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현안을 정리해 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은 불안정과 경제 고난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이 경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야당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재배치 주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이 두 달여 만에 성명을 낸 것은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이런 소식을 중심으로 오늘도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 외교장관이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었군요
기자) 네, 강경화 외교장관이 오늘(11일) 북한의 핵 문제 대응과 전술핵 재배치 논란 등 여러 현안에 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외신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등 “무모한 길을 걷고 있다”며 이를 지속할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국제사회의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들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은 불안정과 경제적 고난이란 대가를 치를 것”이란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필리핀이 북한과 교역 단절을 선언하고 멕시코는 북한대사 추방을 결정하는 등 여러 나라가 개별적인 제재를 북한 당국에 가하고 있는데, 그런 움직임을 지적한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 장관은 이날 멕시코에 이어 중동의 한 국가가 자국주재 북한대사에 대해 추방 수순인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외교와 경제 관계를 축소하거나 단절하는 나라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도발한다면 이런 전례 없는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북한을 구석으로 몰기보다 한국이 특사 등을 북한에 파견해 적극적으로 위기 타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강 장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대북 특사를 파견할 여건과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의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를 더 해보고, 누구를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사 파견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지만,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현 상황에서는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가 11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에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인데요, 가장 큰 관심은 대북 원유 수출 제한입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기자) 강 장관은 원유 제재가 반드시 결의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We have been cleared in close consultation with Americans that oil has to be included as an element of the sanctions.”
미국과 이런 대북 원유 수출 축소안에 관해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의안이 채택되든 북한 정권에 상당한 경제적 압박이 될 것이란 겁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핵 대응 수단은 핵밖에 없다며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결정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정부의 협의가 중요할 텐데 강 장관이 이에 대해 언급을 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 여론이 전술핵 재배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를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 수립 차원에서 검토한 게 없고 미국과 논의한 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저희가 미국하고도 이 문제를 논의한 바 없고요. 가상적인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한-미 간에는 모든 문제를 긴밀히 공조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 상황, 한반도의 미래와 직결되는 그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한미 간 공조를 안 하고 일방적 조치가 취해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여러 언론이 지난 주말에 특집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자세히 분석하는 보도를 했는데, 국무총리가 오늘 공식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 입장이라며 “전술핵 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리는 오늘(11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변함없는 정부의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기 때문에 비핵화 원칙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이런 명확한 입장을 밝혔는데도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여론조사 결과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고 제1야당이 재배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어제(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핵무장이 꼭 필요하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천 만 명 서명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홍 대표는 한국에 핵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많고 IT 기술도 발달해 있어 1년 안에 핵을 보유할 수 있다며, 핵무장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지만, 여론이 재배치 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 같은데요. 여기서 잠시 전술핵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전술핵은 말 그대로 전술적으로 운용하는 핵무기를 말합니다. 미국은 지난 1958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과 중국 억제 등을 이유로 총 11개 유형의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했었습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후 조지 H.W. 부시 행정부가 소련과 전술핵 감축에 합의하면서 1991년에 한국에서 핵무기를 모두 철수했습니다. 남북한은 이듬해인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이를 어기고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한국에 대해 아주 강력한 확장억제 등 방어공약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북한 외무성이 오늘(11일)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에 협박을 했죠. “사상 유례없는 곤욕을 치르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는데요. 한국 통일부는 이에 대해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백태현 대변인]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앞두고서 이에 대한 경고성 및 추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 9·9절을 맞아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다행히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통일부는 어떻게 풀이했나요?
기자) 백 대변인은 “내부 결속” 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백태현 대변인] “북한이 9·9절에 도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다양하게 분석해볼 수 있으나, 자축 행사를 통해서 내부 결속에 주력하면서 핵 무력 지속 개발 의지를 피력하는 대회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주 17일에 평양에서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립니다. 당초 한국 주도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파견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확인됐습니까?
기자) 한국 대표단 참가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백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북한 ITF 측에서 공식 입장도 안 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한국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렸던 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측 초청으로 북한 시범단이 왔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시범단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됐는데, 북한 측이 끝내 초청 등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 무산된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서울을 방문 중인데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군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한국의 경제 상황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라가르도 총재] “good and strong impression of the Korean economy. It’s performance is …”
크리스틴 라가르도 IMF 총재는 오늘(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3.0%, 내년도 3.0%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언급이 있었습니까?
기자)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무장지대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라가르도 총재는 또 한국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노동인구의 감소와 생산성 둔화를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재무장관 출신인 라가르도 총재는 지난 7~8일까지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의 지속성장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했고, 오늘(11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 경제 관리들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