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런 상황서 북한과 대화 불가"...통일부 "인도적 지원은 계속"

문재인 한국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 내 한반도 관련 주요 소식을 정리해 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전날 밝혔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 만에 평양과 같은 거리인 동해에 현무-2 미사일을 실사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한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67년 만에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도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는데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며 북한 정권의 무모한 행태를 규탄했습니다. 오늘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문재인 대통령] “이러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으로서 이를 엄중히 규탄하고 분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합니다.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도발의 빈도와 강도를 높일수록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으로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그럼 어떤 대응을 강조했습니까?

기자) 한국 자체 군사력과 미-한 동맹 차원의 굳건한 방위태세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도발하면 재기 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정부는 자체 군사력은 물론 연합방위 능력으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철저하게 방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이 우리와 동맹국을 향해 도발해올 경우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 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믿고 흔들림 없이 생업에 종사해주길 바랍니다.”

진행자)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국제 공조를 전략적으로 더욱 강화하고 새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하며 단호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다양한 위협체계를 자세히 분석해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수현 대변인]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주장한 전자기펄스탄(EMP)과 생화학 위협 등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하였습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현무-2 미사일의 즉각 대응 경고사격을 할 것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군이 실제로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습니까?

기자) 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 만에 동해로 현무-2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오늘(15일) 북한 중거리 미사일이 도발 원점인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 250km를 고려해 동해상에 같은 거리로 실사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한국 군이 즉각 대응할 태세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15일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한국 육군이 적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하루 전에 포착했다고요?

기자) 네, 하루 전부터 발사 징후를 포착해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발 수위에 맞춘 즉각적인 무력대응을 사전에 재가했다는 겁니다. 현무-2 미사일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6분 만에 발사된 것도 이런 사전 대응의 일환이란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보고를 받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규탄 성명을 냈는데, 틸러슨 장관이 강경화 한국 외무장관과 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 시각으로 오늘(15일) 오전 두 장관이 15분 간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 방향을 협의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두 장관은 북한 정권이 유엔 안보리 새 결의 채택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역내 긴장을 심각하게 고조시킨 데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고 지속적인 미-한 연합방위 대응태세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도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대북 지원 재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분노를 직접 표시했는데, 그럼에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통일부가 그런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북한의 영유아와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다음주 21일로 예정된 남북협력추진협의회에서 유니세프와 WFP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른 대북 지원사업에 대해서 논의가 될 예정입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오는 21일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는 단호한 제재와 대응 기조를 유지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별개로 한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로 이를 변함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늘 통일부 브리핑에서 이런 인도적 지원이 마치 유엔 안보리 제재 때문에 이뤄진 것처럼 대변인이 설명해 추가 해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이유진 부대변인이 안보리의 강력한 제대로 북한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을 해 기자들의 확인 질문이 쇄도했습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시급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유엔 결의가 최근 역대 결의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 채택이 되었습니다. 북한 해외 노동자 송출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원유에 있어서도 30% 이상이 차단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강력한 제재에 따른 북한경제의 타격은 필수, 피해 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금 예측이 되는 바입니다.”
[취재진] “지금 질문의 취지를 잘 이해 못 하시는 것 같아 그런데, (중략) ‘유엔 제재로 북한을 어렵게 했기 때문에 우리가 도와준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유진 부대변인은 “’A는 B다’라고 답변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발언이 북한 주민을 어렵게 만든 게 안보리 제재 때문인 것처럼 비쳐 취재진의 확인 질문이 이어진 겁니다.

진행자) 어제도 전해 드렸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인데요. 국무부도 어제(14일) 인도적 지원 관련 문제는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요. 한국 내 정치권과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야당 3당은 모두 지원 방안 철회를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 방안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웃음거리가 됐다며, 이런 방식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국민여론도 그렇다고 주장하면서 인도적 지원보다 안보를 더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에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에 한국인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잦은 미사일 도발에 피로감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고 여러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AP’ 통신에 북한 정권이 뭘 모르고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녹취: 시민] “김정은이 지금 정신이 없고 미친 짓을 하고 있는데 뭐든지 자승자박으로 앞으로 자기한테 더 큰 불똥이 떨어질 것을 모르고 불장난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거기는 큰일을 당할 거에요”

시민들은 “전쟁이 날 것 같아 걱정된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취약계층을 위해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북한 정권의 태도 때문에 이제 회의적이다”, “뺨 맞고 돈까지 내어주는 꼴”이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함께 하고 계십니다.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볼까요?

기자) 6.25 한국전쟁 중 장진호 전투에서 싸웠던 미 해병대 노병이 6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합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18일~23일까지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6.25 참전용사와 가족 등 1백여 명을 한국으로 초청했다며, 이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딕 스롬 씨가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장진호 전투는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첫 방문지로 워싱턴 인근에 있는 장진호 전투기념비를 방문해 새삼 주목을 받기도 했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미 해병대 1사단 등 유엔군이 수적으로 8배나 많은 중공군의 포위와 엄청난 강추위를 뚫고 퇴각에 성공하며 치른 전투입니다. 문 대통령도 기념비를 방문해 6.25전쟁 중 가장 영웅적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다며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67년 전인 1950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습니다. 그들이 한국전쟁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습니다.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 명의 피난민들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노병이 67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분인가요?

기자) 스롬 씨는 장진호 전투 당시 유담리에서 마지막 철수한 미 7해병 3대대 소속 일병이었습니다. 스롬 씨는 보훈처에 보낸 메시지에서 전쟁 당시 중공군과 처절한 전투 끝에 심하게 다친 친구를 돌보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67년이 지난 한국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다며, 목숨을 걸고 지켰던 나라를 다시 방문할 기회를 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일부 민간단체들은 해마다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거나 당사국에서 행사를 열며 감사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