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공산당 당헌에 명기...틸러슨 미 국무, 아프간 전격 방문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주석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시진핑 사상’을 당헌에 삽입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내일(25일) 1중전회에서 상무위원 5명을 새로 발표하는데요, 관영 신화통신이 유력 후보들을 공개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을 예고 없이 방문했고요, 이어서 중국이 급속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전 세계 인재들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마무리됐군요?

기자) 네. 5년마다 여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오늘(24일) 폐막했습니다. 중국 각지에서 온 지역·직능 대표 2천280명, 그리고 초청인사 등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여서 지난주 수요일(18일)부터 일주일 동안 회의를 했는데요. 국가 주석인 시진핑 당 총서기의 집권 2기, 앞으로 5년 밑그림을 그리는 행사로 중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오늘(24일) 폐막식에서 중요한 결정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오늘(24일) 폐막 선언에 앞서 공산당 헌법인 ‘당헌’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당헌을 중국에서는 당장이라고 하는데요. “시진핑 새 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의 행동지침으로 확립한다”는 문구가 새로 들어갔습니다. ‘행동지침’은 당의 지도이념을 뜻하죠. 지도이념에 새롭게 추가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란 그 동안 시 주석이 강조해온 ‘치국이정(治國理政)’ 이론을 다시 풀이한 말입니다.

진행자) ‘당장’을 그렇게 고친 게 왜 중요한가요?

기자)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기존 당장의 지도이념에 사람 이름을 명기한 경우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외에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밖에 없는데요. 시 주석에 앞서 중국을 이끌었던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각각 내세웠던 ‘3개대표론’과 ‘과학적 발전관’은 주창자 이름 없이 당장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급의 대우를 받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주역으로 나라의 기틀을 세웠던 마오쩌둥, 개혁·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도약을 이끌었던 덩샤오핑과 시 주석이 같은 반열에 오른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평가하는데요. 특히 시 주석이 덩샤오핑 조차도 제치고 마오쩌둥 급이 됐다고 풀이하는 매체도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념 학습 과정에서, 중요한 순서에 따라 ‘주의’, ‘사상’, ‘이론’, ‘관’, 그리고 ‘론’이라는 말을 뒤에 붙이는데요. ‘덩샤오핑 이론’에 비해 ‘시진핑 사상’이라고 한 단계 높이 표현한 게 근거입니다.

진행자) 어쨌거나,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의 위상이 더 높아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직에 있으면서 역사적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시 주석으로 권력이 더욱 집중되는 건데요. 앞으로 5년 동안 ‘시진핑 1인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미국과 서방 언론은 전망하는 중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당 대회를 전망하면서 ‘시황제의 대관식’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1인체제’나 ‘황제’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당장 개정의 의미가 큰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에 이름을 넣은 시 주석 아직 현직에 있고, 후반기 임기가 남아있다는 게 핵심인데요. ‘덩샤오핑 이론’이 당장에 들어간 건 1997년 덩 샤오핑이 숨진 뒤의 일이었고요, 주창자 이름이 빠지고 들어간 ‘3개대표론’이나 ‘과학적 발전관’ 조차도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각각 은퇴하면서 지도이념에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은 최고지도자로서 국내에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하고, 국제사회에서도 더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각국 언론은 전망하는데요.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출범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49년까지 중국을 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지난주 당 대회 개막 업무보고에서 밝혔습니다. 오늘(24일) 폐막 연설에서도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은 근대 이후 중화민족의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시 주석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장에 추가된 ‘시진핑 사상’의 내용은 뭔가요?

기자) 개정된 당장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전체 구도는 ‘5위 일체’, 전략은 ‘4개 전면’이라고 적었습니다. 5위일체는 경제건설, 정치건설, 문화건설, 사회건설, 생태 문명 건설, 이렇게 다섯 개를 하나로 묶어 조화시키는 걸 말하고요. 4개전면은 ‘전면’적인 샤오캉사회 건설, ‘전면’적인 개혁 심화, ‘전면’적인 의법치국, 즉 법에 의한 통치, 마지막으로 ‘전면’적인 종엄치당, 다시 말해 엄격한 공산당 통치를 가리킵니다.

진행자) 당장 개정 외에, 이번 당 대회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게 최고지도부를 뽑는 일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25명 등 최고지도부는 내일(25일) 이어질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인데요.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제외한 5명은 교체가 확정된 것으로 관영 신화통신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사람들이 새로 상무위원이 될까요?

