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 대통령과 친구" 관계회복 신호..…독일 메르켈 총리, 16년 집권 눈앞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1일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 대통령을 만나, “친구가 됐다”며 “지지율도 높다”고 칭송했습니다. 지난해 터키 쿠데타(군사반란) 진압 이후 인권탄압 등 문제로 불편해진 두 나라 관계의 회복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오는 주말 독일에서 메르켈 총리 4선이 걸린 총선이 실시되고요. 중국과 북한 때문에 일본 어업이 위축되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 대통령을 만났군요?

기자) 네. 제72차 유엔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어제(22일) 회담했습니다. 회담 직전 ‘포토타임(사전공개 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에르도안 대통령)는 나의 친구가 됐기 때문에, (오늘 만남은) 큰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 “어려운 지역을 다루면서 아주 아주 강력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고요, “솔직히 말해, 지지율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터키 대통령을 크게 칭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대화는 물론이고, 공식 연설 등에서도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많이 쓰긴 하지만, 정상회담 상대방을 “나의 친구”라면서 강한 친밀감을 표시한 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이 말을 제목으로 뽑고 있는데요. 그 동안의 불편한 관계를 털고, 터키와 긴밀한 협력을 회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 사이를 불편하게 만든 현안이 최근 몇 가지 있었죠?

기자) 네. 터키 당국이 지난해 쿠데타(군사반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시키라는 요구를 거듭했지만, 미국은 거부해왔습니다. 추방사유를 명확히 해서, 귈렌이 쿠데타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제출하라고 미국 정부가 요구했지만, 터키 측은 거듭 송환만 주장했기 때문인데요. 이 밖에 쿠데타 배후세력 색출 과정에서 현지 군인과 공무원, 언론인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는 터키 당국의 행태를 미국은 ‘인권탄압’으로 비판해왔습니다. 특히 터키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거듭 연장하고, 지난 4월 개헌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시킨 뒤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측이 ‘민주주의 퇴행’으로 규정해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터키 정부는 이에 반발해, 러시아와 중국에 가까이 가는 외교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이후 미국과 터키 간 직접적인 외교 현안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올해 들어 있었던 일인데요. 지난 5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미국 방문 당시, 워싱턴 주재 터키 대사관 앞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민 9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당시 VOA방송 터키어 서비스가 촬영한 현장 화면에는 터키 측 경비인력이 시위대를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담겼고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멀찌감치 이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당시 사건을 강하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사건 직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는데요. 한달 여 뒤 워싱턴 DC 경찰국이 폭행 관련자들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터키 측 경비관계자 15명을 포함한 19명이 정식 기소됐는데요. 이에 대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고요. 터키 주재 미국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하면서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됐습니다.

진행자) 어제(21일) 정상회담에서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지 합의한 건가요?

기자) 귈렌 송환 문제가 어제(21일) 정상회담에서 거론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이번 회담 직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터키 경비관계자 기소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설명했는데요. 이에대해 백악관 측은 “사과는 없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당시 전화로 “두 정상이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어제(21일)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1일) 유엔총회 현장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도 연이어 만났죠?

기자) 네.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한 3개국 정상 업무 오찬을 진행했고요. 그 뒤에는 아베 총리와 단독 회담을 이어갔습니다.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 협정이 우리(미국)에게는 아주 나쁘고 한국에는 매우 좋다”면서 “그것(자유무역협정·FTA)을 바로잡고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3국 정상 오찬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응징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 기업, 금융기관에 고강도 제재를 단행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제(21일) 유엔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의 연설도 계속됐죠?

기자) 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상대로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시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에 응하도록 국제사회가 강도 높고 단호하게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과거 부끄러운 역사를 고백하고 반성하는 연설로 세계 언론의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너무나 많은 (캐나다) 원주민들이 지금까지 권리를 충분히 존중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점이 매우 부끄럽다”고 트뤼도 총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총리 연설 내용은 다른 나라 정상들의 유엔총회 연설과 사뭇 다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에 나선 각국 정상들은 주로, 국제현안에 대한 자국 입장을 전파하거나, 성과를 강조하는 기회로 삼았는데요. 유엔총회에서 자기 나라의 잘못을 인정하는 연설을 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외신들이 일제히 평가했습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런 연설을 한 배경에 질문이 이어지자, 따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다른 나라에 인권을 증진하라고 압박하려면, 우리부터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제72차 유엔총회, 남은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총회 핵심 일정인 ‘일반토의’가 다음주 월요일(25일)까지 계속되는데요.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내일(23일) 연설합니다. 리 외무상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고위관계자들과도 만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지난 19일 독일 슈베린시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오는 24일 총선을 위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진행자) 오는 주말 독일에서 총선이 실시되는군요?

