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푸젠성에서 5개 신흥경제개발국 모임, ‘브릭스(BRICS)’ 제9차 정상회의가 오는 주말 개막합니다.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또 다른 5개 초청국 정상들도 동참하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살펴보겠습니다. 일본과 영국 정상들이 오늘(31일) 도쿄에서 만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변함없는 경제· 안보 협력을 다짐했고요. 이어서, 최근 인도와 베트남의 교역이 크게 늘고 있는 사정,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신흥 5개 경제개발국들의 모임, ‘브릭스’ 정상회의가 중국에서 열리는군요?
기자) 네.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인도,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문표기 앞 자를 모아 ‘브릭스(BRICS)’라고 부르는데요. 2000년대 이후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5개 나라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브릭스’ 정상들이 오는 일요일(3일)부터 사흘동안 중국 푸젠성 샤먼에 모여 머리를 맞댑니다. 중국은 이번 ‘브릭스’ 제9차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푸젠성과 샤먼시 당국은 물론이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예산투자와 인력을 집중해 준비해왔는데요. 지금 샤먼 시내에서는 도로를 정비하고 오래된 건물들의 외벽을 새로 칠하는 등 환경미화 작업까지 완료하고 행사 분위기가 고조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브릭스’ 5개 나라가 모이게 된 계기는 뭔가요?
기자)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규모를 갖췄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온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나머지 나라들을 함께 보시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모두 땅 덩어리가 크고 인구가 많다는 점인데요. 이렇게 막대한 인구와 자원을 배경으로 고속 성장하는 나라들을 국제 금융계에서 2000년대 초에 주목하기 시작했고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브릭(BRIC)’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더해 ‘브릭스(BRICS)’가 됐습니다.
진행자)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경제 성장하는 나라들의 모임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브릭스’ 국가들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국력에서 기존 유럽 선진국들을 제칠 것으로 전망되는 점입니다. ‘브릭’이라는 이름이 처음 나왔던 골드만삭스의 2003년 세계투자전략보고서에서는, 기존 선진국들인 ‘G6’, 그러니까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에서 미국과 일본만 앞으로도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할 걸로 예측했는데요. 나머지 유럽 나라들을 ‘브릭’ 국가들이 대체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오는 2050년경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브라질이 새로운 ‘G6’가 될 것이라는 게 보고서 요지였습니다.
진행자) 2000년대부터 ‘브릭스’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요?
기자) 2차 세계대전 이후 신흥경제개발국들의 대표적인 발전 모델(모범)은 수출주도형 경제였습니다.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싼 물건과 서비스(용역)를 만들어 기존 선진국들에 내다 파는 것이었는데요. 한국과 일본의 발전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들어 이런 식의 교역 의존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고요. 내수시장만으로 충분히 경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인구 대국, 거기에 이를 뒷받침할 자연자원까지 가진 나라들이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의제는 뭔가요?
기자) ‘브릭스’ 정상회의는 올해로 9번째인데요. 브릭스 체제 ‘첫 10년’을 결산하고 ‘앞으로 10년’을 준비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어제(30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9차 브릭스 정상회의 일정과 주제를 내외신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는데요. 보호무역주의 반대, ‘일대일로’ 협력 등 큰 주제 아래, 국가간 전자통관 네트워크 구축과 지적재산권 협조 등을 위한 정상간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왕 부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보호무역주의 반대, 그리고 ‘일대일로’ 협력을 두 가지 큰 주제로 잡은 배경은 뭔가요?
기자) 중국관영 환구시보는 “서양 국가의 보호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시기에 브릭스 국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브릭스 체제는 개방적이라는 특징이 있어 새로운 세계 경제 블록(집단)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각종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하거나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를 의식한 내용으로 풀이되는데요.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 세계경제 지도력에 빈 공간이 생긴 곳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 확대’를 기치로 들어가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브릭스’ 정상회의 전체 일정을 챙긴다고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행사 일정을 통틀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체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부문별 실무회의까지 모두 직접 챙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 주석이 이렇게 ‘브릭스’ 정상회의에 신경을 쏟는 것은, 집권 2기 국가지도부를 구성할 올 가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제적인 지도자로서 위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는 5개 초청국가들도 참가한다고요?
기자) 네. 멕시코와 이집트, 태국, 타지키스탄, 기니 등 5개 나라 정상이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초청국 대표로 동참합니다. 중국 정부는 ‘브릭스 플러스(+)’ 모델이 샤먼 제9차 정상회의부터 새롭게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요. 신흥개발국들인 ‘브릭스’와 개발도상국들인 ‘플러스’의 협력을 통해 브릭스 체재의 국제경제 영향력을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중국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초청국가들이 ‘브릭스’ 회의에 동참하는 계기는 뭔가요?
