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상원, '오바마케어' 폐지 재추진...트럼프 측근 변호사 상원면담 취소

19일 미국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과 동료 공화당 의원들이 건강보험법 개혁과 관련해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상원 공화당이 또 한 차례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선보인 새로운 건강보험법안의 표결을 두고 공화당 내 몇몇 상원 의원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상원 조사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와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던 일정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미국프로풋볼리그’를 뜻하는 ‘NFL’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데 정치적 이유가 주요 원인이라는 설문조사 결과, 차례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금 연방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제안한 ‘건강보험법안’이 단연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요. 이 법안의 표결 통과 여부를 두고 몇몇 공화당 소속 의원의 표심이 주목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현재 연방상원의 가장 큰 현안은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과 빌 캐시디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정확하게 말하면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만든 ‘건강보험법’인 ‘오바마케어’를 사실상 없애는 것이 핵심인데요. 법안 통과를 좌우할 수 있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려면 몇 표가 필요한 겁니까?

기자) 네. 규정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 단순 과반수, 그러니까 51표가 필요한데요.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법안을 예산조정 절차의 하나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1일 이후에는 다른 일반 법안과 마찬가지로 60표가 필요합니다.

진행자) 상원 의원 정원이 100명인데 10월 1일 이후에는 왜 60표가 필요한 겁니까?

기자) 공화당이 10월 1일 이후에 해당 법안 표결을 진행하면 야당인 민주당이 ‘의사진행방해’ 즉 ‘필리버스터’로 표결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찬성표가 60표 이상 나오면 ‘필리버스터’ 없이 표결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60표를 얻으려면 힘드니까 9월 30일 이전에 단순 과반수인 51표로 통과시키자는 말이군요? 현재 의석수가 공화당이 52석이고 민주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무소속까지 해서 48석인데 공화당 쪽에서 3표 이상 반대표가 나오면 안 된다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50 대 50으로 찬반이 갈릴 경우,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되니까요. 현재 공화당은 이탈표를 두 표만 허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를 좌우할 공화당 의원이 누구냐를 두고 분석이 한창인데요. 제일 많이 거론되는 의원이 애리조나주의 존 매케인 의원, 알래스카주의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그리고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의원입니다.

진행자) 이 세 사람은 지난 7월에 상원에서 있었던 ‘오바마케어 부분 폐지 법안’에 대한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사람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 3명과 민주당 의원 48명이 미국인들을 실망시켰다며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미국 언론은 이번 상원 표결에서도 이 세 의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가령 3명이 모두 반대하면 찬성이 49표로 부결이 되는 거군요?

기자) 사실 이들 3명 가운데 2명만 반대해도 법안 통과가 무산됩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이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인데요. 현재 수전 콜린스 의원은 해당 법안을 우려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요. 또 나머지 두 의원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진행자) 지난 7월 표결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상원 공화당 안의 표심이 갈리는데, 정확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들은 법안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비판하고 있고요. 그밖에 다른 의원들은 법안이 자기 지역구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서인지 의견 통일이 힘든 실정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새 법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네. 린지 그레이엄 의원과 빌 캐시디 의원이 선보인 새 ‘건강보험법안’의 핵심은 연방정부가 주도하던 건강보험체제를 주 정부 체제로 돌린다는 것입니다. 세부 내용으로는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려고 연방정부가 쓰던 예산을 모두 주 정부에 배분하고요. 오바마케어의 의무 가입 조항을 없애고, ‘메디케이드’, 즉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 혜택을 대폭 줄입니다. 또 건강보험과 관련된 규제를 풀어주는 항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의무 가입 조항, 메디케이드 확대 등은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핵심 항목이었는데, 새 법안은 이걸 없애겠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공화당 안에서 의견이 갈리는 항목이 기존 ‘오바마케어’에 따라 ‘메디케이드’를 확대했던 주에는 새 법안에 따라 배분되는 예산이 대폭 줄어든다는 겁니다. 이번 표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매케인 의원의 지역구인 애리조나나 머카우스키 의원의 알래스카가 바로 그런 지역인데요. 그렇게 되면 의료보험을 잃는 주민이 늘어나기 때문에 선뜻 새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기가 힘든 거죠. 머카우스키 의원의 지역구인 알래스카주의 주지사도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단순 과반수로 표결하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인데,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초조하겠네요?

