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살충제 달걀' 40개국 유통...미·이집트 군사훈련 재개

비테니스 아드리우카이티스 유럽연합(EU) 보건· 식품안전 커미셔너가 지난 3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에서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 달걀’이 세계 40개 나라에 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홍콩 등 유럽연합(EU) 이외 나라들도 16개국이나 포함됐습니다. 미국과 이집트가 8년 만에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하고요, 이어서, 중국에서 무인비행기(드론)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유럽산 달걀이 세계 40개 나라에 퍼졌다고요?

기자) 네. 사람의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살충제에 오염된 달걀이 유럽 각국에서 속속 발견돼 지난달 이후 파장이 계속 커졌는데요. 비테니스 아드리우카이티스 유럽연합(EU) 보건담당 대표가 사태 현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어제(5일) 에스토니아에서 열었습니다. 아드리우카이티스 대표는 유럽연합 회원국 28개 나라 중 24개국에서 문제의 달걀들이 유통됐다고 밝혔고요, 유럽연합 밖의 16개 나라에도 수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살충제 달걀'이 맨 처음 발견된 벨기에 시민들이 지난달 15일 달걀 6천500개로 대형 오믈렛을 만드는 소비진작 행사를 열고 있다.

진행자) 유럽연합 소속이 아닌 16개국은 어떤 나라들인가요?

기자)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중동국가들이었는데요. 중국 본토와 한국은 유럽연합(EU) 측이 공개한 명단에 없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유럽연합(EU)이 발표한 명단에 없다고 하셨는데, 한국에서도 ‘살충제 달걀’ 파문이 일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 유럽연합 측 발표는 유럽산 문제 달걀들이 유통· 수출된 것이 확인된 사례들을 모아 공개한 거고요. 한국에서는, 유럽 소식이 알려진 뒤에 자체적인 조사를 했는데 비슷한 사례들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한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시민들의 걱정이 많아서요, 식당에서 달걀 없는 비빔밥을 팔고, 학교 급식에서도 달걀 반찬이 빠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문제 소지가 있는 달걀들을 폐기시키기도 하고, 성분 검출량이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하는 등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살충제 달걀'이 나온 농장 일부가 오히려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는 논란에 이어서, 생리대를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에 몸에 나쁜 성분들이 들어있는 사례들까지 알려지면서 불안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한국 울주군청 공무원들이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된 달걀들을 폐기하고 있다.

진행자) 그런데, 달걀에서 어떻게 살충제 성분이 나오게 된 거죠?

기자) 유럽에서 문제가 된 ‘피프로닐’이라는 살충제는 방역업체들이 바퀴벌레나 벼룩, 개미 등을 제거하기 위해 쓰는 맹독성 물질인데요. 가축에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이웃나라 벨기에 양계농가에서 닭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알을 낳는 닭에 직접 뿌리고, 사료에 섞어 먹도록 한 결과, 그 성분이 닭의 몸에 흡수돼 오염된 달걀을 낳은 걸로 보입니다. 이런 달걀이 유럽연합(EU) 각국에 유통됐고, 유럽 밖 나라들에도 수출된 겁니다.

진행자) 사태가 시작된 유럽에서는 이 일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사태 발발 후 유럽 각국에서는 양계농장 수백 곳이 문을 닫았고요, 시중에 유통된 달걀이 폐기처분됐습니다. 네덜란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명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은 오는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어 사태 재발 방지와, 전반적인 식품안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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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과 이집트가 8년 만에 합동군사훈련을 다시 시작한다고요?

기자) 네. 미군과 이집트 군이 11일 동안 진행되는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 ·밝은 별)’ 연합훈련을 다음주 시작한다고 이집트 국방부가 어제(5일) 발표했습니다. 이 훈련이 마지막으로 실시된 게 지난 2009년이었는데요, 8년 만에 재개되는 겁니다.

지난 2001년 '브라이트 스타' 훈련에 참가한 이집트군 장병들이 알렉산드리아 해변에서 상륙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8년 만의 연합훈련 재개를 확인했나요?

기자) 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훈련 일정과 장소 등에 대해,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가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집트 정부가 밝힌 훈련의 구체적인 내용 살펴보죠.