기자) 네. 오는 일요일(24일) 독일에서 총선이 진행되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외신들은 이미 메르켈 총리의 총선 승리를 예상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미국의 NBC방송은 ‘메르켈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여성이 됐나’라는 꼭지를 오늘(22일) 보도했고요. USA투데이 신문은 ‘메르켈이 왜 4선으로 향하는가, 독일의 경제 때문’이라는 국제면 머리 기사를 내놨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독일 정부를 이끈 메르켈 총리의 4선이 확정되면, 새로운 4년 임기를 합쳐 16년동안 집권하게 되는 건데요. 이전까지는 지난 1980년대 말부터 서독 총리로 동독과의 통일 과정을 이끌었던 헬무트 콜 전 총리가 통일 독일의 첫 총리가 되면서 이어진 16년 집권이 가장 장기간 통치였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의 4선이 유력한 상황이라면, 독일 총선에서 주목할 점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메르켈 총리를 뒷받침하는 집권세력인 ‘연립정부’가 어떻게 조합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안당)이 제1야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독일 총선을 전망하면서 “진정한 승자는 메르켈이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독일 정치권에서 야당을 대표하는 지위를 얻게 될 극우 ‘대안당’이 진정한 승자라는 겁니다.

진행자) 극우 정당이 독일 야권을 대표하게 되는 것,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독일 시민들은 과거 ‘나치’로 대표되는 극우정치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학살을 비롯한 악행을 저지른 역사 때문에 극우파 활동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극우정당의 원내 진출은 번번이 좌절됐는데요. 지난 2013년 극우 정치인들이 새롭게 모여 창당한 ‘대안당’은 난민과 이슬람교 포용에 강하게 반대하는 정책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그런 공약을 대거 들고 왔는데요. 오는 일요일(24일) 총선에서 ‘대안당’은 전체 의석 703석 중 최대 89석을 차지할 것으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전망됐습니다.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원내에 진입하는 것은 2차대전 당시 나치당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극우 정당이 2차대전 이후 처음 원내에 진출하는데, 어떻게 제1야당까지 될 수 있다는 거죠?

기자) 원내 1,2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최대 89석으로 전망되는 ‘대안당’ 의석 수는 중도우파인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이은 원내 제3당 위치입니다. 그런데,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이 선거기간 동안의 갈등을 접고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원내 1, 2당이 연정을 만들어 집권 정파가 되면, 3당인 극우 ‘대안당’이 제1야당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독일 정치권에서 제1야당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기자) 독일의 제1야당은 국회 부의장과 예산위원장 직을 가져갈 권리를 갖습니다. 특히 독일은 의원내각제 국가이기 때문에, 입법부와 행정부가 의회 중심으로 돌아가는데요. 이번 총선 이후, 독일 정부의 돈 씀씀이를 관리·감독하는 요직을 극우 정치세력이 차지할 수도 있는 겁니다.

지난 1월 일본 도쿄의 쓰키지 어시장에서 한 구매자가 경매에 부쳐질 냉동 참치를 살펴보고 있다.

진행자) 섬나라인 일본은 전통적인 어업국가로 생선을 많이 먹기로 유명한 나라인데요. 하지만 최근 일본의 어업이 도전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일본은 1987년까지는 16년 연속 세계 최대 어획량을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의 어업국가로 부동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어획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연간 1천200만t에 달한 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계속 하락세를 보여오다 지금은 400만t까지 하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가정과 식당 등에 공급하는 것 조차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반면 전 세계 생선 소비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죠?

기자) 맞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패류의 섭취는 지난 50년간 거의 2배로 늘었습니다. 생선이 몸에 좋다는 건강 상의 이유 때문인데요.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신흥개발도상국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나라는 중국인데요. 인구 1억3천800만 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어패류 섭취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어업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선박들이 조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종종 일본, 한국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꽁치 어획량도 기록적으로 줄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10만9천t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2014년의 절반이고요. 2008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꽁치의 크기도 과거에 비하면 작아졌는데요. 전에는 보통 150~180g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평균 120g으로 정어리보다 작은 편입니다. 이렇게 어획량이 줄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고 있는 것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반면, 중국이나 타이완은 모두 기록적인 꽁치 어획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인들이 꽁치를 먹기 시작한 게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중국인들이 꽁치를 많이 잡고 있군요.

기자) 네, 대부분은 수출용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꽁치나 고등어를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러시아로 수출해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1년 일본 동북부에서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지자, 러시아 정부가 일본으로부터의 꽁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빈 자리를 중국과 타이완이 채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선박들은 3~4년 전부터 일본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밖에서 조업활동을 해왔는데요. 일본의 가다랑어나 오징어잡이 어민들의 형편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외국 어민들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일본 내에서는 북한 선박들의 불법 조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례로 지난 7월에는 일본해(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선박들이 일본 어민들에게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이곳은 새우와 오징어가 풍부하기로 유명한 어장입니다. 특히 북한 선박들은 아주 작은 불빛만 켠 채 오징어잡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돌의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지 일본 주민들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위험하게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북한 선박들을 단속해 줄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