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이란 핵협정 불인증, 북 핵 해결에 악영향"

벤 카딘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불인증 한 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의 신뢰도에 타격을 줘 북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란 핵협정 불인증이 북 핵 문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우려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이란 핵협정 JCPOA를 불인증하고, 의회가 파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공을 넘겼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동맹들과 균열을 만들어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미국과 동맹들이 북 핵 문제에 직면하고 있을 때, 대통령은 미국을 동맹들로부터 더욱 고립시키는 새로운 위기를 만들었다”며 “한반도에서 외교적 노력을 전개할 능력을 축소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이날 행동과 말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신뢰도와 평판을 손상시켰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이란 핵협정을 파기한다면 미국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세계 주요 국가들과 함께 힘들게 맺은 합의를 되돌리는 전례가 있다면, 김정은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절대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피 의원은 이란 핵합의가 실패한다면 “중동과 한반도 모두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의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지키지 못하면, 미국의 동맹들과 북한 정권은 미국이 약속을 지킬 지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되고 따라서 북한 문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북한 위기에서 외교적 해법을 도출할 가능성을 크게 줄이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신뢰도와 지도력을 위험한 수준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는 적국과 동맹 모두 미국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약속을 어기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신뢰도가 더욱 손상돼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더욱 어려워 진다”고 지적했고,같은 당의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미국을 북한과의 핵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핵합의를 폐기하고 이란이 핵 개발을 재개하도록 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민주당의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미국의 지도력이 필수적인데, 이란 핵합의를 훼손하는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크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 핵 문제와의 연계성을 거론하지 않은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밥 코커 상원위원장과 탐 코튼 상원의원은 이란 핵협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행정부와 공화당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핵개발 제한 조치를 위반할 경우 미국의 제재 조치들을 되살리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감시 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이란 핵협정의 결점을 수정하기 위해 대통령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