기자) 오는 일요일(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데요.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 서쪽에 새로 만든 ‘모하메드 나집’ 기지에서 두 나라 군대가 전술훈련을 함께 합니다. 어떤 전술을 연습하는지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8년 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브라이트 스타’에서는, 두 나라 공수부대가 C-130 수송기에서 낙하훈련을 함께 했습니다. 해병대 병력이 알렉산드리아 해안에서 연합 상륙작전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도 비슷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두 나라 합동군사훈련이 왜 8년 동안 끊겼던 거죠?

기자) ‘브라이트 스타’는 지난 1981년부터 2년에 한번씩 실시됐는데요. 2009년 마지막 훈련 이후 2011년에는, 중동 일대에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번진 ‘아랍의 봄’ 여파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되면서 잠정 취소됐습니다. 다음 일정이었던 2013년에는, 수도 카이로에서 보안군 병력이 8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살해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미국 정부가 항의의 의미로 합동훈련을 아예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미국과 이집트 관계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이트 스타’ 연합훈련이 중단된 그 해죠, 2013년, 군부를 이끌던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이집트 역사상 첫 민주선거로 당선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았는데요. 이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을 일절 만나지 않았고요, 이집트 정부에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을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정상 간 교류가 끊기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 협력 사업들도 자연스럽게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에 합동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두 나라 관계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집트 쪽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집트 국방부는 성명에서 “브라이트 스타 연합훈련은 양국 군사관계와 협력의 깊이를 보여주는 척도”라면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일단 군사 분야에서부터, 미국과 이집트의 관계가 풀리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쪽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를 중동의 주요 동맹으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만나지 않았던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미국 새 정부가 이집트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두 정상은 5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다시 한번 회동했는데요.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이집트를 상대로 2억9천만달러 상당의 원조 삭감 또는 지급 연기를 결정하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는 관계 회복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이집트 정권에 대한 평가가, 이전 오바마 행정부 때와 달라진 건가요?

기자) 평가가 달라진 건 아닙니다. 이집트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미국 정부는 보다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설명하는데요.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집트 인권 문제와 관련, “이런 민감한 현안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보다 신중하고, 비공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그 쪽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CNN' 방송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 문제 보다는 이집트와의 안보협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집트의 안보협력은 오래된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 1979년부터 이집트에 군사 지원을 제공해 왔는데요, 그 규모가 연 평균 13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많은 미국의 대외 군사원조 액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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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무인항공기, 드론 시장이라고요.

중국 공안의 방범· 순찰용 드론이 지난 2015년 8월 허베이성 톈진 빈하이 지역 폭발사고 현장 상공을 날고있다.

기자) 네, 중국의 드론 시장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속에 최근 몇 년 간 연평균 성장률 60%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드론, 무인항공기는 원래는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지금은 물류배송을 비롯해, 농약 살포, 재난 탐사, 영상 촬영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데요. 중국 선전시에 소재한 중국 민간 드론 제조업체인 'DJI'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로, 이 회사 하나가 전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는 중국 최초의 드론 시험비행 기지도 문을 열었죠?

진행자) 네, 지난달 31일 상하이에 중국 최초의 드론 시험비행 기지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는데요. 총면적 200㎢에 달합니다. 이 상하이 드론 기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고요. 운행 허가를 받으면 보험에도 가입해야 합니다. 기지 안에서는 드론 사용법을 배울 수도 있고, 개발용 시험비행 등 드론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보험도 들어야 하고, 제법 까다로운 것 같은데요.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는 드론 운행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드론 소지자들의 무분별한 운행으로 항공 안전이 위협을 받고 사생활 침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6월부터 드론 실명제를 실시해 왔는데요. 250g 이상의 드론을 소유한 민간인들은 당국에 반드시 실명으로 등록해야 하고요. 이를 위반할 경우, 그 드론은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당국에 실명 등록한 드론은 12만 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드론 등록자가 약 7만 7천 명입니다.

진행자) 요즘 중국에서는 또 드론 훈련학교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요.

중국 베이징 시내 TT 항공기술학교의 드론 강의 현장.

기자) 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드론 조종사 훈련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드론 조종사 훈련학교에 등록하는 지원자가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드론 학교는 실제적인 조종 기술은 물론 복잡한 비행이론과 법률까지 가르치고 있는데요. 수강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공식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평균 1만 위안(미화 1천5백 달러)가 들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드론 조종사가 장래 촉망받는 직업군에 들어가, 드론 훈련학교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