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보다 더 많은 금액을 2018년 회계연도 국방예산에 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군 전투기와 군함을 비롯한 무기를 현대화하고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을 대비할 요격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영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하원협의회가 2018년 회계연도에 7천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 집행을 골자로 하는 국방수권법안(NDAA)에 8일 합의했습니다.
전년도 6천190억 달러와 비교해 13.1% 늘어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6천30억 달러보다 훨씬 많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2018년 회계연도 국방예산에 북한 위협 등에 맞선 긴급 미사일 파괴와 방어 강화 지원을 위한 추가 예산 40억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상하원협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보다 많은 59억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이번 법안엔 미군 병력을 1만6천 명 이상 증강하고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 전투기 90대, 군함 14척을 신규 건조하는 내용 등 국방력을 강화하고 현대화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123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에 배정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와 해상을 기반으로 하는 'SM-3 블록 2A' 요격 미사일 역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사이버 공격 대응과 국방 관련 연구 개발에 초점을 두는 방안들도 추가됐습니다.
국방수권법안은 해당 연도 국방예산뿐만 아니라 미국의 안보 관련 사안을 총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9일 공개된 2018 회계연도 법안에는 전년도와 비교해 한국과 북한 관련 내용이 크게 증가한 게 특징입니다.
약 2천400쪽에 달하는 올해 수권법안에는 ‘코리아’라는 단어가 약 150번 등장해 전년도 약 40번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또 한반도 문제가 별도 세부 목차 항목에 오른 횟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전년도 법안엔 미-한-일 3국간의 공조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이 세부 목차로 분류된 반면 올해는 더욱 세분화된 한반도 관련 주제가 실렸습니다.
법안은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 북한 ICMB에 따른 하와이 방어, 이란과 북한의 핵-미사일 협력 문제 등을 다뤘습니다.
특히 미 국방부에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로부터 하와이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이 미국 국익에 필수적이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체계가 현재 미국 국익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북한이나 다른 침략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국방부가 새 핵태세검토 보고서에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 지원 의지를 재확인시킬 방안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수권법안은 또 국방부장관이 북한과 중국의 정보전과 선전 활동에 대응할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한편 이날 합의된 수권법안이 발효되기 위해선 의회의 최종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VOA 뉴스 김영남 입니다