기자) 아마 그럴 겁니다. 그래서 공화당 지도부가 나서서 법안 찬성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어제 (19일) 공화당 주지사 4명이 포함된 주지사 10명이 상원 측에 서신을 보내 해당 법안을 거부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서서 이 서신이 표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인 마이크 코언 변호사.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어제(19일) 상원 정보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통령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를 면담하기로 했는데, 이 만남이 최소됐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상원 정보위원회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조사와 관련해 코언 변호사를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었는데, 이 만남을 갑자기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면담이 최소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정보위원회 측이 성명을 냈는데, 비공개 면담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취소했다고 밝혔고요. 대신 내달 25일에 열리는 상원 공개 청문회에 코언 변호사가 나와 증언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네.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산망을 해킹하는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입니다. 또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러시아 측과 내통하거나 공모했다는 의혹도 있는데요. 현재 연방상원과 하원, 그리고 연방법무부가 임명한 특별검사가 해당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도 이 러시아 의혹에 연관된 모양이로군요?

기자) 코언 변호사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체코 프라하에서 러시아 측 인사들을 만나 관련 활동을 조율했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또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타워’를 세우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코언 변호사 측은 이런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최근 법무부 특검 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폴 매너포트 씨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CNN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씨의 ‘최근 11년 간 활동’ 전반을 집중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특히 지난 7월 연방수사기관이 매너포트 씨의 집을 압수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 방송은 당시 매너포트 씨에 대한 수색영장에 ‘2006년 1월 이후의 모든 범죄’라고 수사대상 기간이 광범위하게 기재돼 있었다며 매너포트 씨가 수사의 초점으로 급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라라에서 열린 NFL 풋볼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팀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 선수(가운데)와 동료들이 국가가 나오는동안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최대 스포츠 행사인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올해 시즌이 이달 초에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NFL에 대한 팬들의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매사추세츠 로웰 대학이 지난달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NFL 팬들 가운데 약 20%가 최근 몇 년간 NFL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고 답했습니다. 관심이 줄어든 이유가 뭔지를 구체적으로 물었더니 응답자의 24%가 정치적인 이유라고 응답했는데요. NFL의 과격한 경기 방식으로 인한 부상이나 폭력성 때문에 관심이 줄었다는 비율 7%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진행자) 정치적인 문제로 NFL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니, 이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팀에 소속된 쿼터백 콜린 캐퍼닉 선수가 한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캐퍼닉 선수는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제창할 때 모든 선수와 관중이 기립했음에도 혼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캐퍼닉 선수는 흑인 등 유색인종에 대한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표시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다른 선수들이 캐퍼닉 선수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운동선수들 사이에 일명 국민의례 저항운동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기자) 이런 캐퍼닉 선수의 행동이 많은 논란을 낳았죠?

기자) 맞습니다. 선수가 개인적인 성향을 표출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며 캐퍼닉 선수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가에 대한 모독 행위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는데요. 특히 미군 가족이나 재향 군인들 사이에서 항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NFL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이유로 이 캐퍼닉 선수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팬은 17%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캐퍼닉 선수를 둘러싼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양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 전팀과 계약이 끝난 캐퍼닉 선수가 아무런 팀에도 영입되지 못하면서 NFL 측이 캐퍼닉 선수에게 일종의 보복 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겁니다. 지난 8월 말에는 10여 개의 인권 단체가 뉴욕의 NFL 사무실 앞에서 캐퍼닉 선수가 구단 영입을 받지 못한 데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NFL 측은 선수들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분명한 권한이나 공식적인 지침이 없다며, 정치적 이유로 인한 징계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캐퍼닉 선수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풋볼 팬들 가운데 캐퍼닉 선수처럼 정치적인 의사를 선수가 표출하는 것이 문제라는 응답자는 64%에 달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더 많은 거죠. 하지만 팬들이 더 큰 문제로 보는 것은 따로 있었는데요. 응답자의 90%는 머리 부상으로 인한 선수들의 건강 문제야말로 NFL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풋볼이 워낙 격렬한 운동이다 보니까, 선수들이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 이미 여러 차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에도 보스턴 의과대학이 사망한 풋볼선수의 가족들로부터 기증받은 200여 명의 뇌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총 177명의 뇌에서 외상의 흔적이 발견됐고요. 특히 NFL에서 활동한 선수 111명 중에선 단 한 명을 제외한 110명의 뇌에서 외상의 징후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