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내 유력 민간단체가 매년 수여하고 있는 젊은 지도자 상 올해 수상자로 한인 여성이 선정됐습니다. 백지은 전 하버드대학 벨퍼센터 연구원이 주인공인데요,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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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숨겨진 혁명- North Korea’s Hidden Revolution.'
백지은 전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책의 제목입니다.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책은 지난해 11월 출간 직후 미국과 영국 주요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샀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과 미국의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폴리티코' 등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책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인터뷰 영상] "Over the past few years, I've picked up ..."
백 씨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외부 정보를 통해 바깥 세상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것이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돼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백 씨는 책 출간 후 영국 의회 강연과 미국 내 여러 민간단체에서의 강연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정보가 얼마나 중요하며 어떤 정보를 유입시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알렸습니다.
백 씨는 이와는 별도로 북한 관련 비영리 민간단체 출범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백 씨의 이같은 활동을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저명한 민간단체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목했고, 백 씨를 올해의 젊은 지도자 상, ‘영 리더 2017’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지난 1956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이해와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록펠러 3세가 설립한 국제 학술연구단체인데요, 전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전시회를 개최하고, 연극영화 제작, 출판, 언론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영 리더’라는 상은 지속적이고 두드러진 활동으로 국제사회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소통의 다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40세 이하 남녀에게 주어집니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남자 15명과 여자 15명의 올해 수상자들은 필리핀과 아프가니스탄, 중국, 미국, 인도, 한국 등 21개 국적을 가진 전문직 종사자들입니다.
수상자들은 오는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영 리더 서밋'에 참가해 전세계 각국 젊은이들과 교류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됩니다.
30명의 젊은 지도자들 중 한 명으로 참석하게 되는 백지은 씨의 선정 이유에 대해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주안 마차도 담당국장은 `VOA'에, 북한에 관한 전문성을 꼽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을 포함해 일반대중이 김정은 정권과 북한 주민을 동일시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백 씨는 북한의 정권과 국민은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겁니다.
마차도 국장은 또 백 씨가 북한 주민의 삶을 대중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면서, 북한 주민의 외부 세계를 향한 호기심, 정보 유입, 장마당 등이 북한사회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를 소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다국적 기업 ‘구글’을 거쳐 하버드대 벨퍼센터 상임연구원을 지낸 백 씨는 현재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백 씨는 'VOA'에, 10년 전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하버드대학 1학년 당시 우연히 듣게 된 한 탈북자의 이야기가 시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그냥 친구 따라 어디 갔어요. 뭔지 모르고. 그런데 그 날이 강철환 씨 그 분이 와서 말씀을 한 거예요. 그 때는 요덕에 간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난 아무 것도 몰랐어요. 정말 충격이었고. 집에 와서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이후 백 씨는 북한에 대한 책과 자료들을 읽어나갔고 교내 북한인권 모임도 만들었습니다.
2010년 대학을 졸업한 백 씨는 구글사에 취직하면서 북한에 대한 지식과 시각의 질적인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구글 사내 연구모임에서 북한을 담당한 것입니다.
[녹취: 백지은]”기술과 인권을 따로 생각했었는데, 알아보고 연구하니까 매우 연결되어 있었어요. 그 때 관심이 확 넓어졌죠. 그 때부터 다른 독재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저 혼자 그냥 랄랄라 관심 있어, 보다는 회사 안에서 프로젝트를 주면서 그들이 연구 성과를 보기 원했어요.”
백 씨는 당시 구글사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등을 어기지 않고 북한을 상대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백 씨는 구글사를 그만두고 하버드 케네디스쿨 공공정책 전문대학원에 들어갔고 그 곳에서 그래함 알리슨 이라는 교수를 만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알리슨 교수의 지원으로 북한과 국제사회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지은] “고독하고 힘들었어요. 사람들은 내가 정보로 북한이 무너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낙천적이라고들 했었고, 혼자 연구하는 동안 내가 알고 있는 게 정말 맞을까.."
이 연구를 하는 동안 백 씨는 책 출간을 제안 받았고, 1년 간 고민한 끝에 과거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북한 관련 서적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백 씨는 수많은 탈북자들로부터 들은 증언의 사실 여부와 전문자료의 출처 등을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등 쉽지 않은 집필 과정을 거쳤습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북한의 숨겨진 혁명’을 세상에 내놓게 됐는데요, 책 출간 이후 백 씨는 북한 전문가로 거듭 났습니다.
백 씨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보가 북한 주민을 변화시키고 결국 북한의 붕괴를 이끌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백 씨가 올해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젊은 지도자 상을 받게 된 결정적인 요인을 마련한 하버드 공공정책 전문대학원의 그래함 앨리슨 교수는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백 씨의 연구 노력과 성과를 매우 높게 평가했습니다.
앨리슨 교수는 자신은 백 씨의 조언자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백 씨를 ‘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백 씨의 총명함과 독창성, 헌신과 성격의 조합은 자신이 만난 수많은 인재들 중 매우 빛났고, 그의 예리한 분석과 용기, 비전, 그리고 때로는 거친 생각과 추진력이 놀라운 실적을 만들어 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앨리슨 교수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백 씨의 헌신이 공공정책과 국제관계에 대한 접근방식을 결정했다며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백 씨의 인터넷 블로그에 적힌 “빼앗을 수 없는 권리, 우리는 똑 같은 인간이다” 라는 문구는 앨리슨 교수의 평가의 이유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지난 여름 미얀마에서 미얀마의 개혁개방 과정을 연구하고 돌아온 백 씨는 북한은 지정학적으로도 아시아와 미국에 중요한 나라라며, 누군가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면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