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공호 제작자 "북한 도발 고조로 수요 늘어"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닌달 4일 일본 됴쿄 거리의 TV 스크린에서 관련 뉴스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구체화 하면서 일본 내에서 개인대피소를 짓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서만 이미 동해, 일본해 방향으로 수 십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떨어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리베 겐지 씨는 일본의 한 가운데 있는 효고 현 고베 시의 한 숲속에 핵전쟁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피소를 지었습니다.

가정용 지하 핵 방공호를 제작하는 `오리베-세이키 세이샤쿠쇼' 사의 사장인 오리베 씨 자신이 가족을 위한 방공호를 만든 겁니다.

오리베 사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도발이 고조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오리베 사장] Japanese

일본에서 가정용 지하 핵 방공호를 제작하는 `오리베-세이키 세이샤쿠쇼' 사의 오리베 겐지 사장이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리베 씨는 “폭발을 견디는 문과 비상구, 공기정화기 등은 모두 스위스에서 수입한 것”이라며 “현재 이런 부품들이 부족해 고객들에게 방공호 건설을 좀 기다려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풍기는 유독 가스나 방사능을 배출해 핵 공격 이후에도 사람들이 오랫동안 생존하게 한다고 오리베 사장은 설명했습니다. 이런 기기들은 모두 지하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녹취:오리베 사장] Japanese

오리베 사장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뒤 2주가 지나자 방사능 수치가 처음보다 1천배 낮아졌다"며, "그럴 때는 밖에 나가도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과 인접한 일본 연안 마을들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대피훈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녹취:코다니 아키코] Japanese

코다니 아키코 씨는 `VOA'에 “매우 무섭다. (공격이 일어날 경우) 내가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데, 회사에 있어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유사시를 대비해 J-얼럿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확성기,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통해 일련의 비상경보가 발신되는 것입니다.

또 일본 서부에는 비사일 방어망도 배치됐습니다.

가정용 방공호를 제작하는 오리베 겐지 사장이 자신의 집에 직접 방공호를 지은 건 잠재 고객들에게 견본으로 보여주는 의미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도 핵 공격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녹취:오리베 사장] Japanese

오리베 사장은 “72년 전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것이 부끄럽고, 일본은 아직도 자국의 안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때는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오리베 사장이 만드는 방공호는 평균가격이 미화로 16만 5천 달러에 달하지만 주문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