기자) 멕시코의 경우 현재 진행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재협상이 자국에 불리한 쪽으로 결론 날 경우에 대비해, 미국에 대한 교역 의존을 줄이고,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 수출입 상대를 돌려야 할 필요가 있고요. 이집트는 트럼프 새 미국 행정부가 대규모 원조금을 삭감하거나 보류하면서, 경제협력 대상을 새로 찾아야 하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태국과 타지키스탄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유럽 연계 경제협력체인 ‘일대일로’ 참가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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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과 영국 총리가 오늘(31일) 정상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중인데요. 오늘(31일) 도쿄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변함없이 두 나라 사이에 안보와 경제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들의 합의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직후라 양국 정상의 만남은 안보협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일정에 앞서 개최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메이 영국 총리를 초청하기도 했는데요. 외국 정상이 일본 NSC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4년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에서 전략적으로 힘을 모은다”고 밝히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연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안보협력은 북한 문제가 초점이었는데, 앞으로 일본과 영국의 경제협력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지난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뒤 현재 실무 절차를 밟고 있는 영국의 지위를, 앞으로 일본과의 경제교류에서 어떻게 반영할 지가 주요 과제였는데요. 메이 영국 총리는 아베 일본 총리와 함께 참석한 양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EU탈퇴 후 영국은 “일본과의 무역 투자관계에 전혀 새로운 수준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 요청에 일본 측은 어떻게 답했나요?
기자) 아베 일본 총리는 “당분간 자연스럽게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영국 측에 요구했습니다. 영국의 EU 탈퇴을 둘러싸고 벌어질 양국 교역상 혼란을 우려한 발언인데요. 현재 일본과 영국 사이에 적용되는 각종 무역· 경제교류 관련 협정과 조약 등이 EU와 맺은 것들이기 때문에, 영국이 EU에서 벗어난 뒤에는 이것들을 모두 다시 협상해야하는지, 기존 규약들을 이어간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할지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 불확실성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양측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메이 영국 총리는 “지금 가장 확실한 것은, 영국과 일본 사이의 무역· 통상이 가능한 가장 자유롭고 가장 규제 없는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고요. 아베 일본 총리는 혼란과 불확실성을 함께 해소하고 제거해나가면서, 경제협력을 더 발전시켜나가자고 화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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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인도와 베트남 관계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경제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인도 기업인들의 베트남 투자가 쏟아지면서 지난 3월말로 인도의 대베트남 투자는 연간 20억 달러에 달했고요. 양국의 교역 규모는 1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라드하 크리시나 베트남 주재 인도상공회의소 부소장은 양국의 교역 규모가 오는 2020년까지 15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지난해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의 관계도 격상시켰다고요.
기자) 네, 그뿐만 아니라 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합의의 일환으로 오는 2022년에는 수입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인도는 낙후한 베트남의 농업, 제조업, 의료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인도는 또 베트남에 18억 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도 운영하고 있고요. 매년 8만 명이 넘는 인도인들이 사업 또는 관광차 베트남을 찾고 있습니다. 물론 양국의 경제교류가 타이완, 한국, 중국 등 베트남의 오랜 교역국들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베트남의 최대 교역대상국이 중국이죠?
기자) 네, 지난 2016년 중국과 베트남은 양국의 무역 규모를 1천억 달러로 책정해놨습니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정부는 중국 등 어느 특정한 나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균형 있는 무역 구도를 만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두 나라 사이에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오랜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1974년과 1988년, 2014년 3차례나 물리적 충돌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이 지금 남중국해에서 인도와 석유 채굴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년간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와 인도 국영 석유회사(ONGC) 자회사가 남중국해에서 석유와 가스 채굴 작업을 해왔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인도 측에 남중국해 석유채굴권을 2년 연장해줬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영해에서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시추를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베트남과 인도의 해상 협력을 특히 주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일단 현재로서는 베트남이 경제적 혜택을 많이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인도가 베트남과 관계를 강화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인도는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구 대국이자 군사 강국들인 인도와 중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갈등 관계에 있는데요. 베트남처럼 인도도 중국과 지난 1962년 국경 갈등으로 전쟁을 치른 적도 있고요. 또 최근에도 2달 넘게 양국 군이 히말라야 접경지대에서 전면전 직전까지 갈 만큼 대치한 적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과 가까워지고 있는 반면 인도와 베트남은 미국과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