기자) 신화통신이 이번 당 대회 과정을 종합해서 밝힌 유력 후보 5명은, 왕양 국무원 부총리와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그리고 한정 상하이시 서기인데요. 자오 부장, 리 주임, 왕 주임은 모두 시진핑계여서, 상무위원회도 시 주석 측근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자오 부장이 주목할 인물인데요. 이번에 연령제한 불문율을 깨고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돌았던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의 직책을 물려받을 게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3일 아프가니스탄을 예고 없이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카불에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23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 등 고위 당국자들과 만났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이날 아프간 일정은 중동과 남아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순방 중 예고 없이 이뤄졌는데요, 통상적으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지를 방문할 때는 사전에 비밀로 했다가 일정이 끝난 뒤 발표합니다. 테러 공격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겁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과 아프간 고위 당국자들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방문은 바그람 미군기지 내 벙커에서 2시간 남짓 진행됐는데요. 틸러슨 장관은 이후 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볼 때 현재 더 활기찬 주민들과 활기찬 정부, 교육체계”가 있고 경제 규모도 더 커졌다고 틸러슨 장관은 평가했는데요.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사회를 번영시키는 기반을 더 강하게 만들 기회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더 보내기로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탈레반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면서 추가 파병을 선언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 정책을 공세적인 방향으로 공식 전환한겁니다. 지금 현지에 있는 미군 수는 1만1천여 명인데요, 추가 파병 규모는 3천여 명 수준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어제(23일) 평화가 회복될 때까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이웃나라 파키스탄을 비판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틸러슨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방문에 앞서, “수많은 테러조직들이 파키스탄 내부에서 은신처를 찾고 있는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파키스탄 당국에 촉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월 연설에서, 아프간의 탈레반 극렬세력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이웃나라 파키스탄에 강경한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파키스탄 군이 탈레반에 잡혀있던 미국-캐나다인 부부와 자녀들을 구출해내면서, 미국의 대 파키스탄 강경책은 유보 상태인 것으로 CNN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이어서 이라크로 갔다고요?

기자) 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방문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어제(23일) 짧은 아프가니스탄 일정에 이어 이라크로 향했습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와 만나,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안 등을 논의했는데요. 오늘(24일)은 파키스탄에 도착했고요, 앞으로 순방일정은 인도와 스위스로 이어집니다.

지난달 19일 중국 베이징 비지니스 중심가에서 회사원들이 공사현장 앞을 지나고 있다.

진행자) 중국이 경제 성장에 힘입어 전세계 인재들의 허브(hub),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이 전 세계 인재들에게 전례 없이 매력적인 나라가 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포브스는 최근 '국제 인재 동향과 부의 관리 2018'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오는 2022년까지 중국이 국제 인재들의 이동이 가장 활발한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인재들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그때까지 중국은 세계에서 유학생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나라가 될 뿐만 아니라, 국제 인재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될 거라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해외로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는 인도인데요. 하지만 인도는 세계적인 인재들을 끌어모으기에 그렇게 매력적인 나라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현재까지는 그 어느 나라도 해외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동시에 외국의 인재들을 많이 유치하는 나라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앞으로 5년 뒤면 유학생도 가장 많이 내보내고 동시에 국제 인재들이 선호하는 주요 목적지가 될 거라는 전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네스 재럿 미 상공회의소 상하이 사무소 소장은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중국을 찾는 미국인 근로자의 수도 늘고 있고, 귀국하는 중국인 학생들도 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국한 중국 유학생은 43만2천여 명으로, 유학생의 80%가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특히 정부의 후원을 받은 유학생들은 98%가 귀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이 뭘까요?

기자) 네, 중국이 경제 규모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귀국을 선택한 중국 유학생의 비율은 약 14%에서 85%로 무려 6배나 뛰었는데요. 이 기간 중국은 국내 총생산(GDP)이 8배 성장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의 경제 상황이 이들의 결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경제가 활발히 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 취업의 기회도 많아지고 생활 형편이 나아졌다는 겁니다. 반면, 서방국가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이민 정책을 강화하면서 취업 문호가 좁아진 점 등이 이들이 중국행을 결심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국제 전문가 유치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래 지난해까지 약 6천 명의 전문직 인력이 중국에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내 국제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들이 이민강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세계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보다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 세계 수준의 인재들을 유치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