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주권국가들의 평화적인 공존을 역설했습니다. 19일 유엔총회 안건토의 첫날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내용, 먼저 살펴 보겠고요.40만명을 넘어선 ‘로힝야’ 난민 사태에 대해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처음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다음 달 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당헌’을 고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2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 그 밖에 나라들에서도 외무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외교당국자들이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모여있는데요. 총회 핵심인 ‘일반토의’가 19일 시작됐습니다.첫 일반토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강력하고 독립적인 주권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계 질서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강력한 주권국가들의 공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연설 주제가 ‘평화, 번영, 주권’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 나라들이 자신의 이념이나 생활방식을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공존하는 세계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평화가, 단순한 공존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함께 걷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를 위해 미국 역시, “미국적인 방식을 다른 나라에 주입하려 하지 않고, 단지 모범으로 빛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세계에 보여줄 모범은 무얼 말하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구호로 삼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다시 말해 ‘미국 우선주의’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나는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선출된 게 아니라, 힘을 미국민에 돌려주기 위해 뽑힌 것”이라고 지난 대선을 돌아본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것 처럼, 각국 지도자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추구해야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자국 우선주의’란 지도자들이 국민을 우선 섬기고, 국가가 삶을 향상시킬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자국 우선주의’에 반하는 본보기도 제시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민의 안정을 살피지 못하는 나라로 북한을 첫 손에 꼽았습니다. 국민 생활이 어려움에 처한 와중에 핵개발을 진행하는 북한 정권을 비판하면서, “비핵화만이 유일한 방책”이라는 것을 북한이 알도록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부르면서,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자살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사시 미국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준비가 돼있고 의지도 있지만, 그럴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를 억류했다가 사망 직전에 돌려보내고, 일본인들을 납치해 어학 강사로 활용한 북한 당국의 비인도적 처사도 함께 고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외에 자국민을 돌보지 못하는 나라로는 어떤 나라가 꼽혔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민주적인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규탄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들 중심으로 구성된 ‘제헌의회’가, 정당한 선거를 거쳐 세워진 입법부인 ‘국민의회’를 대체하는 시도 때문에 정치적인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는데요. 19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에 협조하고 있는 유엔과 각국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주요 6개국과 맺은 핵 합의 이후에도 미사일 도발 등을 이어가고 있는 이란에 대해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대표단도 이번 총회에 참석했죠?
기자) 물론입니다. 19일 연설중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비판할 때, 동시통역 중계기를 쓰고 듣는 북한 측 관계자 모습이 유엔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는데요. 리용호 외무상이 이번 총회 참석을 위해 북한을 떠났고, 수요일(20일) 뉴욕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열린 제46차 총회에서 당시 159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한국과 함께 동시에 가입을 승인받은 유엔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전날(1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개혁회의’를 주관했죠?
기자) 네. 유엔 개혁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총회 일정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직접 주재한 ‘유엔개혁회의’에서, 어떤 나라도 불균형한 비용 부담을 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료주의와 비용부담 불균형 때문에 유엔의 운영이 방만해졌고, 이 때문에 가능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혁신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지적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이날(18일)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있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의식에 동의하고, 비용 집행 비효율성과 불공평한 분담금 문제 등을 개혁할 의지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총회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개혁) 선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밝혔는데요. 어제 진행된 유엔 개혁 논의는 미국식 접근법이기 때문에, 전체 대화로 논의해야한다는 게 러시아 측의 입장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번 유엔 총회에 불참합니다.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로힝야’ 난민 사태에 대해 연설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40만명을 넘어선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입장을 밝혔는데요. 약 30분 동안 생방송 중계된 연설에서 아웅산 수치 자문역은 “미얀마가 종교와 인종 문제로 분열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유엔과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를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사회 비판에 대해 아웅산 수치 자문역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모든 인권 침해와 불법 폭력을 규탄한다”라며 “만약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엔이 이번 사태를 ‘인종청소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사태를 해결할 해법을 제시했나요?
