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전략무기 대거 공개...외교부 "NLL 준수차원 B-1B 작전 불참"

28일 한국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탄도미사일 현무-2(왼쪽부터), 순항미사일 현무-3,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가 도열해 있다.

한국 내 한반도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는 '서울은 오늘' 입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 행사 연설에서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강력한 군대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통해 북한이 두려워하는 군대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오늘(28일) 행사에서 3축 체계의 핵심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습니다. 한국군은 북방한계선(NLL) 준수 차원에서 최근 미 전략폭격기의 북한 공해상 비행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외교부가 해명했습니다. 북 핵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경제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국군의 날 행사를 오늘(28일) 열었군요.

기자) 네, 국군의 날은 원래 10월1일인데요, 올해는 다음주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고려해 오늘(28일) 경기도 평택의 2함대 사령부에서 건군 69주년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녹취: 국군의 날 행사] "대통령께 대하여 받들어 총! 충성! (군악소리)

한국군은 오늘 행사에서 현무 계열의 최신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군대’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무모한 도발에는 강력한 응징으로 맞설 것입니다. 강한 안보 없이는 평화를 지킬 수도, 평화를 만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위기 상황에서 군 행사가 열려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문 대통령은 어떤 군사적 대응을 강조했나요?

기자)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군의 독자적 능력 확보를 상당히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구축, 전시작전권의 조기 환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강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우리 군 독자적 능력의 핵심전력인 만큼 조기 구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중략) 독자적 방위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궁극적으로 우리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3축 체계를 대통령이 강조했는데, 어떤 것을 말합니까?

기자)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국의 3대 축을 말합니다. 북한 정권의 도발이나 공격 징후가 확인됐을 때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 지휘부를 철저하게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합니다. 이날 기념식에는 3축 체계 관련 무기들이 대거 공개됐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8일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미국과의 연합방위능력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력이 실효적으로 발휘되어야 북한의 핵 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며 연합방위능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을 발전시키고 엄중한 안보 위기 속에 한미연합 방위전력태세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이고 큰 역할을 해준 데 대한 공로 치하”, 그리고 주한미군의 헌신과 노고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훈장을 수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주한미군 웹사이트를 통해 훈장은 “한-미 동맹에 대한 대통령의 지지의 표출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군의 날이면 군인들이 주인공인데, 대통령이 군인들에게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장병의 인권 보장과 복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장병) 여러분 스스로 아주 귀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국방의 의무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고 성장해서 가족의 품, 사회로 돌아가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나와 정부는 여러분이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돕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복무기간 단축과 사병 봉급 인상, 군에서도 자기계발을 지속하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병 봉급을 강조했는데, 현재 한국군 사병들의 봉급은 얼마인가요?

기자) 병장 기준 월급이 현재 21만 6천원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40만 5천 669원으로 오릅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한 달에 350 달러를 받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내년에는 장병의 월급을 30%, 2020년에는 40%, 2022년에는 50%를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군 복무기간은 현재 육군의 경우 21개월인데, 문 대통령은 앞서 기간을 18개월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복무기간이 10년에 달하는 북한 사병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오늘(28일) 기념행사에서 한국군의 핵심 전략무기가 대거 공개됐다고 했는데, 어떤 무기들이 선을 보였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3축 체계의 핵심 자산들이 대거 공개됐습니다.

[녹취: 사열식 중 무기 소개하는 아나운서] “3백 개의 자탄을 탑재해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입니다. 1천 킬로미터 떨어진 창문을 정확히 타격할 만큼 정확도가 높은 순항미사일 현무-3입니다….”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입니다. 현무2A는 사거리가 300km, 현무-B는 500km, 현무-2C는 800km인데, 이번에 2C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미사일들은 선제타격과 대량응징보복의 핵심 무기체계입니다. 이밖에 패트리엇(PAC-2)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등이 공개됐습니다. 또 공군의 F-15 전투기와 해군의 주력 함정들과 해상초계기도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군이 유사시 북한에 침투해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시범도 있었다고요?

기자) 한국군 특전요원 140명이 먼저 낙하산을 타고 집단강하를 했습니다. 이어 미군이 참여한 미-한 특전요원 38명이 2천m 상공에서 강하를 하며 연합능력을 과시했습니다.

미 공군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지난 23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진행자)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은요?

기자) 한국 외교부가 오늘(28일) 정부 고위 관계자의 최근 미 전략폭격기 관련 발언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고위 관계자는 앞서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미 B-1B 전략폭격기들이 지난 주말 북한 동해 국제공역에서 비행한 무력 과시에 한국군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어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한국에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방한계선(NLL) 준수 차원에서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노규덕 대변인] “해당 관계자는 NLL 이북의 공해상 작전과 관련하여 NLL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한국군이 참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군 전략폭격기의 무력 과시에 대해 한국과 사전 협의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데 대해 미 국무부가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며 논평 요청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한국 외교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하지만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인도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지원 계획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제재를 훼손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앞서 밝힌 대로 지원 시기와 규모는 남북관계 등 전반적 여건을 고려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대북 공조에 있어 “수시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제 안보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군요.

기자) 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오늘(28일) 발표한 ‘북한경제 리뷰' 9월호에서 그런 우려를 밝힌 전문가들의 논문을 전했습니다.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과거에는 북한 정권만이 불확실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유례없이 강력해지면서 불확실성 변수가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북 핵 위기가 안보 위기를 넘어 경제 위기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연구원의 김영일 연구위원도 북한의 도발이 과거 일시적 긴장과 수습-완화를 반복했다면 지금은 위협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도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도발 위협 수준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경제에 미칠 위험도 커졌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북한의 위협은 한국 금융시장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었는데, 이제 이런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졌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학습효과만 믿고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이유로 안보 위협에 따른 경제 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북한 위기가 고조됐지만 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은 오늘’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