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 위협...한국 통일부, 북한인권 증진 논의

2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대형TV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의 대 미국 성명 발표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국 내 소식을 전해 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반발해 미국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위협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제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런 소식을 중심으로 김현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대응해 성명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어제(21일)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고 지도자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신년사를 제외하고 북한 최고 지도자가 자신 명의로 성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성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자) 북한 `조선중앙 TV' 가 오늘 (2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며 성명 전문을 공개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통신]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해 온 이상 북한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완전 파괴’ 발언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말하는 거겠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북한을 겨냥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United States has great strength and patience, but if it is forced to defend itself or its allie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서도 곧바로 자신의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반응을 보였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22일) 트위터에 김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김 위원장을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거나 살해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 분명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면서, "그가 전례없는 시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서로 직접 비난전을 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네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언급했는데요, 초강경 대응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기자들에게 한 발언이 있었는데요. 리 외무상은,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리용호 외무상] “어떤 조치가 되겠는지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나 내 생각에는 역대급 수소탄 지상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리 외무상의 발언은 북한이 지금까지는 지하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했지만, 이번에는 수소탄을 실은 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에 장착해 태평양으로 날려보겠다는 의미여서 주목됩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태평양에서의 수소탄 실험은 미국에 대한 핵 위협을 보다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런 도발은 “미국이 결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미-북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태평양에서 수소탄 실험을 시도하고 성공할 경우, 사실상 핵과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완성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위협을 쏟아낸 데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통일부는 오늘 (22일)북한에 긴장 고조를 삼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최근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통해 또 다른 도발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더 이상 타국을 적대하고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북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서울은 오늘’ 김현진 기자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알아보죠. 미국이 어제 (21일) 북한과 무역 거래를 하는 제3국 개인과 기업,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내용의 새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오늘 (22일) “미국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한 것을 평가한다”며 “이 행정명령은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끈다는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에 대응해 행정명령 등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도 대북 독자 제재 조치 계획이 있는지요?

기자)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대통령이 확인한 바와 같이 안보리 결의 2371호와2375호 등을 충실하고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또 양국의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21일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어제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보리장관급회의가 열렸는데,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이 참석했죠?

기자) 네. 강 장관은 ‘대량살상무기 (WMD)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어제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Mr. Presiden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강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확고하고 신속히 반응했다면서, 빠르게 채택된 새 안보리 결의 외에도 많은 나라들과 기구들이 강하게 북한을 비난하고 독자적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된 도발은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정권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경제적 조치만 강화할 것이란 점을 북한 정권이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어제 회의에 참석한 안보리 이사국 외교장관들도 북한에 대해 언급했나요?

기자) 네. 이날 회의 주제는 ‘비확산’이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안보리 이사국 외교장관들과 대표들은 한결같이 북한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처참한 경제 사정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스 국무장관] “While North Korea has shunne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let its…”

북한이 끊임없이 핵무기를 추구하면서 자국민을 굶주리게 했다는 겁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은 핵무기가 정권의 생존을 보장한다고 인식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핵무기는 분명히 더 큰 고립과 불명예, 궁핍에 이르게 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사례를 통해 여러 나라들이 국제사회 비확산 규범을 지키고 강화해야 하는 이유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외상은 북한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고노 다로 일본 외상도 북한의 도발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는데요, 북한이 지금과 같은 길을 계속 걷는다면 밝은 미래는 없고, 국제사회의 고립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도 궁금한데요.

기자) 왕이 부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거듭 지지한다면서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동시에 미-한 양국도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중국 정부의 ‘쌍중단’ 중재안을 거듭 상기시켰습니다.

진행자) 한국 외교부는 이날 회의를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외교부는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통해 국제 비확산 체제 핵심 현안인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가 재확인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강력한 국제사회의 경고 메시지가 발신된 것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한국 통일부가 오늘 (22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인권 증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에서는 북한인권재단의 조기 출범과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 집행 등의 내용이 담긴 올해 북한인권 증진 집행계획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통일부가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집행 계획을 마련했나요?

기자) 아니요. 통일부는 지난해 9월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추진할 내용의 1차 북한인권 증진 기본계획을 지난 4월 수립했지만, 집행계획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북한인권 증진 집행계획을 추석을 전후로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법은 통일부 장관이 3년마다 북한인권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집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본계획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나요?

기자)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의 실질적 증진과 북한 당국의 정책노선을 인권·민생 친화적으로 전환할 것, 북한인권 증진 과정을 통한 남북 간 동질성 회복 등을 정책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현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