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술핵 재배치 검토 안 해”...한·러 정상회담 예정

박수현 한국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 내 소식을 전해 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 저희 'VOA'는 오늘부터 한국에서 일어난 북한 관련 소식을 중심으로 주요 뉴스를 소개합니다. 오늘이 그 첫 번째 시간인데요, 한국 청와대 관계자가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힌 소식, 그리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다음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소식 등을 전해 드립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정부 차원에서 전술핵과 관련한 내용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늘(1일)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는 “전세계적 핵 비확산 체제를 존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술핵 재배치가 왜 논란이 된 건가요?

기자)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한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술핵 배치 문제를 이례적으로 언급하면서 한국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면서 대응 차원에서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국내에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로 보수층을 중심으로 그런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생존할 길이 없다”며 30일 토론회까지 개최했습니다. 미국의 핵우산 방어공약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진행자) 그럼 송 장관의 발언 의미는 뭔가요?

기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송 장관이 짐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한국의 자주국방력을 강화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술핵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술핵을 배치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도 앞서 국회 보고에서 그냥 언급한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서주석 차관] “그런 논의들이 있다는 정도를 한-미 국방장관께서 서로 그냥 언급한 정도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심도 깊은 토론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대표도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주장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술핵이 언제까지 한국에 배치됐었죠?

기자) 전술핵은 말 그대로 전술적으로 운용하는 핵무기를 말하는데요. 미국은 지난 1958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과 중국 억제 등을 이유로 총 11개 유형의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했었습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후 조지 H.W. 부시 행정부가 소련과 전술핵 감축에 합의하면서 1991년에 한국에서 핵무기를 모두 철수했습니다. 남북한은 이듬해인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이를 어기고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에 대해 아주 강력한 확장억제 등 방어공약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 김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재임 시절인 지난해 9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가 커지자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한 정상뿐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란 겁니다. 많은 미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을 더 불안하게 만들어 전쟁 위험을 더 고조시키고 북한이 미군의 전술핵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재배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군요?

기자) 청와대가 오늘(1일)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주 6일부터 7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문 대통령은 3차 동방경제포럼에도 참석해 한-러 전략적 동반자 협력에 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처음 방문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수현 대변인] “대통령의 이번 첫 러시아 방문은 한·러 정상 간 우호·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극동, 연해주 지역 양국 간 실질협력을 육성하여, 궁극적으로 유라시아 대륙 전체의 번영과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하고..."

박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서 북 핵 문제 해법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고 했는데 이 포럼이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러시아 정부가 극동 지역 개발을 위해 2015년부터 개최하는 국가 행사입니다. 극동지역 발전을 위해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행사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과 별도로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변인은 이 회담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한국 통일부가 거듭 북한 정부에 대화와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이유진 부대변인은 오늘(1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미국과 일본에 도발적인 발언을 하는 데 대한 한국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녹취:이유진 부대변인] “북 핵 문제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북한이 도발과 또한 수사적인 비난과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한국 통일부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핵실험에 관해서는 “단기간의 준비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한-미 간에 정보자산 공유를 통해 (이런 움직임을) 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통일부가 전국을 순회하며 이산가족 위로 행사를 열고 있다는 소식도 흥미롭군요

기자) 네, 이번 주(30일) 서울에서 올해 들어 열 번째 위로행사가 열렸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연설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새 정부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 “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상봉 정례화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이산가족 300명과 일부 탈북민들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모두 고령이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가 많은데,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조 장관은 북한 정부가 계속 한국의 제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 정부는 두 달째 침묵하고 있습니다. 조 장관은 “남북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풀어드리는 길에 하루빨리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보죠

기자) 한국의 여러 민간단체들이 `탈북 소녀상' 건립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과 북한인권단체연합 등 민간단체들은 오늘(1일) 보도자료에서 오는 4일 서울의 중국대사관과 한국 외교부 앞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 소녀상 건립에 대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녀상이라고 하면 한국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군의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 민간단체들이 벌이는 운동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일본대사관과 여러 장소에 소녀상을 세우며 캠페인을 벌여 왔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중국대사관 앞에도 탈북 소녀상을 세워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지를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중국에서 많은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에 시달리는 상황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탈북민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제로 체포해 북송하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아 왔는데, 좀 더 강하게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미인가요?

기자) 네, 이 단체들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15일까지 중국에서 북한 혜산과 온성으로 북송된 탈북민이 125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탈북민 일가족 5명이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하다 체포되자 집단 자살까지 했다며 중국이 계속 유엔이 명시한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런 끔찍한 인권 침해를 계속하면 중국의 유엔 인권이사국 자격 정지와 탈북소녀상 건립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요. 다음 소식은 어떤 것인가요?

기자) 지난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벙커에서 숨진 육군 중위가 19년 만에 순직 처리됐습니다. 주인공은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김훈 중위인데요. 한국 국방부는 진상규명 불능 사건에 대한 심사위원회를 어제(31일) 열어 김훈 중위 등 5명에 대해 모두 순직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김훈 중위에게 당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육군 수사당국은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김 중위 사건을 권총 자살로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파손된 김 중위의 손목시계 등을 지적하며 그가 격투 끝에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 중위가 부대 내 군기문란 행위를 척결하는 과정에서 살해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국방부가 재조사를 했지만 결론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결론이 바뀐 건가요?

기자) 김 중위 아버지의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인 김척 씨는 육군 중장 출신인데요.아들이 사망하자 19년 동안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결국 순직을 인정받은 겁니다. 이런 노력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가 김훈 중위 사건을 조사한 뒤 국방부에 순직을 권유했고 결국 국방부가 받아들인 겁니다. 한국 국방부는 “기나긴 시간 동안 애통함을 가슴에 묻어뒀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국의 수출이 8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했다는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1일) 지난 8월 수출이 471억 1천 600만 달러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4%가 늘은 것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87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해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월간 수출이 8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수입은 401억 200만 달러로 집계됐고 무역수지는 7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