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번 유혈사태를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이어서 미국인들이 직장 환경에 썩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설문조사 결과 알아보고요. 지난 10년 사이 미국인의 음주량이 증가했다는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2일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져 주지사가 비상사태가 선포하는 등 큰 혼란이 일었습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맥매스터 보좌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맥매스터 보좌관] "I certainly think anytime that you commit an attack against people…"
기자)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은 테러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맥매스터 보좌관 이번 폭력 사태가 증오와 심한 편견에서 비롯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로 사상자도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대 남성이 백인 우월 반대 시위자들을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해서 32살 여성 헤더 헤이어씨가 차에 치여 숨졌고요. 19명이 다쳤습니다. 또 안전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헬리콥터가 추락해 경찰관 2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희생자가 나오면서 어제(13일)는 추모집회도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샬러츠빌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외에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는데요. 시위대는 특히 극우단체를 분명하게 비난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건 직후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랬습니다. 뉴저지 주 골프장에서 휴가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condemn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에서 드러난 지독한 증오와 편견 그리고 폭력을 최대한의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가진 미국인은 서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 자리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단체를 거론하지 않았고요. 또 ‘여러 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모호하게 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사태를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폭력으로 분명하게 규정하지 않으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자 백악관은 어제(13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 증오를 비난했다면서 이 비난에는 백인우월주의자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 ‘신나치주의자’, 그리고 모든 극단주의 단체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미국가 콜롬비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어제 기자회견에서 시위 주도 세력은 위험한 비주류 단체고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며 미국은 증오와 폭력, 백인우월주의자, 신나치주의자, KKK를 용인하지 않으며 그들을 가장 강력한 말로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태가 왜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건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시위가 발생한 발단은 샬러츠빌 시 의회가 남부연합 기념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4월에 샬러츠빌 시의회가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이끈, 남부연합의 영웅이라 불리는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가결하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시작한 겁니다. 최근 미국에선 남부연합과 관련된 인물을 기리는 동상이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그리고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물로 인식된다는 이유로 철거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도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리 장군 동상 철거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지만, 당시는 유혈사태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시위에서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량이 돌진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했는데 사건 용의자는 어떤 사람인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차량을 몰고 돌진한 남성은 20살인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 씨인데요. 필즈 씨의 고등학교 시절 교사는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필즈 씨가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독일에 빠져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사는 특히 필즈 씨가 독일 역사와 2차 세계대전에 큰 관심이 있었고, 인종에 대한 과격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당국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12일 성명을 통해 샬러츠빌의 폭력사태는 미국 법과 정의의 심장을 공격한 것이라면서 이런 행동이 인종적인 편견과 증오에서 비롯됐다면 이는 미국의 핵심 가치에 대한 배신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또한, 미연방수사국(FBI)과 미 법무부 인권국, 연방 검찰 등이 이날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에 대한 인권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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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인들의 직장 환경이 썩 좋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캘리포니아주립 로스앤젤레스대학(UCLA)이 공동으로 미국의 직장인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심층 여론 조사를 벌였는데요. 직장인 5명 가운데 1명은 직장에서 적대심을 느끼거나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따돌림 또는 고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적이 있다는 건데요. 보고서는 이같은 수치가 충격적일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그 외 환경적인 부분은 어땠습니까?
기자) 응답자의 55%는 직장 내 환경이 쾌적하지 않고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답했고요. 응답자의 38%만이 직장에서 자신의 장래가 유망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응답자의 나이가 올라갈수록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응답 역시 높아졌는데요. 그런가 하면, 주어진 일을 해내기 위해 근무시간 외에 개인 시간을 더 사용한다는 응답자도 약 절반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느끼는 이런 불편함이 개인적인 배경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직장 내 환경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예를 들어 대학 학위가 없는 직장인의 약 절반은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대학 졸업자는 7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직장 내 환경이 미국의 취업률이나 실업률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기자) 연구진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직장을 찾고 있는 미국인의 비율은 약 63%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국의 경제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00년의 67%에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의 실업률 역시 16년간 최저 수준을 보이지만, 많은 기업이 여전히 필요한 직원들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진은 기업들이 직장인들의 고충을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직장을 찾아 미국에 오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의 직장 환경, 나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물론입니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직장에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자기 생각을 개진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58%는 상사가 지지를 아끼지 않고, 56%는 직장 내 좋은 친구들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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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인이 과거에 비해 술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음주 관련 역학 연구’ 결과, 지난 2002년에서 2013년 사이 미국인의 음주량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위험한 수준으로 술을 마시는 미국인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여성과 소수인종, 노년층, 저소득층에서 특히 높은 증가량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공공 보건의 위기’라고 평가했는데요. 미국인의 음주량 증가는 많은 음주 관련 질병과 정신질환, 폭력, 그리고 범죄와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때 미국에서는 음주량이 줄어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구 보고서는 지난 1970년대~1990년대 사이엔 음주량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다시 술 소비가 늘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비율이 50% 가까이 늘었는데요. 위험성이 높은 음주와 무절제한 음주는 각각 20%와 12%로 증가 폭이 그렇게 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2년에서 2013년에는 전반적인 음주량은 11% 증가한 반면, 고위험 음주는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위험 음주란 여성의 경우 하루에 4잔 이상, 남성의 경우 5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진행자) 이 기간의 미국인의 음주변화 추이를 보면, 성별이나 인종, 연령에 따라 또 큰 차이를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성별로는 여성의 음주량이 58% 증가하면서 남성의 증가폭보다 더 컸고요. 소수 인종 중에서도 아시아계의 음주량이 30%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65살 이상 노년의 음주량이 약 22% 증가하면서 모든 연령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음주량이 늘어나면 음주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나 질병도 증가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음주로 인한 문제가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알코올 남용이나 알코올 의존증세를 보인 경우가 약 84%에 달했고요. 같은 증세를 보인 흑인들의 비율은 무려 93%에 달했습니다. 또한, 연 소득 2만 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에서 음주로 인한 문제는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노년층의 알코올중독은 젊은 층의 2배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사회 구성원 간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연구진은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이나 우려되는 점은 언급했는데요. 우선 노년층의 경우 음주와 관련한 사고와 질병, 사망 위험이 높은 만큼 노년층의 음주 증가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남녀평등 정신에 바탕을 둔 사회적 기준이 달라진 것을 여성의 음주량이 늘어난 한 요인으로 봤고요. 여성이 일터나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진 점 역시 한 가지 요인으로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