기자)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아웅산 수치 자문역은 자체적으로 금지한 ‘로힝야’ 호칭을 19일 연설에서 일절 사용하지 않고, “이슬람교도 이동 행렬이 지난 5일 이후로는 멈췄고, 많은 무슬림들이 미얀마에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보는 것 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건데요.국경을 넘은 난민들 중에 미얀마 국민으로 확인된 사람들에 재입국을 허용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난민들의 신분을 확인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데다, ‘로힝야’ 족은 미얀마 시민권이 거부된 소수민족이라서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외신들로부터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인 공격을 지속한 군부를 통제할 계획이나, 유혈사태를 멈출 대책은 내놓지 않아서, 국제인권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인권단체를 비롯한 세계의 반응, 살펴보죠.
기자) 제임스 고메즈 국제 ‘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지부장은 “수치와 미얀마 정부가 여전히 모래밭에 머리를 묻고 있다”고 19일 연설을 평가했습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땅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에 비유한 건데요. 수치 자문역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겁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지난 5일 이후 사태가 진정됐다는 수치 자문역 발언에 대해, “그게 사실이라면, 최근 2주동안 마을을 불태우고 있는 건 누구냐”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4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로힝야’ 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 서쪽에 모여 사는 이슬람 소수민족인데요.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이민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갈등이 이어졌는데요. 로힝야 족 일부가 무장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등을 조직해 미얀마 정부에 저항했습니다. 지난달 말, 로힝야 무장조직이 라카인주 경찰관서 등을 공격하면서 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미얀마 정부는 설명했는데요. 무장조직 토벌에 나선 미얀마 군 공격에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했고요, 군인들이 로힝야족 마을을 불태웠습니다. 이 때문에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피하는 로힝야족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에 몰린 로힝야 난민 수는 43만여명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무장반군’을 토벌하는 와중에 난민이 발생한 것이라는 미얀마 정부 입장을 국제사회는 받아들이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는 국제사회의 관점은 미얀마 정부와 다른데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고위관계자들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인종 청소’로 규정했습니다. 종교적 배경이 다른 소수민족 ‘로힝야’ 주민들을, 미얀마 정부가 강제로 제거하려 하고 있다는 건데요.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17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아웅산 수치 자문역이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끔찍한 비극이 벌어질 것”이라며 “로힝야족이 (조건없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미얀마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등으로 몰렸는데, 방글라데시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뉴욕에서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로힝야 난민문제를 소개했지만, 미국이 난민 문호를 닫고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단독 보도했는데요. 하시나 총리는 이번 주 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여를 호소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백악관이 지난주 11일 관련 성명을 냈는데요. 미얀마 정부에 “법을 존중하고 폭력을 중단해 시민들의 강제 이주를 끝내기를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베이징에서 열렸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이 ‘당헌’을 고친다고요?
기자) 네. 정당의 헌법 역할을 하는 규정인 ‘당헌’을 중국 공산당에서는 ‘당장’이라고 부르는데요.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장’을 손질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이 18일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공산당을 중심으로 통치하는 나라라서요, ‘당장’을 고치는 건 국가 최고 권위의 법규가 새롭게 바뀌는 겁니다.
진행자) ‘당장’을 수정하기로 누가 결정한 건가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해 당 서열 25위까지가 모인 중앙정치국이 18일 회의에서 의결한 사항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19차 당대회에 상정할 ‘당장 개정안’, 그리고 주요 정책 진행사항을 정리한 ‘업무보고서 초안’, 부패관리 적발과 처벌 현황 등을 종합한 ‘기율검사업무보고안’ 등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는데요. 당장 개정안을 최우선 상정하기로 결의한 배경으로는, “다음 5년의 새로운 형세와 임무에 근거해 당장을 적절하게 개정하는 것이 중국식 사회주의 건설과 위대한 공정을 추진하는데 유리하다”는데 당 지도부가 뜻을 모은 것으로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5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2기 새로운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당의 헌법을 개정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이번 회의에서, 새 ‘당장’이 “중국화된 마르크스주의의 최신 성과를 체현토록 해야 한다”면서, “중대한 이론관점과 전략사상을 당장에 편입시켜야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론과 전략사상이 당장에 편입돼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당장의 어떤 내용을 바꿀지, 어떤 이론과 사상을 편입시킬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당초 ‘시진핑 사상’을 공산당 지도사상에 포함해 오는 당 대회에서 ‘당장’에 명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는데요. 월요일(18일)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주요 중국어권 매체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당장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그리고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이 지도사상으로 명문화돼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