전투에서 부상한 군인에게 수여하는 퍼플 스타(Purple Star), 상이기장을 받은 바 있는데요. 베트남전 당시 매클루언 씨의 용감한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동료 군인들이 진정서를 내서 명예훈장까지 받게 된 겁니다. 지난해 애쉬 카터 당시 국방장관이 매클루언 씨를 명예훈장 수여자로 공식 추천했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서명까지 했는데요. 5년 규정 때문에 이를 예외로 한다는 특별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길 기다렸다가, 이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수여식이 열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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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담배의 중독성을 줄이기 위해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스콧 고틀리브 FDA 국장은 지난 금요일(28일) 니코틴에 대한 새로운 규제는 앞으로 우리 자녀 세대가 담배에 중독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콧 코틀리브 식품의약국(FDA) 국장

진행자) 그런데 일반 담배의 니코틴 함량은 줄이는 반면, 전자 담배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통 담배보다 덜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전자담배의 경우 4년 후에 규제를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자담배에 대한 감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좀 더 갖겠다는 건데요. 고틀리브 국장은 전자담배 제품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위험성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전자담배가 주는 혜택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자담배가 몸에 덜 해롭다, 아니다를 놓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자담배 역시 중독성을 일으키는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르 성분과 같이 일반 담배가 함유한 몸에 치명적인 성분은 포함하고 있지 않은데요. 2000년대 초반 일반 담배의 대안 제품으로 개발된 전자담배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전자 기기로 담배 성분이 들어있는 액체를 넣고 기화시켜서 그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성분도 차이가 있지만, 흡입 방식에서도 일반 담배와는 다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고틀리브 국장은 니코틴 성분 자체가 매년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암이나 폐 질환, 심장 질환의 원인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니코틴이 다른 화학 성분과 결합하고 또한 담배를 불에 붙여 화학성분들을 태운 연기를 흡입하는 것이 질병이나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전자담배의 경우 흡입방식은 일반 담배보다 덜 위험하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특정 향을 첨가해서 만든 전자담배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고틀리브 국장은 이런 향 첨가 전자담배를 우려하고 있고, 이는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문제라며, FDA가 이런 청소년을 위한 향 첨가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FDA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금연운동 단체들은 FDA의 조처를 환영했습니다. 일반 담배의 니코틴 함량이 줄어들면 사람들이 전자담배나 몸에 덜 해로운 담배 제품을 찾게 될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니코틴의 함량을 단번에 급격하게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적은 양을 점차 줄여갈 경우 흡연자들이 담배를 더 많이 피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유명 담배인 말보로 등의 판매사인 알트리아 그룹은 성명을 발표하고 FDA의 규제 조처를 따르겠지만, 새로운 조처가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마련돼야 하며,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아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FDA 조처가 실행에 옮겨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담배 제조 회사 등의 로비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FDA가 담배 니코틴 규제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것은 지난 2009년이었지만, 본격적으로 규제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48만 명 이상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고요. 예방 가능한 심장 질환의 주된 원인으로도 담배가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